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행정수도 이전, 어디쯤 가고 있는가?
이 글을 쓰는 나는 대전이란 곳에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
그리고 허락이 되는 일이라면 나는 평생 이곳 대전을 주거지로 해서 살다가 이 땅에서의 삶을 하직하고 싶은 사람이다. 대전 구도심을 남북으로 지르고 지나가는 대전천은 내가 기억 하는 한 딱 한번 범람했었다. 멍청한 것들이 도심 한복판을 흐르는 대전천 일부분에 덮개공사를 하고, 대형 쇼핑몰을 2개 세우고 난 다음의 일이었다. 덮개공사를 하면서 물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지지하는 교각을 마구잡이로 세웠다던가 하는 것이 원인이라는 풍문이 돌았었다. 그 후로 얼마나 잘 고쳤는지는 모르겠는데, 아직까지 대전천이 넘쳐서 대전이 물에 잠기는 일은 없었다.
다른 나라 이곳저곳을 꽤나 많이 여행을 다녔다. 미국이 있는 대륙은 아직 안가보았다. 아마 평생 안갈지도 모른다. 비자를 얻기 위해서 줄을 서야 하는 나라에 내가 내 돈 쓰러 가고 싶은 마음은 없으니까. 같은 이유로 비자를 요구하는 일본도 안가보았다. 비자를 요구하지 않는 나라들, 유럽의 나라들은 거의 대부분 구석구석 돌아다녀 보았다. 기차여행도 해보았고, 차를 빌려서 다니는 여행도 해보았다. 달력에 등장하는 풍경들은 다 가보았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여행을 해보았고, 그래서 내린 결론 가운데 하나가 ‘대전이란 곳이 정말 살기 좋은 곳이구나’ 이런 것이다.
만만치 않은 산이면서도 물이 풍성한 계룡산이 가깝고, 가물어도 수도물이 안나올 걱정을 안해도 되는 대청댐이 있는 금강이 있고, 엑스포와 월드컵 16강전을 치루는 바람에 도로도 잘 깔린 편이고, 집값이 다소 오르긴 했지만, 아직 서울처럼 살인적인 값은 아니고, 대전천의 지류인 갑천변에 있는 과학기술대 주변의 조경두 근사하고, 비교적 교통신호도 잘지키고, 엄청난 부자가 있어서 위화감이 형성되는 것도 아니고, 걸어서 여기저기를 다닐 수도 있을 만큼 공기도 아직은 괜찮고, 자전거로 다닐 수 있는 도로들도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는 중이고…
난 내가 살고 있는 고장, 대전이 이 상태에서 더 커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냥 이쯤에서 잘 정리되어 살 수 있음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된다면 유럽의 다른 어느 도시 부럽지 않게 인간다운 생활을 하는 삶의 터전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가끔, 아주 가끔은 대전이 한 10년 전쯤에서 커지는 것이 중지되고 다듬어졌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지난 일인 것을 어쩌겠는가, 지금이라도 기형적으로 커지는 것을 견제하는 밖에는.
우리나라의 다른 고장은 잘 모르겠다. 많이 가보지 않아서. 그렇지만 서울은 가끔 가는 곳이라서 느끼게 되는 것이 많은 편이다. 그렇지만 요약 한다면 다음 한 문장으로 정리가 된다.
‘돈이 많거나 젊으면 살만한 곳이겠다.’
돈이 많아서 돈으로 때울 수 있으면 서울만큼 살기 좋은 도시는 없을 것이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그 사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근사한 한강이 흐르고, 북한산 줄기가 아름답고, 각종 필요한 것은 거의 24시간 어느 때나 구할 수 있고, 고급문화라고 자부하는 공연들이 언제나 열리고 있다. 그래서 돈이 있어도 저녁이 되면 거의 모든 곳이 문을 닫아버려서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는 유럽의 도시들 보다는 훨씬 살기 편한 곳임에 분명하다.
돈이 없더라도, 젊은 체력이 있다면 또한 살만한 곳임에 분명하다. 싼 값에 구할 수 있는 것들이 넘쳐나니까, 걸어다닐 힘이 충분하고 매연을 아무리 마셔도 폐가 견딜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튼튼한 젊음이 있다면 정말 싼값에 살 수 있는 곳일 것이다. 무료로 구경할 수 있는 곳은 또 얼마나 많으며, 박물관 미술관 등등은 우리나라보다 그 입장료가 싼곳이 있던가? 길가마다 넘쳐나는 구르마표 먹거리들은 또 얼마나 잘 고픈 배를 채워줄 수 있던가! 싼값에 비하면 너무나 근사한 옷들은 어떻고, 게다가 밤늦게 다닌들 총 맞아 죽을 염려도 없지 않은가?!
