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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를 꿈꾸며-제5부-

까미유 |2004.06.29 20:00
조회 3,117 |추천 0

 

제 5 부





-아유, 그럼요....이제 겨우 스물 일곱인데, 뭐가 많다구 그러세요?


새어머니는 휴대폰을 들고 휴게실에 앉아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 봐서 알겠지만, 인물은 저 닮아서 어디가면 빠진다 소린 안들어요.

네....성형외과 의사요? 암요, 괜찮죠....우리 애는 의상과 졸업했어요.

결혼하면 의상실 하나 차려서 저 하고 싶은 일도 하구....네? 그렇게 빨리요?

아뇨, 저희야 언제든 괜찮죠...네에, 이번 주 일요일에요? 알겠습니다.

네...네 들어가세요 그럼.


전화를 끊고 새어머니는 횡재했단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우왕좌왕한다.

그때 혜지가 촐랑대며 들어온다.


-엄마?

-얘, 얘....너 잘왔다, 이리 좀 앉아 봐.


새어머니가 혜지의 손을 잡고 끌며 자리에 앉힌다.


-왜 그래?

-선 자리가 났어, 성형외과 의사래.


새어머니의 말에 혜지의 표정이 환해진다.


-정말?

-그래, 이번 주 일요일로 약속했으니까 내일부터 너 맛사지 좀 받어.

옷도 한 벌 사자, 이번엔 확실히 눈에 들어서 제발 좀 시집 가라 어?

니 엄마 이렇게 사는 거 불쌍하지도 않니?

-나야 뭐...가고는 싶지, 근데 하나같이 꽝이잖어...이번엔 몇 살이래?

-걱정마, 대머리도 아니구 늙다리도 아냐...딱 서른이랜다.

-서른?

-이 년아, 서른이면 너하구 세 살 밖에 더 차이나?


새어머니의 말에 혜지는 입을 삐죽 거린다.


-내일 수정이가 돈 가지고 온댔으니까, 나랑 백화점이나 한바퀴 돌자.

아휴, 의사 사위 보게 생겼네.


새어머니는 김칫국부터 마시며 들뜬 표정으로 혜지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



현숙이 화장을 끝내고 옷을 갈아 입는 동안에도 수정은 눈을 감은 채

이불 속에 누워 있다. 옷을 갈아 입은 현숙이 가방을 들고 서서 수정을

내려다 본다.


-너, 접때 신발 사준 놈은 어떻게 됐냐?


현숙의 말에 수정은 대답하지 않고 눈을 감고 있다. 그런 수정을 보고

현숙이 어이그 하는 표정으로 째려 주고는 나간다.


-문 잠궈, 훤한 대낮에도 도둑놈들 설치는 세상이야.


현숙이 문을 닫고 나가자 수정이 눈을 뜬다.


-뭐 훔쳐갈 게 있어야 도둑도 드는 거지...제발 나 좀 훔쳐가라 그래.


수정이 이불을 확 젖히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화장대 앞 거울을 들여다

보며 헝클어진 대충 빗어 말아 올린다. 그러다 태희를 떠올린다.


-이왕 빈대 붙은 거 한 번 더 붙어볼까?


그러다 수정이 한숨을 내쉰다.


-보니까 걔두 쫄다구 같던데....무슨 빽이 있어 나 같은 애 취직 시켜줄까.


수정이 가방 속에서 수첩을 꺼내 연락처를 죄다 뒤진다. 아무리 뒤져봐도

부탁할 사람은 하나도 없다.


-인구가 도대체 몇인데, 내가 아는 인간들은 이렇게도 없냐?




*********




자신의 애마인 제규어 xj가 드디어 돌아왔다. 집 지하 주차장에 떡 하니

버티고 있는 차를 태희가 사랑스럽게 본다.


-야이 자식아, 내가 널 얼마나 기다렸는 줄 아냐?...아, 첫사랑 떠났을

때보다 더 가슴이 뭉클하네.


태희가 차문을 열자 뒤에서 강회장의 헛기침이 크게 들린다. 태희가

놀라 돌아보는데 강회장이 눈에 힘을 주고 노려 본다.


-아..아니, 그냥 차가...괜찮나, 어쩌나 싶어서....그거 참, 깨끗하네.


태희가 횡설수설 하며 대충 얼버무리며 강회장을 비껴 머쓱하게 지나가자

강회장이 태희를 불러 세운다.


