저희 시엄니 너무 좋은 분이십니다. 현명하시고, 정도 많으셔서 친척들 간에 인기~ 정말 좋으십니다.. 근데.. 그것이 며느리인 저로서는 마냥 좋지만은 않네요..
얼마전에 어머님께서 올라오시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시어머님의 아버님, 제사때문에요.. 시외삼촌 댁에서 제사가 있는데, 외삼촌댁이 제가 사는 아파트랑 같은 단지에요. 가까운 곳에 계시니 제사 때 가서 얼굴이라도 내비춰야겠다 생각은 하고 있었어요..
당일 아침.. 어머님 오실 시간에 맞춰 차를 가지고 마중을 나갔습니다. 차가 무지도 막히더군요.. 지금 임신 7개월의 몸이라 오래 운전하고 하면, 허리도 아프고 컨디션 안좋습니다. 그래도 어머님이 무거운 짐 들고 오실 거 생각하니 안나갈 수 없어서 나오지 말라 하시는 걸 끝내 나갔습니다. 어찌어찌하다보니 가까이 있는 저희 친정집에도 예정에 없이 어머님이랑 방문하게 되고.. 암튼.. 조금은 지쳐있는 상태에서 집으로 왔습니다. 시간은 7시쯤.. 쉴 틈 없이 외삼촌댁으로 갔어요..
반갑게 인사하며 들어가는데.. 분위기가 왠지.. 싸~ 합니다.. 대충 인사하는 것 같다는 느낌..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이었습니다만.. 제가 느끼는 분위기는.. 일찍 안도와서 서운하다는 느낌..
음식을 많이 하셨더라고요.. 올 사람이 없어 차리는 거 없을거라시던 시엄니 말씀과는 다르게.. 고생 많으셨더군요.. 외삼촌이 외아들이어서 그걸 외숙모 혼자서 다 하셨나봐요.. 집에 아들도 있고, 딸도 있는데.. 다들 일이 있는지 그 시간까지 집에 오지도 않았더라고요.. 허리도 아프시다고 하시던데.. 그냥 한눈에 보기에도 피곤에 절어계시는 모습이라니.. 그런 제사가 그집은 많은 것같더라고요.. 왠만하면 한번에 몰아서 할만도 하겠던데.. 혼자 그걸 다 해내시니, 짜증도 날만 하시겠다.. 생각 들더라고요..
집에 들어서서 인사하자마자 부엌으로 들어갔습니다. 제가 뭘 할 줄 알겟습니까마는.. 그래도 좀 도왔습니다.. 상 차리고, 제사 준비하고.. 제 몸도 슬슬.. 지치더군요.. 임신하고나서 저혈압이 문제가 되는건지.. 쉽게 피로하고, 제때 쉬어주지 않으면 정신까지 흐려져요.. 힘이 들어 앉아 쉬고 있으니까 외숙모한테 좀 눈치 보이대요.. 일 열심히 할 땐 웃으며 대꾸해 주시더니.. 앉아 있으니.. 표정도 뚱하시고.. 힘 드냐.. 한번 묻지도 않으시고.. 어째.. 시엄니는 걱정스런 눈치신데.. 외숙모는 제가 일하는 게 당연하신 모양입니다..
그런 기분 느끼기 시작하니 저도 좀 서운하더라고요.. 제가 와서 일을 할 자리가 아닌데.. 제 몫의 제사는 따로 있어요.. 제가 챙기고 맡아할 분량은 따로 있고, 전 그 집의 며느리가 아닌데.. 어찌 제게 그렇게까지 바라시나 싶어서.. 거리가 가까우니 왔지.. 전 생각도 못했던 일이거든요.. 시엄니의 외가쪽 제사까지 찾아다닐거라고는요.. 근데.. 저희 시엄니 말씀이.. 이번에 바빠서 못 올라오실 뻔해서 저 혼자 보내려하셨다고 하네요.. 신랑도 회사일때문에 집에 못오는 상황에서 저 혼자 가면 어색할까봐 그랬다고하니.. 외숙모님 말씀.. "뭐가 어색해요~ 다 그런거지.." 아니.. 전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좀 감이 안잡힙니다.. 당연히 와서 도와야한다는 이 분위기..
저.. 제사 싫어라합니다.. 친정 엄니 제사.. 하루 전에 병 나는 분이십니다.. 말만 들어도 몸이 쑤시다 할만큼 제사에 치어 사셨던 분이고.. 어렸을 적부터 그거 보고 자라서 저도 제사.. 싫어요.. 얼마 전, 친정 제사 있어서 저.. 가서 도왔습니다. 엄마 혼자 일할 생각하니.. 맘 아파서 무거운 몸 이끌고 가서 도왔어요.. 물론 할 줄 아는거 하나 없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드는 생각은.. 전 제 몫의 제사가 충분히 있습니다. 게다가 친정 제사도 앞으로도 쭉 도울 생각이고요.. 그건 제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도무지.. 시외삼촌 댁의 제사까지 제가 신경을 써야한다는 것이 받아들여지지가 않습니다.. 담달에 그 댁에 제사가 또 있다고 합니다.. 저.. 잠이 안옵니다.. 대하기 편해서 정말 맘으로 돕고싶은 외숙모도 아니시고.. 그 집 자식들도 돕지 않는 제사를 어찌 제게 도우라 하시는건지.. 담번에도 가라하시면 그 땐 잘 말씀드려 볼라고 하는데..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네요.. 시어머니 입장에선 서운하실 것 같아요.. 친가쪽 일이 아니니 제 일이 아닙니다.. 이리 말씀드리는 건.. 하지만.. 하면서도.. 이건 아닌데 싶으니.. 계속 그렇게 한다면.. 제가 오히려 더 서운할 것 같네요.. 적정한 선이 있어야지.. 그 많은 친척들 뒷수발을 어찌 다 들겠습니까.. 전 그렇게 보고 자라지도 않았고.. 제 체력이 따라 주지도 않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