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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외박이네요

매번속는군 |2004.07.16 04:31
조회 4,527 |추천 0

자리만 있으면 꼭 끼는 영업사원을 아기아빠로 두고 있습니다.

 

이시간에 채근하는 아기 달래가며 벌써 200번 넘게 다이얼을 누르네요.

항상 그렇듯 안 받죠

 

늘 핑계는 전화 온 줄 몰랐는데/ 노래방이였어 / 배터리가 없어서...

 

팀회식일때는 말단사원이 선배들 휴대폰 모아놓고 아예 전화연결이 불가능하게 만들죠

 

한 때 넋놓고 어울려 다닐 적에는 12시 전엔 죽어도 못들어오니 그런 남자 찾으라더군요. 결혼까지 하고 나서요.  말하는 것만 보면 미친엑스였습니다. 신혼 초부터 2,3시 넘어 들어오는 주제에요.

 

요즘도 옛날하고 별반차이는 없습니다.

 

잦은 회식과 접대, 직급높은 사람들 술하는 자리는 귀여운 척 꼭 끼고, 회사에서 제일 잘 나가는 양 말하죠. 그 생활에 질린 제가 포기할 때가 많았죠. 시부모님은 남자는 그럴 수 밖에 없대나, 충분히 그럴 수 있대나.... 의지할 구석이 못되니 그 버릇 죽어서도 못 고치겠죠. 

  

육아문제로 항상 마음아파하다 제가 교직인지라 과감히 휴직한지 몇 개월 되었어요. 박봉이라는 교사월급만 못한 수령액으로 살림하기가 어찌나 힘든지 서울서 아파트 사는 사람은 다 알거예요. 전세금 대출이자에 돌 지난 사내아이 키우는데 드는 경비에 너무나 버거워 정말 소고기 사본지 오래됬습니다. 맛이 기억도 안나네. 

 

집에서 아기만 보는 것도 행복하지만, 직장생활하던 저라 답답하고 바깥세상이 그리울 때가 많습니다. 사람이 고픈거 있죠?

 

하루종일 아기 치닥거리하고 목빠지게  기다리면

8시 넘어 들어 온 남편은 ... 밖에서 말 많이 하고 왔으니 나랑 별로 말하고 싶지도 않을 테고, 스포츠 뉴스에 드라마에 텔리비젼 궁금하고, 아기는 이뿐 짓하니까 물고 빨다가,  내일 또 일찍 나가려니 빨리는 자야겠고 ... 남은 애 재우느라 여념이 없는데 베개에 머리대자마자 잠에 빠지고, 또 새벽같이 나가고....

(결혼 후 첫 방학 때 역시 교직에 계셨던 시어머님이 신랑더러 방학이라 집에 있으면 더 너한테 집착하게 된다며 짜증스럽게 말씀하시더라구요, 맞는 말인듯도 한데 왠지 그 소릴 들으니 기분 묘하더군요.늦은 귀가를 참다 못해 고자질했던터라 더더욱요, 그후로 고자질 한건도 안하다가 2주전 외박은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저의 지혜에 맡기시더군요)

 

차라리 내가 나가는 게 여러모로 가정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술을 마시나, 하루12시간 근무를 하나, 외박하길 하나... 차라리 같은 월급이면 그이가 엄마하는 것이 훨씬 아기와 가정을 위해 좋을 것도 같아요.

 

항상...

 

주는 술 다 받아먹고 - 술잔 돌리는 거, 분위기 띄우는 것 등 오히려 자기가 좋아 난릴겁니다.- 필름 끊기

면 어딘지도 모르게 잠들고 나머지 남은 사람들한테 자신을 맡기죠.

 

마누라도 아닌 회사선배가 챙긴답시고 술먹이고 나한텐 택시태워 보내니 푹 자라며 제집에 데려 가질 않나(다음날까지 어떻게 잡니까? 만취해서 택시탔다는데) 집 알리 없는 후배가 사우나로 모시질 않나.