-너, 나 좀 보자.


강회장이 주차장에서 나가자 태희가 겁 먹은 듯 서 있다가 마지못해

기 죽은 듯 뒤따라 나간다. 정원에 있는 덩치 큰 시베리아 허스키종인

람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벤치에 앉아 있는 강회장 앞으로 태희가

엉거주춤 걸어가 선다.


-개도 제 주인은 물지 않는다 했다, 저 거둬준 주인 곁을 평생 지키는

게야, 하물며...사람이 사람 구실 제대로 못하면 어디 그게 사람이냐?

이 놈보다도 못한 짐승이지.


강회장이 차분하게 말을 꺼내자 태희가 힐끔 람보를 쳐다본다. 그럼...

뭐, 내가 이 놈보다 못하다는 말씀이신지...


-니가 그동안 애비한테 보여준 게 뭐 있냐?


강회장의 물음에 태희는 아무 말도 못하고 서 있다.


-주는 밥 먹고, 잠오면 자고, 싸고 싶으면 싸고....그것 밖에 더 있냐?


에이 아버진, 밥 값은 했다 뭐....아버지가 어떤 사람인데, 제가 그것도

안하면 여기 이렇게 서 있기라도 합니까, 진작에 앉은 뱅이 됐지...

태희는 하고 싶은 말을 그저 꿀꺽 삼킨다.


-그저 놀 궁리만 해댔지, 니가 회사에 나와서 하는 게 뭬 있어?

지금이라도 정신 바짝 차려서 어디 믿게 좀 해봐. 총지배인 밑에서

제대로 경영 수업 받어, 이번에 제주도에 있는 호텔을 너한테 내가

한 번 맡겨 보기로 했다....이번에도 날 실망 시키는 날엔 호적에서

아예 그 이름 빼버릴 줄 알어?


강회장이 일어나 안으로 들어가자 태희는 뒷통수를 맞은 것처럼 멍하게

서 있다.


-이거 뭐야, 기뻐해야 하는 거야, 아님...울어야 하는 거야...제주도면

날 유배 보내는 거나 마찬가진데...아이씨....날 믿는다는 거야, 쫓아

낸다는 거야?


태희가 뒤따라 안으로 들어가자 모친이 내미는 야채 주스를 받아

마시는 강회장이 인상을 쓰며 빈 잔을 내민다. 그리곤 입을 쩍 벌린다.

모친이 놀란 눈으로 본다.


-뭐하는 거에요 지금?

-사탕 안 줘?


이층에서 내려오던 태경과 그의 아내가 그 모습을 보고 고개를 돌려

웃는다.


-무슨 한약 먹어요, 사탕은....없어요 그런 거.

-낼부터 사탕 준비해놔, 입안이 써서 죽겠구만.


머쓱한지 강회장이 돌아서며 헛기침을 한다. 그럴 때면 애 같단 생각이

들어 모친이 혀를 찬다.


-어이그, 자식들 보는 앞에서....체신 머리 없이.


모친이 중얼거리는 말을 들었는지 눈을 부라리며 돌아보자 입을 꾹 다물고

주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가자.


강회장이 자식들 앞에서 무안한지 냉큼 서둘러 나간다.


-다녀오겠습니다.


태경이 주방쪽으로 인사를 하고 나가자 모친이 주방 싱크대 앞에 서서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있는 무게 없는 무게 다 재고 앉았으면서, 어찌 자식들 앞에서

입을 쩍 벌리고 있누? 나이를 거꾸로 먹는지 원....

-그래두 회장님 그러시는 거 가끔 귀여우세요.


아줌마의 말에 모친이 흘겨 본다.


-다 늙는 영감한테 귀엽다니? 망측한 소리 하네.




**********



병원에 들어선 수정이 원무과 앞에 서 있자 새어머니가 수정을 보고

냉큼 뛰어 온다.


-너 여기서 뭐하니?

-수술비 계산하려구요.

-얘, 얘....그건 퇴원할 때 계산하면 돼. 이틀이나 더 있다 퇴원하실건데

뭐하러 지금 하니? 그 돈 줘봐, 내가 퇴원할 때 계산할테니까.


