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에는 모두 좌절하고 계시거나 아픈 상처를 갖고 계신 많은 분들의 글이 올라와 있군요.
저 역시 언제부턴가 이 곳을 찾았습니다.
작년 9월 저는 어린 나이에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되었습니다.
그 아이를 지우지 않았다면 2개월전인 5월에는 만삭의 몸으로 아이를 낳았을겁니다.
그리고 지금쯤 그 아이 품에 안고 재롱 떠는 모습에 마냥 즐거웠을지도 모릅니다.
임신임을 확인하고 2주후에 아이를 떠나보냈습니다.
불행중 다행으로 전 임신 4주의 몸으로 수술을 했지요.
4주라고 해도 아이의 심장은 박동하기 시작한다는 거...혹시 알고들 계신가요?
아이의 심장이 뛰고 있다는거..참 신기하지 않으신가요..
팔도 다리도 없는 그냥 아주 작은 세포 덩어리 하나 내몸에서 잘라내는 거라고 밤새 내 자신을 위로하며 그렇게 떠나보냈는데..그 아주 작은 세포 덩어리 하나 떼어내는것이 그런 고통일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아이를 내 몸에 보듬고 있던 2주동안 전 좋은것만 보고 좋은것만 먹고 어디 몸이 아파도 약 봉지 한번 입에 털어넣질 못했습니다.
그래도 이 아이를 온전하게 보내주고 싶었던 제 작은 욕심 때문이었지요.
언젠가 몇년 후 사랑하는 제 애인과 결혼하면 다시 꼭 찾아올거라 약속했습니다.
수술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다들 잘 아시겠지만...그 차가운 수술대 위에 다시는 오르고 싶지 않으실거예요.
전 마취가 잘 되질 않아 몇번이나 약을 링거 줄을 통해 더 넣었지만 그래두 말짱하더라구요.
차라리 잠들었더라면 좋았을텐데.. 차디찬 수술도구가 내 몸에 들어와 그 아이를 긁어내는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당장 내 팔에 감긴 억제대를 풀고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
지금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건지 미쳐 나갈 것 같은 죄책감..
의사선생님과 간호사 앞에 두 다리를 벌리고 누워 있는 내 모습이 왜 이렇게 처량한지...
낙태수술을 할때 아이가 수술기계를 피해 이리저리 이동하고 운다는 사실...아시나요..
단 30분에 그 아이를 그렇게 내 몸에서 떼어냈습니다.
얼마나 울었을까요 내 아이는... 얼마나 이리저리 피해다녔을까요...
내 아이는...그렇게 한낱 의료기관에서 배출되는 적출물에 불과하겠죠.
쓰레기가 된겁니다.
전 그런 죄인이 됐습니다. 그런데두 내 몸 위해서 영양제 맞겠다고 회복실에 누워있는 제가..
얼마나 경멸스러웠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수술실로 뛰어가 내 손으로 묻겠다고 내 아이 돌려달라고 소리치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한결같이 제 옆에 있어준...그 아픈 시간을 저보다 몇백배 더 아파하며 좌절했던 사랑하는 제 남자친구를 위해서 전 다시 일어날 채비를 해야 했습니다.
병원에는 혼자 들어선 젊은 여성들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전 행복한 편이었죠.
처음부터 끝까지 남자친구가 함께 했으니까요. 수술실 앞에서 눈물 보이기 싫어 손을 뿌리치고 들어가는 저를 보며 눈물 글썽이는 그 사람을 위해서 절대 나와서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회복실에 몸을 누이는 찰나 그 사람이 들어와 제 손을 잡고 울기 시작했죠.
아마 수술실앞에서 수술이 끝날때까지도 울었을겁니다.
그래도 전 웃어보였습니다. 괜찮다구요...
이 곳 게시판엔 아주 나쁜 남자들이 많더군요. 자신의 아이를 몸에 지녔다는 이유만으로 버림받고 수술한 여잘 이끌고 관계를 원하기도 하는..그에 비하면 전 정말 행복한 여자예요.
아직도 아이 꿈을 꾸고 지나가는 아기들에 눈 떼지 못하고 쇼핑을 하다 아이들 옷이라도 보면 눈물 글썽이는 저를 위해 제 손을 더 꼭 잡아주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 아픔을 얘기하는 여자분들께 제발 악플 달지 말아주세요.
어쩌면 지금 글을 올리는 저 역시도 어린 나이에 무분별한 책임감없는 행동을 지탄받아야 마땅한 사람일지도 모르나....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서 아낌없이 모든 것을 내놓았던 여자의 마음이 더 짓밟히고 상처입지 않도록 같이 아파해 주는 것이... 더 옳을 듯 합니다.
보냈던 아이들은...몇년이 되든...꼭 후에 찾아오시길 바래요.
이젠 아파하는 것 보단....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다시 일어서야 해요.
과거가 있는 여자로 전락하지 마세요.
내 몸이 걸레같다는 그런 추한 생각도 하지 마세요.
앞으로도 더 예쁘고 밝은 사랑만 하시고....서로 사랑하고 싶을 땐 꼭 확실한 피임을 하시구요...다시는 아픈 상처를 되돌리는 행동 하지 마세요...
그리고..꼭 자기 몸을 사랑하세요.
상처는 아물지만 그 흔적은 남는거라죠..
그 흔적마저 바래져 다시 모두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저 역시 이젠 그런 못난 마음 버리고 행복해질겁니다.
사랑을 잃은 당신, 부디 새 살이 돋을때까지 안녕하기를, 당신 피 속에 슬픔이 희석되고 새로운 희망이 수혈될그날까지 당신 건강하기를, 당신안에 새로운 세포가 자랄 때까지...
당신들은...그저 사랑을 했던 것 뿐이랍니다 잊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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