 

하여튼 집에다 전화하면 다 해결될 것들을 남자들은 몰라 그짓들을 합니다.

 

오늘은

 

배터리도 두 개나 챙겼다며 꼭 전화하겠대요.

솔직히 늦는 것도 불쾌하지만, 전화 안 되는게 더 열받잖아요.

그런데 하겠다는 전화는 안 오죠  지문 닳게 재다이얼 눌러도  고객이 못받는 다죠.

함께 있는 사람들은 그 사람 전화 오는 것 다 알텐데 절대 대신 전화 안 받아주죠 정말 돌겠습니다.

 

외박을 시작한지 벌써 6번째입니다.

 

그 다음 날이면, 항상 죽을 죄 지은양 한 번만 용서해달라고 듣기 싫은 소리 계속해 대죠.

 

다시는 안 하겠다는 말은, 기회봐서 잊을만 할때 할게로 들려요. 이젠

 

평생 맘고생할텐데 애 땜에 이혼하는 것도 쉽지 않고 그러자니 넘어가주면  또 그럴테고 아주 죽을 맛이네요.

 

실은 오늘 접대로는 처음 상대하는 거래처랍니다.

전임자 말로는  절대 일찍 귀가라고 들었대요.글쎄.. 하지만 사람 봐 가면서 어울린다고 이 사람 노는 물에 다들 젖었나 봅니다.

 

아무리 애를 쓰고 집에 늦게 가 보려해도 갈 데가 없어 못가겠더만 남자들은 참 놀 곳도 많은가봐요. 쉴 곳도 많고...

 

그나저나 어쩌죠?

별거네 이혼이네 갖은 협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2주가 멀다 않고 또 외박이니... 먹었다 하면 필름 끊겼다 주장하는 이 몹쓸 남편을 어떻게 해야 한답니까?

시부모 왈, 가는 절대 나쁜 짓 할 애는 아니다. 외박은 술먹다 수 있지만, 필름 자주 끊기는 것은 건강에 안좋은데 하면서 정말 부모님다운 말씀으로 부채질을 하시죠.

솔직히 내가 믿고 싶은대로 믿는 것 아닙니까? 무슨 짓을 하고 다니던 말이죠.

안 본이상 그 사람 잔데가 진짜 선배네인지, 사우나인지, 회사인지 그 아무도 모르잖습니까?

 

시작이 어렵지 다음날 새벽 3,4시 퇴근하던 사람 외박 시작하니 이젠 간이 붓나봅니다.

마누라 원성 하루면 끝이니까요.

 

아침부터 아기 뒷치닥거리 하려면 자야하는데 이럴 때마다 화가 치밀어 올라 잠도 안오고

차라리 안하면 덜 열받기나 하지 오기로 계속 전화해대 결국 화만 돋우고 마네요.

 

제가 연락도 없이 외박했으면... 안 봐도 비디오죠.

네가 엄마 맞냐고 시댁 식구들, 남편 그러겠죠. 남자는 그럴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태어나서 군대안간 것, 애 낳은 것 빼면 남자랑 다를 것 없이 자랐는데 여자가...라며 끝도 없이 토다는 것은 어른들 그리고 남자들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아요.

 

잠을 못자 정신이 몽롱해 주저리 주저리 이상한 말만 늘어놓는가봐요.

꿈을 접고 아기 키우는 것에 행복을 느끼고 싶은데

그것에만 몰두 할 수 없는 게 사람이잖아요.

나도 인정받고 싶고, 존경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다 포기하고 아기만  건졌다 했는데 그것도 아니다 싶어요. 이미 난 행복한 엄마가 못되잖아요.

행복한 엄마가 아이도 행복하게 크는데

지금의 날 닮아 우울한 아이를 만들면 어쩌나 걱정입니다.

돌쟁이가 야단치면 고개를 숙인다니 참 말이나 됩니까.......태교부터 술로 속썩이는 남편땜에 분노와 좌절을 가르친 것 같아요.

 

이제 힘드네요.

전 어쩜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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