수정은 돈이 든 봉투를 얼결에 뺏긴다. 새어머니는 봉투 안을 슬밋 보더니

먼저 돌아서 걸어 간다. 수정은 그런 새어머니 뒷모습을 흘기다 따라

걸어 간다.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침대에 기대어 누워 있는 아버지의

얼굴이 헬쓱하다.


-왔냐?

-네, 어때요, 기분 괜찮으세요?

-좋아....


가까이 오라는 듯 손짓을 하는 아버지 앞에 수정이 다가서면 눈치를

살피던 새어머니가 병실을 나간다.


-고생했다 니가.

-아니에요 아버지, 고생은 아버지가 하셨지 뭐.

-너한테 면목이 없다.

-그런 말씀 마세요, 그래도 어머니가 곁에서 수발 하시느라 더 고생

많이 하시는데.....뭐, 드시고 싶으신 거 없으세요?

-생각없어, 근데 직장은 어쩌구 여길 왔어?

-말씀 드리구 왔어요, 금방 들어가봐야 해요.


수정은 차마 사실을 말할 수가 없다. 아버지는 수정의 손을 잡으며

애써 맘 아픈 것을 삼킨다.


-낼모레 퇴원이시라면서요? 퇴원하실 때 올게요....낼까진 바쁠 것

같아요.

-그래, 내 걱정은 하지 말어.


병원을 나온 수정은 착찹한 마음에 한숨만 나온다. 이제 어떻게 하지?

지겹게 신문 들추며 구인 광고란에 빨간 선을 그었던 지난 날을 떠올리자

끔찍해진다. 수정은 뭔가를 결심한 듯한 표정을 짓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



회의가 끝나고 회의실에서 나오는 강회장과 그 뒤를 이어 따라 걷는 박전무,

강태경, 김실장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대대적으로 경영 방침을 바꿔야 할 거야, 낼부터 착오없이 시행해.


강회장의 말에 박전무가 고개를 숙이며 대답한다.


-네 회장님.

-그리고, 김실장은 말야...지금 이시간부터 서울을 비롯해서, 제주도, 부산,

속초에 있는 호텔 직원들 신상과 근무태도 등을 체크해서 나눠 보고하도록.

-네 회장님.


생각없이 박전무가 대답하자 강회장이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돌아본다.


-그 일이 끝나는대로 간추려서 제주도에 보낼 멤버를 구성하도록 해.

그리고, 태경인 넌 내일부터 당장 서울 호텔로 출근해.

-네 회장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강회장이 올라 타고 셋이 뒤에 올라 탄다.


-태희 말야, 오늘부터 각별히 신경 써서 지켜봐. 그녀석은 탁구공 같아서

어디로 튈지를 모른단 말야.




**********



그럴듯하게 한 손을 뒤로 하고 서서 손님의 잔에 물을 따르고 돌아서는

태희는 스스로 대견스러운지 만족스런 표정을 짓는다.


-아버지가 갑자기 나를 믿겠다 나오시는 건?......이거 혹시 함정 아닌가?

그 영감의 속을 도통 모르겠단 말야, 어제까지만해도 내쳤던 분인데,

느닷없이 왜....도대체 왜?.....내가 사실, 좀 하긴 하지...그걸 이제야

알아보신 건가?


마치 아주 중요한 문제를 고민하듯 표정이 진지하다. 밖에서 수정이

안을 기웃거리며 태희를 찾는 모습이 보인다. 태희가 그런 수정을

본다.


-아니, 저 싸가지가 여긴 또 왜 왔어?


태희가 주위를 두리번 거린다. 혹시라도 수정이 여기서 또 누군갈 만나러

온 건가 싶은 마음에서였다. 그러다 태희가 고개를 돌려 수정을 보면

둘의 시선이 마주치고 수정이 웃으며 손짓을 한다.


-나?


태희가 제 손으로 자기를 가리키며 수정에게 묻자 고개를 끄덕이는

수정. 이제는 아예 수정을 보는 게 겁이 난다. 태희가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다가간다.


-왜?


무뚝뚝하게 툭 내뱉는 태희의 말에 수정은 아주 밝은 웃음으로 대한다.


-지금 바쁘니?

-보면 몰라?

-점심 먹을 시간은 있을 거 아냐.

-그래서, 뭐?


태희의 쌀쌀한 말에 수정이 속은 끓지만 꾹 참고 애써 웃으며 말한다.


