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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똥밟은 이야기 한번 풀어봅니다..

똥발바닥 |2009.08.02 23:43
조회 137 |추천 0

방금 다른 판에서 똥밟은 이야기를 읽다가 예전 제가 똥밟았던 경험이 생각나서 글 씁니다. 그 판에 댓글로 달까 하다가, 아무래도 길어질 것 같아서. 하하...^.^ ;; 네, 제가 말이 좀 길어요 ㄷㄷ

 

 

 

저는 20대초...중반??;의 대학교 휴학생입니다.

제가 오늘 쓸 사건은 작년 가을에 있었던 일입니다. 생각은 잘 안나지만 9월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다니는 학교는 지방이고, 전 그 당시 서울에서 기차로 통학을 하고 있었어요.

후.. 이 정도만 말했는데도 치부를 드러낸 것 같은 창피함과 나의 정체를 들킬 것만 같은 초조함이 엄습을 하는군요...... ㅜㅜ

 

제가 학교까지 가는 루트는 이랬습니다.

기차역에 내려 ->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 학교로 가는.

 

하필이면 그 날은 기차 시간표와 셔틀버스 시간표, 그리고 수업 시간표의 조합이 약간 애매했어요.

기차 내리자마자 마구 달려서 셔틀버스를 타지 않으면 수업에 지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더 빠른 기차를 타기엔 또 이르고....

 

그래서 저는 전자를 택했습니다. 바삐 내달려야 하지만 조금 더 늦게 일어나도 되는.!

 

 

그렇게, 기차에서 내려 정류장까지 달렸습니다. 출석을 사수하겠다는 일념으로!!!

전 그 때, 앞굽 3cm에 뒷굽은 10cm가 넘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샌들을 신고 있었고(다행이 제가 힐 신고도 잘 뜀), 책을 한쪽 팔에 끼고 있었죠. 제 머릿속에 그려지는 저의 모습은 이미 섹스앤더시티의 캐리, 시크한 도시여자...... 였습니다.

 

하지만..

남들 보기에도 그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했을 겁니다. 아니 확실히 그렇지 못했어요.

저는 그날 똥발바닥녀였으니까요..

 

 

 

정류장이 가까워 졌을 때 제 눈 앞에 보인 것은 셔틀버스에 올라타고 있는 다른 학우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저차가 내가 타야할 차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조급함이 들더군요. 막판 스퍼트를 냈지요.

그렇게 마지막으로 줄을 서는..........순간.....

 

 

 

뭔가 발밑이 미끄덩 하더라구요?

그때까지도 전 몰랐습니다. 다들 짐작하시겠지만 그것은 똥이었어요. 사람똥인지 개똥인지 모를.... 하지만 니가 세상빛을 본 게 오늘이구나 하는 정도는 대번에 알 수 있을 정도의 따끈따끈하고 걸쭉한 똥이었죠...

 

 

그치만 그 때 저에게 정신이 있었겠습니까? 10센치 넘는 힐을 신고 달려왔는데 말입니다. 저는 그 때 숨을 거칠게 내쉴 정신도 부족했습니다.

그래도 버스를 놓치지 않았구나 하는 마음으로 해맑게 셔틀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자리를 잡고 앉아,

숨을 돌리며, 혈압수치도 정신도 정상으로 돌아올 때 쯤...

그 때서야 후각도 함께 정상으로 돌아온 건지.... 뭔가 진한 스멜이 풍기더군요.

저는 거의 본능적으로 저의 발을 쳐다 보았고.

못볼 꼴을 보고 말았습니다. 신발 옆쪽, 그리고 아마 아랫쪽까지 그것;;이 묻어있는 꼴을요.

 

 

상상이 잘 안가실 지도 모르겠지만..(그림을 그리고 싶지만 솜씨가 없어 생략합니다)

앞굽이 높아서 굽 부분에만 똥이 묻고 발에는 묻지 않았더군요 천만다행이지요.

당시에 대놓고 발 밑을 쳐다볼 순 없었지만 아마 신발의 밑창은 더욱 더티한 모양새였을 겁니다. ..

 

 

이걸 깨달은 것은 이미 늦었고, 어찌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버스에서 뛰어내릴 수도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ㅡㅜㅜㅜ 전 그냥 가만히 이리저리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버스 안의 몇몇 사람들은 눈치를 챘더군요.

 

내 옆에는 이름 모를 학우 한 분과.. 통로 맞은편에 있는 두 친구가 있었습니다.

전 맨 앞자리였어요. 가장 늦게 버스에 탄 사람인지라 남은 자리가 맨 앞자리 하나길래 거기에 탔거든요...

 

 

그 곳에 앉은 것은 다행일까요 불행일까요?

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구석진 곳에서 더 깊은 스멜을 풍겼다면.... 아우 그 끔찍함.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때 내 옆에서 계속 얼굴 찡그리며 코를 막고 계시던 학우... 미안해요 사과도 못했네요 하필이면 제 옆에 앉으셔서 그런 봉변을 ㅜㅜ

 

그리고 통로 맞은 편 두 친구 여자분들.. 내 얼굴 기억하고 있는 건 아니겠죠. 내 발을 쳐다보고 흠짓 놀라다 곧 웃음을 삼키던 당신들의 표정 기억납니다.ㅜㅜ 어쨌든 미안해요..

 

마지막으로... 이게 뭔냄새냐며 창문을 열던.. 기사아저씨... 아시고 일부러 그러신건지, 정말 모르신건지 감이 잡히지는 않지만.... 고백합니다. 범인은 저예요..

아저씨가 대놓고 얘기해주신 덕에 어쩐지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아 그리고 그 자리에 앉은 것이 다행인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일등으로 내릴 수 있었다는 것이지요.

지옥같던 버스 안에서의 10분가량의 시간이 지나고 저는 그 어떤 야구선수의 광속구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의 광속으로 내려 가장 가까운 화장실에 들렀습니다...

똥을 처리하는 것은 금방 끝날 쉬운 작업이 아니었지만, 나는 출석체크를 위해 그렇게 달렸지만... 어쩔수가 없었습니다. 이것을 처리하지 않으면 난 강의실에 들어갈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꼼꼼히 그리고 빠르게 작업을 했지요. 평소엔 잘 쓰지도 않던 욕이 절로 나오더군요.. 하아.

 

 

그 날 결국 지각을 했는지 안했는지는 잘 생각이 안나네요..^^

단지, 그 날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에 본 제가 밟은 그 똥은 누군가가 신문지로 덮어놓았더군요..... 혹시 같은 날 저와 같은 피해자가 있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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