게다가 생동감이 넘치는 도심의 빠른 흐름은 그 어느 도시도 감당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 어깨를 부딪치지 않고는 이동하기를 포기해야 하는 빡빡한 전철이 그렇게 깨끗하게 유지되는 것을 보면 참 놀라운 곳이 서울 맞다. 유럽의 어느 도시든 낙서, 아주아주 커다란 그림이라고 해야 할 만큼 커다란 낙서들로 뒤덮힌 전철의 전동차를 보다가 우리 서울의 전동차를 보면 감동이다. 아무리 100년이 넘었다나 어쨌다나 하더라도 그 악취와 사람이 드물어지는 시간에 전철을 타러 가는 공포를 생각하면 서울의 전철은 그야말로 환상이다. 광화문 같은 역에서 엿볼 수 있는, 역 전체가 품위 있는 전시공간처럼도 느껴질 만큼의 분위기를 당할 다른 도시의 전철역이 있던가?! 다 사람들이 넘쳐나서 전동차에다가 낙서할 틈을 얻지 못하고, 이동통로에서 몰래 실례를 할 수 없어서 지린내가 가득찰 수 없는 것이 그 이유가 아니겠는가?
그렇지만 거기까지가 다인 듯하다. 부자도 아니고 이미 젊지도 않은 내가 서울에서 부대끼며 살 자신이 없다. 빵빵한 에어컨으로 실내를 쿨~ 하게 하기 위해서 거리로 뿜어져 나오는 열기와 아스팔트에서 내뿜는 복사열, 그 것을 흡수해줄 나무그늘을 찾기가 힘든 강남의 찬란한 쇼윈도우의 거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견딜 수 있는 것도 없다. 견디고 싶은 것도 없지만 말이다.
그래도 내가 아는 젊은이들은 해마다 서울로 서울로 밀려간다.서울에 모든 것이 모여 있어서 가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인가 호기심이 많은 그들, 이루고 싶은 것이 가득차서 아직 산다는 것에 대하여 돌이켜 생각해 보는 것은 하고 싶지 않은 젊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 없다. 서울, 그것도 강남에서 잘 살아남고 있는 것을 자랑하는 젊은 후배들을 보면서 내가 느끼는 연민을 말해줄 수도 없다. 그 일을 내가 사는 고장 대전에서는 찾을 수가 없으니까. 그 젊은 한몸 뉠 곳을 위해서 은행에서 대출 받아 열심히 이자 물어가며 버티는 그들, 이렇게 저렇게 따져보면 결국 부동산을 많이 지닌 사람들에게 자신의 노동력을 열심히 대주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래도 해 줄 말이 없다.
젊은 날 학교 때문에 직장 때문에 서울로 갔다가 다시 내려온 사람은 거의 없다. 대덕 연구단지가 생기면서 내려올 때 내려온 몇몇을 빼고는. 그리고 다들 고단한 삶을 사는 중이다. 엄청 비싼 집 값 때문에 좁은 집에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아옹다옹하며 살지언정, 좀 더 넓은 공간에서 쾌적하게 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전으로 내려오는 것을 거부한다. 비교적 안정된 직장인 공립학교 중등 교사임에도 불구하고 결코 내려오는 것을 사양한다. 여러 가지 이유들은 있다. 그렇지만 내가 볼 때는 한 가지 이유 밖에 없다.
‘서울을 떠나는 것이 두렵다는 것’
책가방 끈이 제법 길다란 내가, 한때는 인간의 심리를 이렇게 저렇게 파헤쳐보려는 동네에서 지낸 적이 있었다. 그 동네를 떠나면서 한 가지 생각을 갖고 나왔다. ‘인간은 무척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결정을 내리고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가장 충동적이고 탐욕스러운 결론을 내리고 그것을 합리화 할 방법을 이성적으로 찾아가면서 사는 중이다. 이것을 깨닫지 못하면 인간은 평생 욕망이라는 것에 사로 잡혀서 살 뿐이다. 욕망의 방향을 바꾸지 않는 한 인간은, 아니 나는 행복해 질 수 없을 것이다.’ 그 후로 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잘 안간다. 행복은 욕망을 채우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동시에 깨달았기 때문이다. 서울은 그런 점에서 결코 살고 싶은 곳이 아니다. 너무 많이 모여 있으니까. 모든 것이…….
두려움이라는 심정적인 상태가 공황상태로 달려가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주류세력에 의해서 주류세력으로 교체되는 경험만을 해왔던 우리나라의 역사 속에서 비주류의 자체만의 힘에 의해서 주류가 밀려나는 경험을 처음 한 차떼기 당과 조폭 찌라시들의 지롤 발광하는 모습에서 우린 두려움이 얼마나 끔찍한 이성의 마비인 심리적 공황상태로 몰고 가서 망가지게 하는가 하는 점을 잘 보고 있지 않던가!
권력에서도 밀려났는데, 자신들의 또 하나의 기반인 부동산, 서울의 부동산 가격이 더 이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안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조폭 찌라시들을 통해서 확대 재생산 되는 중이다. 서울에서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신들은 대단히 우월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그 두려움을 전염시키고 싶어서 발광하는 한줌의 세력들. 미친 것들의 지롤은 아무렇지도 않게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공포를 확산시키는 법이다. 공포가 확산되기 시작하면 인간의 이성은 작동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런 염려스러운 상황이 만드는 혼란은 상상하고 싶지 않다.
