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으...내... 내가 살아있다니... 쿨럭 "
젊은 양복쟁이는 몸 구석구석이 상처가 나있었다.
양복은 수건마냥 다 찢어져있었다.
" 당신, 무슨일이 있었던 겁니까? "
부대장님이 그에게 물었다.
"러시아에서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순간적으로 비행기가 강한 바람에 휩쓸리는 바람에 저는 바로 낙하산을 매고 뛰어내렸죠. 그런데 이렇게 살아있다니... "
양복쟁이 아저씨는 몸 구석구석이 따가운 듯 인상을 찌푸리며 일어나, 좌석에 앉았다.
"... 크으... 그런데 지금 여기는 어디입니까?"
"청주공항 대피소로 가는 중입니다."
"... 청주라고요? ... 아, 그렇군요... 청주... 응?"
그는 씁쓸한 표정을 짓더니 뭔가 생각 난듯이 빠르게 고개를 들었다.
"하이퍼플레어... 그게 불어닥쳤을 텐데 어떻게 당신들은 살아있는거죠?"
"우리는 시간이 다 되자, 죽기살기로 간단히 방음벽 뒤로 몸을 던졌어요. 어짜피 그러든 안그러든 죽는 것은 똑같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리고나서는 붉은 폭풍이 온 도시를 훑고 지나갔죠. 그 후로 사람들이 괴물이 되었어요. 음,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바람에 접촉하지 않아서인지 우리는 멀쩡하더군요."
"... 그렇군요. 그 바람을 맞은 사람들은 괴물이 되었다고요?"
"네, 좀비가 되었죠."
"... 아... 끔찍하군요"
양복쟁이는 약간 겁 먹은 표정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두손은 곱상히 무릅 위에 모아져있었다.
" ... 아 제 이름은 박준영이라고 합니다. 한상준님의 비서죠."
" 엇? 한상준이라고...?"
부대장님과 몇몇 군인들이 놀란 기색을 보였다.
"네, 상준이의 친구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러시아에 가있죠... 상준이는"
나는 당연히 한 상준이라는 사람이 우리나라의 갑부에 속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물어보고 싶은 한가지 사실이있다.
"전세계의 부자분들이 다 러시아로 향했다던데... 혹시 러시아 지하벙커설이..."
"네, 사실입니다."
그는 내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강하게 대답했다.
"그 놈은 저랑 같이 벙커로 피신하자 했어요. 저는 충주에 있는 저희 가족을 놔두고 저 혼자 갈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비행기를 타고 충주를 향해 가고 있는 중이었죠. 그때 플레어 현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역시... 벙커설이 사실이었군요..."
나는 누나와 컴퓨터를 하면서 얘기를 나누던 전 상황을 떠올리면서 약간 씁쓸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지금 시간은 오후 6시 50분... 약 한시간 이십분 전의 상황이었다.
일이 그 짧은 순간만에 이렇게 변해버릴 줄이야...
트럭은 다시 고속도로 위에 올랐다.
그리고 한참을 달리다가는 다시 멈춰섰다.
나는 이제 트럭이 멈춰설때마다 불안한 마음을 감출수가 없었다.
다시 찾아온 불안한 마음에 권총을 움켜잡는다.
군인 아저씨들도 트럭이 왜 섰는지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트럭에서 내린다.
"부대장님! 저쪽에 다른 부대 트럭이 보입니다!"
"뭐야?"
부대장은 총을 챙겨들고는 다급하게 뛰어내린다.
그러자 정말 무언가를 발견한듯 우리의 시선에서 사라졌다.
나와 양복쟁이는 호기심이 많은 게 좀 닮은 점인 듯, 트럭밖으로 고개를 내민다.
그리고 눈 앞에 나타난 것은
도로 구석의 전복 되어있는 군용 트럭.
그 밖으로는 군인 몇명이 쓰러져있었다.
군인 아저씨들은 그들을 향해 조심스레 다가갔다.
반면 부대장은 성큼성큼 그들에게 다가섰다. 그리고는 배를 깔고 엎어져있는 한 군인의 맥을 짚었다.
"죽었군. 온도가 약간 식지 않은 걸로 봐서는 죽은지 얼마 안됬어."
부대장은 군화신은 발로 그 시체를 뒤집는다.
그러자, 배에 나있는 끔찍한 구멍을 볼 수 있었다.
"... 그렇군!.. 놈들은 우리가 온것을 알고는..."
부대장은 후퇴하라는 명령을 손으로 표현한다.
그러자, 군인들이 주위를 살피며 살금살금 뒤쪽으로 물러난다.
그 찰나, 그 군용트럭이 전복되어있는 길, 위쪽에서 놈들이 나타난다.
