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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의 자격지심이 만들어낸 된장녀

나래 |2009.07.30 22:27
조회 1,579 |추천 4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20대 후반 5년차 직장여성입니다.

 

오늘 회사 남직원에게 너무 기분나쁜 소리를 들어서 하소연(?) 하고자 이렇게 씁니다.

 

대학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해서 작년에 대리 달았구요.

연봉은 4,000만원 중반 정도 됩니다. (세전)

연말에 그해 성과에 따라 성과급도 나오구요.

성과급 제외하면 월 평균 수령액이 350만원 정도에, 해외출장 있는 달이면 출장비가 플러스 되지요.

적은 연봉이 아니라는건 알지만 업무 강도 대비 적당히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야근, 주말출근, 지방출장, 해외출장 상당히 잦고 스트레스 엄청납니다.)

 

다행히도, 집안 형편도 어려운 편이 아니어서 따로 생활비를 드리지는 않고

생신있는 달이나 어버이날, 그 외 부모님 여행가실때마다 용돈이나 선물 드리고

그 외 월급은 모두 적금과 제 생활비로 사용됩니다.

 

입사 초기부터 무조건 월 급여의 50% 이상은 적금했구요, (8천만원 정도 모은듯 합니다)

재테크에는 워낙 관심이 없어서 주식이나 펀드 전혀 안합니다.

내년 가을 쯤에 결혼 예정인데, 결혼자금 모으기 1억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 외 생활비로는,

1. 데이트비용 (주말에만 만나기 때문에 서로 생각보다 많이는 안씁니다. 비중은 반반까지는 아니지만 남친6:저4 정도 내구요)

2. 친구들 만나면 몇만원, 가끔 쏠때도 있지만 20만원 안넘습니다.

3. 교통비는 한달에 3,4만원입니다. 회사와 집이 가까워서요

4. 핸드폰요금 5만원 정도

5. 평일 밥값은 회사 지급이구요, 술은 안마십니다.

   격일로 영어학원 다니는데, 회사에서 자기계발비 지원받아 제돈은 한달에 3만원 정도 들어가구요.

 

이렇게 고정비와 적금을 빼면 한달에 많게는 100만원, 적게는 몇십만원 정도씩 남아서 이걸 모았다가, 틈틈이 여행이나 쇼핑을 합니다.

제 취미가 여행이랑 쇼핑이라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기도 하고요.

 

여행은 최소 분기별로 한번씩은 가는거 같네요. (해외여행입니다) 

일정이 주말껴서 3일 정도로 짧게밖에 안되면 가까운 일본, 홍콩, 동남아 주로 가고

연휴나 여름휴가 등등 5일 이상 나면 미주나 유럽으로 다녀옵니다.

쇼핑은, 면세점에서나 외국 세일할때 많이 사는 편이고, 평소에 한국 백화점도 자주 갑니다.

해외출장도 잦아서, 1년에 최소 10번 이상은 출국하는거 같네요.

쇼핑은, 뭐 명품 가방 좋아해서 종류별로 많고요.

 

회사 동료 남직원 한명이, 이런 제가 평소 얄미웠나 봅니다.

(솔직히 얄미운 이유도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저보다 연차가 높기 때문에 월급도 저보다 많을 겁니다)

그사람은 저보다 1년 선배이고, 저랑 같은 대리이구요.

 

오늘 점심을 먹다가, 며칠전에 스타벅스 공짜인 날이 있었잖아요

그래서 별다방 얘기가 나왔는데 갑자기 저더러

'O대리, 평소에 스타벅스만 가지? 가방도 좋은거만 들고다니던데 남자친구가 부담스러 하겠어. 그래도 남친이 착하네. 나같으면 된장녀라고 한소리 했을텐데'

아주 작정을 한듯이 이렇게 절 똑바로 보고 말하더라구요.

밥먹다가 분위기 갑작스레 이상해져서, 저는 따지느니 말자 싶어 그냥 얼버무리고 말았는데요.

 

이사람, 제가 가만있으니 얼씨구나 하고 말을 계속 하는 거에요.

여행 그렇게 많이다니면 신혼여행 갈데 없어 남친이 재미없어 하겠다는둥, 남친이 선물 한번 하려면 부담스러워 아무 선물이나 줄 수 있겠냐는둥, O대리 같은 여자들이 요즘 결혼못해서 난리라는둥, 집안 재산 받으면 되는데 힘들게 뭐하러 직장 다니냐는둥..

점점 듣고있자니 제가 아니라 옆에 있던 직원들이 말리더라구요.

 

제가 또, 그런 소리 듣고 가만 있을 성격이 아니거든요.

차분히 얘기했죠. 남친한테 선물받은게 아니라 다 내가벌어 모아서 산거고, 여행도 내돈으로 가는것이며, 남친은 저보다 많이 벌기 때문에 저를 전혀 부담스러워 하지 않는다고요. 그리고 내년 가을에 결혼 예정이고, 순수하게 제돈으로 준비하고 있는거 아시지 않냐고 덧붙였습니다.

업무강도 센거 빤히 알고, 그거 모아서 여행하고 쇼핑하는거 빤히 알면서 일부러 저런말을 하는걸 보니 더욱 화가 나더군요.

 

스트레스로 위염, 식도염, 두통 등 달고사는데, 저는 저한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여행하고 쇼핑하고 그러거든요.

저를 졸지에 된장녀(평소에 혐오했던 단어입니다) 취급을 하니, 제가 그렇게 힘들게 출근해서 일하고 돈벌고 한게 폄하되는거 같아서 상당히 불쾌했습니다.

 

그 남직원 사정은 잘 모릅니다만, 빠듯하게 사는 본인과 달리, 제가 유유자적(?) 여유롭게 사는거 같으니 배가 아팠었나 봅니다.

 

솔직히, 된장녀라는 말도 남자들의 마초근성 혹은 자격지심에서 나온 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본인 생활만 잘 꾸려나가면 됐지, 남의 소비성향이 어쩌고 저쩌고 평가하는거, 우습지 않나요? 본인한테 피해 준것도 아니고요.

제가 일부 남자들이 말하는 개념없는 여사원처럼, 무조건 칼퇴근하고 연차내고 이러는게 전혀 아닌데 말입니다.

(연차는 늘 절반도 못쓰고 연말되면 아까워 하지요. 남직원들과 똑같이 야근하구요. 대리달고부터 업무량도 더 많아져서 죽을 지경입니다. 다른 남직원들, 저만큼 연차 쓰고 아이있는 분들은 더 많이 쓰고요)

 

본인은 그러지 못하는데 여유롭게 즐기고 사는 여자들이 보기 싫은가 봅니다.

본인은 생활비로 다 들어가는데, 저는 집안도 여유롭고 저에게 투자를 많이 하니 배가 아팠나 봅니다.

상대적 박탈감이 있을 수도 있는 거지만, 자격지심으로 저렇게 표현하니 뭐랄까, 찌질해 보입니다.

 

글이 길어졌지만, 속이 후련해 졌네요^^;;

된장녀라는말,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자기주제 모르고 마구 써대는 일부 사람(여자뿐 아니라 남자도 이런사람 분명히 있습니다)에 대한 다른 단어가 신조어로 생겨났으면 좋겠어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4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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