-점심 사줄게, 저번에 일도 있고 그래서.

-야, 너 나랑 친하냐? 왜 이렇게 친하게 구냐?

-알고 지내서 나쁠 게 뭐 있냐...아이그, 삐졌구나? 나 참....그냥, 뭐

점심이나 먹자는 건데, 뭘 그렇게...따지냐?


무안한 듯 애써 웃으며 장난처럼 툭 치는 수정. 태희는 그런 수정이 정말

뻔뻔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다지 싫진 않다. 사실 단 돈 삼만원이지만

어쨌든 점심 한끼 정도는 얻어 먹을 수 있단 생각을 한다.


-기다려, 얘기하고 나올게.


태희가 돌아서 가자 수정은 속이 끓는지 제 가슴을 쾅쾅 치며 태희를

흘겨 본다.


-아우, 증말...드러워서, 내가 꼭 이렇게 해야 되나?...안 그럼, 어쩔거야,

해야지....여기서 일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네 뭐.


태희가 나올 동안 수정은 로비로 가서 주위를 둘러본다. 저번 때 왔을 땐

정신 없어서 몰랐는데, 생각보다 넓고 화사하단 생각을 한다.


-아유, 이 호텔 사장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야....돈을 아주 긁어 모으겠구만.


수정이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정신없이 둘러 보는데 태희가 나오다

그런 수정을 한심한 듯 본다.


-너 호텔 첨 오냐? 촌스럽게..

-처...처음은 무슨...오늘이 두 번째지.


씨익 웃으며 수정이 가방을 고쳐 매고 태희를 본다.


-뭐 사줄건데?

-뭐 먹구 싶은데?...말만 해, 다 사줄게.

-오호, 제법 세게 나오시네...좋아, 가자.


태희가 앞서 걷자 수정이 좀 불안한 표정으로 뒤따라 걷는다.





**********



백화점에서 고른 옷을 입고 나와 서는 진우를 윤미가 반쯤 고개를 꺽고

쳐다 본다.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 진우는 한숨을 내쉬며

마지못한 표정으로 다시 탈의실로 들어간다. 잠시 후에 다시 다른 옷으로

갈아 입고 나오는 진우를 이번에는 윤미가 흡족한 듯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 그걸루 하자....포장해주세요.


윤미가 직원에게 카드를 꺼내 주며 말하자 직원은 쩔쩔매며 카드를 받아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백화점의 사장 딸이 윤미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윤미는 마치 자신이 안주인이라도 된 듯 포장한 종이 가방을 진우에게

들려 먼저 앞장 서 걷는다.


-너, 직업부터 바꿔.


대뜸 윤미의 말에 진우는 기분이 상한다. 진우가 들고 있던 쇼핑 가방을

툭 던져 놓고 언짢은 표정으로 윤미를 본다.


-내가 너 장난감이야?

-무슨 말이야?

-몰라서 물어? 하루종일 날 끌고 다니면서 니 입맛대로 사람 바꿔 놓고

있잖아, 지금.

-그게 왜? 적어도 내 남자가 초라하게 보이는 거 싫어서 그래.

-그럼 진작에 그런 놈 만나지 왜 날 붙잡고 늘어졌냐?

-좋으니까...하지만, 니 취향까지 내가 좋을 수는 없잖니.


말이 통하지 않자 진우는 화가 나서 그대로 먼저 걸어간다. 윤미가 한숨을

내쉬며 던져진 쇼핑 가방을 들고 뒤따라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왜 그래, 화 났니?


대답도 하지 않고 진우는 앞만 보고 성큼성큼 걸어간다.


-무겁단 말야.


그제서야 진우가 홱 돌아본다.


-너, 날 가졌다고 해서 내 모든 걸 다 가진 것처럼 굴지마....나, 성진우..

너한테 자존심까지 판 거 아니다. 그 옷 니가 다 입어 기집애야.


진우가 다시 돌아서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자 윤미는 화가 난 듯 가방을 홱

던진다.

 

 

****8시 안 넘었죠?

오자마자 가방 던져 놓고 저녁두 안먹구

글부터 써서 올립니다^^

에휴~땀 나 죽는 줄 알았네....이제 좀 씻구요,

6부 작업해서 곧 올릴게요^^

기둘리게 해서 지송하구요, 기다려 주셔서 무지

감사합니다.  6부에서 다시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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