놈들은 위쪽 고속도로에 대기하고 있다가는 우리가 왔다는 것을 느끼고
가드레일을 넘어 바로 지금, 군인 아저씨들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그 상황속에서도 부대장님은 무언가 발견했다는 듯이, 총을 쏘며 앞쪽으로 다가간다.
총을 맞은 좀비들은 앞으로 쓰러져 구르며 아래로 떨어져내렸다.
나는 양복쟁이와 민규에게 다시 총을 쥐어준다. 그리고는 아저씨에게도 총을 주었다.
"아저씨 우리는 군인아저씨들을 도우러 갈거에요.
무슨일이 있으면 다시 저희를 불러주세요."
라며, 아까 아파트단지 때보다 더 많은 수로 몰려드는 놈들을 향해 총을 쏘고 있는 군인아저씨들의 행렬에 참여했다.
군인 아저씨는 이제 7명정도도 안됬지만, 반면에 저 위에서 불어나듯이 달려오는 놈들은 눈에 보이는 것만해도 서른명이 넘었다.
그 뒤에는 몇십마리가 더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준영이 아저씨는 군인아저씨들 옆에서 사격을 도왔고,
나와 민규는 앞쪽에서 무언가를 엎고 있는 부대장님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부대장 등에 엎여있는 피로 뒤범벅이 된 남자를 볼 수 있었다.
"생존자다. 엄호사격을 부탁한다 얘들아."
"알겠어요. 빨리 갑시다."
군인아저씨들은 이미 엄청난 물량으로 달려오는 그들에 의해 뒤로 한참 물러나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물러서고 있었다.
나와 민규, 부대장님은 서둘러 트럭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트럭쪽에서 총성이 계속해서 틀리고 있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고 있지 못했다.
"... 트럭쪽에서 총성이 들리고 있어요...!"
"...?!"
민규는 재빠르게 트럭쪽으로 달려갔다.
나도 그의 뒤를 따라 달려간다.
고속도로 겉에 세워두웠던 트럭의 옆, 아래 쪽의 고속도로에 대기하고 있던 좀비들이 경사진 길을 올라와 트럭에 침입한 것이다. 트럭 안에 먼저 침입한 좀비 네 다섯마리는 눈에 닥치는 대로 잡아 찢고 물어 뜯었다.
지혜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민규는 트럭 앞에 서서 잠시동안 망설였으나, 바로 트럭 안에 총격을 가하면서 돌격했다. 난 그런 민규의 용맹스러움에 조금 감탄했다.
"민규야!"
민규를 따라 트럭안으로 들어가려 했던 나는, 아래쪽 고속도로에서 열댓명의 좀비가 더 올라오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손에 쥐고 있던 권총으로 그들을 향해 사격을 가했다.
고속도로에는 그렇게 끝 없이, 수많은 비명소리와 총성이 울려퍼졌다.
잠시 후에는 트럭 안쪽에서 누군가가 비명을 지르며 뛰어나왔다.
어린 여자아이,바로 지혜였다.
지혜는 다시 한번 크게 울음을 터뜨리며 내 다리를 붙잡곤 엉엉 울었다.
왠지 모를 불안감에 트럭 안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피가 여기저기 범벅이 된 트럭 안쪽에서는 살아남은 한 놈이 민규의 멱살을 잡고
민규를 들어올린채 목살을 쥐어뜯고 있었다.
안에있는 가족들은 모두 죽은 것같았다.
나는 고속도로 아래쪽에서 올라오고 있는 놈들을 세마리 정도 더 사격한 후에
트럭 안쪽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섰다.
그리고는 권총을 서서히 들어올렸다.
민규는 눈을 뒤집은 채로, 입에는 거품을 물은채로 목살을 뜯기고 있었고.
놈은 신이난다는듯 민규의 핏줄을 쭉 잡아 뜯어가며 헛구역질 나올정도로
끔찍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이런 XX새끼!"
나는 가차없이 방아쇠를 당긴다.
처음에 쏜 총알은 빗나가서 숨소리조차 없이 옆으로 기대 누워있는
아줌마를 맞췄다.
놈은 내 존재를 알아차린 듯 민규를 손에서 놓고 나를 향해 돌아섰다.
다시 한번 위기감에 소름이 쫙 돋았다.
놈은 나에게 몸을 던진다.
나는 무엇을 해야할지 알고 있었지만, 어찌됀 영문인지
권총을 쥐고 있는 손이 말을 듣질 않았다.
나는 식은 땀이 흐르는 눈을 질끈 감았다.
이글은 픽션이므로 실제 공간과 인물에 대해 아무 관련도 없습니다.
부족한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가네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