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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호사장은 무엇을 숨기려는걸까?

검사 |2004.07.02 17:15
조회 190 |추천 0

협상 조건도 없이 20일간이나 '친구'를 억류?

김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실종 초기에는 피랍인지, 연락두절인지, 사고인지 알 길이 없었다"며 "10여일간 찾아다닌 후에야 납치가 됐을지 모른다는 목격담을 들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또 납치세력들이 '알 자지라' 방송을 통해 '파병 철회'를 요구하며 김씨를 해치겠다고 위협하기 전까지 그 어떠한 협상 조건도 내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선일씨를 살해한 이라크 무장세력인 '알 타우히드 왈 지하드(유일신과 성전)'는 그 어떠한 협상 조건도 없이 김씨를 20여일간이나 억류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더구나 김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과 달리 이라크에서는 현지인과 한국인은 우호적 관계"라며 "김씨를 납치한 세력도 우리를 친구로 여긴다고 생각했다, 납치 초기에는 '곧 풀어주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국인이 목표였기 때문에 김선일씨를 납치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무장세력은 김씨가 한국인임을 확인한 뒤 김씨를 풀어줬어야 하지 않았을까. 김 사장 말대로 납치세력이 한국인을 '친구'로 생각했다면 더욱 그렇다.

 

협상조건, 정말 없었을까?

이번 사건의 중요한 단서는 '협상조건'이다. 그러나 김 사장은 이제까지 협상조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그런 조건은 애초 없었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김씨를 살해한 세력인 '유일신과 성전'은 김씨 피랍 이후 마찬가지로 납치한 터키인들에 대해서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라크 안에서 미국과 협력하고 있는 터키인들은 모두 나가라"는 요구가 그것이다. 터키의 미국 협력업체는 이 세력의 요구를 받아들였고 납치된 터키인들은 무사히 풀려났다.

그런데 왜 같은 무장세력이 한국인에게는 아무런 협상 조건도 내걸지 않은 채 '참수'라는 극한 결말로 치달았을까.

 

잘 해결될 것 같아 대사관에 알리지 않았다는 주장, 설득력 떨어져

사태가 잘 해결되리라는 짐작으로 대사관에 알리지 않았다는 김 사장의 주장도 믿기 어렵다. 김 사장이 피랍 사실을 알게 된 때는 이미 김선일씨가 납치된 지 10여일이 지난 시점이다. 납치한 단체는 극렬 세력으로 알려진 '유일신과 성전'이었다.

김씨는 입국 직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이라크에서는 보통 그런 일이 있으면 (업체가) 단독으로 협상한다"고 말했다. 전에도 납치 사건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겪었음을 암시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김씨가 실종된 10여일 동안 김 사장은 과연 납치됐으리란 짐작을 하지 못했을까? 더구나 김씨를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소재라도 파악하기 위해 영안실까지 뒤질 만큼 백방으로 찾아다닌 김 사장이 왜 대사관에는 도움 요청을 하지 않았다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김 사장이 알리지 않았다 하더라도 현지 한국 대사관이 김씨 피랍 사실을 몰랐다는 부분도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김 사장 자신도 "이라크에는 교민이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며 "한국인이래봐야 대사관 직원이나 한국국제협력단(KOIKA), 코트라(KOTRA) 직원이 전부"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국인이 누가 어디에서 근무하는지는 빤한 것이 현지 사정일텐데 대사관 직원들이 온종일 대사관 안에만 꼭꼭 틀어박혀 지내는 게 아니라면 이미 약 1년간을 이라크에서 지내온 김씨가 없어진 사실을 모를 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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