두려움,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이성이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이성을 유지하게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아주 구체적으로. 지금과 같은 서울 집중화가 계속 될 때, 서울에서 태어나 성장한 사람이 직장을 서울에 잡아서 자신의 힘으로 집을 갖고 사는데 걸리는 시간과 그 비용, 집값은 현재에 비해서 얼마나 하락할 것인지. 그러면 얼마나한 어려움을 누가 겪을 것이지, 누가 이득을 보는지. 행정부가 이전했을 때 그 변화는 얼마나 어떻게 누구에게 긍정적인지. 누가 손해를 보는 것인지…….
중앙집권의 경향이 대단히 강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행정수도의 이전이 곧 모든 기업체의 이전으로 이어질까봐, 그래서 직장이 없어질 까봐 우려하는 사람들에게 제공되어야 하는 정보가 필요하다. 참여정부가 오랫동안 계획한 것이 지방분권인 것으로 안다. 그에 대한 각종 시뮬레이션이 준비되어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니 더 혼란스러워지기 전에 풀어 놓는 것이 좋다.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면서, 수구와 차떼기와 조폭찌라시가 앞서가며 *물을 뿌리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하는 것은 위험하다. 준비된 정보들을 설명하고, 보완해야 할 것에 대하여 국민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래서 서울을 떠나는 것이 두려움이 아니라, 떠나는 이도 즐겁고, 남는 이들도 행복한 그런 그림들이 국민들에게 공유되어야 하는 것이다. 오직 부동산 거품으로 먹고사는 것들만 빼고 대다수 국민들이 행복해지는 그런 행정수도의 이전의 밑그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태풍이 저 멀리 일본열도를 지나갈 것이라는데, 태풍이 지나가지도 않는 서울이 물에 잠긴다고 야단이다. 도시계획 어쩌니 저쩌니 해도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사람이 집을 짓고 살지 말아야 하는 낮은 지역에도 집을 짓고 살아야 할 만큼 서울이 비대해진 탓이고, 그것은 서울에 집중되는 현상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집중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저지대에 사는 사람들은 계속 물에 잠길 수 밖에 없고, 도로도 잠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근본원인인 서울 집중인 것을 해결하려고는 안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날림공사를 주로 해서. 실력이 떨어져서. 대통령 때문이야…’ 이렇게 불평하고 자조하는 어리석은 행동, 일관성이 없는 행동을 계속하게 될 것이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양손에 꽃놀이패 들고 골라도 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더욱이 인구가 자원에 비해서 월등히 많은 우리사회에서 그런 일은 거의 가능하지 않다. 우리가 정확히 알아야 하는 것은 우리가 지불해야 하는 댓가가 무엇이고, 그로 인해서 얻을 이익이 어떻게 되는가? 정말로 대다수가 이익을 얻는 것인가? 에 대한 명확한 근거이다. 이미 패닉 상태에 빠진 차떼기 당에게서 정상적인 정보가 나올 가능성은 없다. 복지부동이 몸에 밴 고위 공무원들이 달가워 할 행정수도 이전도 아니다. 그러니 그동안 지방분권을 준비해온 정책 입안자들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자칫하다가는 작년에 겪은 부안의 방폐장 문제처럼 될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지금은 방폐장을 부안에 세울 우선권을 달라고 하는 부안의 또 다른 목소리가 이제서야 들리는 이 상황을 잘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서울을 떠나는 것이 막연한 두려움이었고, 사실은 안심해도 되는 것이라는 근거가 필요한 것이다. 도리어 살기가 더 좋아지는 것이라는 것에 대한 확신이 들어야한다. 최소한 우리가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지 않기 위해서 치루어야 하는 댓가라는 점이 제시 되어야 한다. 그래서 지금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들이 국민들에게로 부터 격리되어야 하는 것인지 확인되어야 하는 것이다.
서울 경기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경보로 바뀌면서 집중호우로 저지대 주택가와 도로의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오늘 밤 10시 반쯤 서울 마포구 상암지하차도가 쏟아지는 집중호우로 빗물에 잠기면서 차량이 전면 통제됐습니다. 또 밤 9시 반부터는 서울 홍제천변 도로가 침수돼 양방향 통행이 통제됐습니다. 주택가 침수도 잇따라 서울 성동구와 중랑구 주택가에서 하수구가 역류하면서 반지하 5가구에 물이 차들어 주민들이 대피하거나 물을 퍼내는 작업을 했습니다. 또 인천에서도 구월동과 도림동 등 저지대 주택가의 반지하 집들이 물에 잠기는 등 주택과 도로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YTN
봄봄(서프라이즈 독자 논설위원)
{출처,서프라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