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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치산 모기

강나루 |2004.07.25 15:18
조회 315 |추천 0

  어린시절 학교에서 오는 길이나

  들판에서 아이들과 놀다가 뱀이나 개구리를 만나면 대단한

  놀이감을 만난 듯 작대기로 툭 툭 치면서 놀다가

  끝내 죽여서 뱀은 단풍나무에 매달았다.

  살아나면 집으로 찾아와 복수를 한다고 믿었기에 난도질을 해서

  걸어놓았다가 다음날도 매달려 있어야 안심이 되었다.

  개구리는 닭이나 새매의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다.

  논두렁을 거닐다가 살이 잘 오른 억먹지를 보면 끝까지 쫓아가서

  작대기로 후려쳤다.

  그러다가 목소리가 굵어지고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죽임에 대한

  죄의식이 생겨났다.

  더이상 작대기를 들고 다니지도 않았고 길을 가다가 뱀이나 개구리는

  물론이고 지렁이도 피해서 다녔다.

  그게 마음 편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살아있는것을 있던 그대로 살려둠으로서

  마음편함을 느끼면서 미물들에 대한 살생을 멈추었다.

  .............

 

  지금 사는곳이 도시이지만 가까이에 산이 있어 모기가 많다.

  내 몸에 모기가 싫어하는 어떤 물질이 있어서인지 아니면 지들이 공격하지

  않으면 나도 해꼬지하지 않음을 알아서인지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자도

  물지 않았다.

  집에 모기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로 평온했고 어쩌다 두어마리

  보여도 소 닭보듯하며 지냈다.

  놈들이 나를 물지 않고 잘때 잉~ 잉 거리지 않으니 굳이 잡아야 할 이유를

  느끼지 않았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예외였다.

  어머니나 동생네 식구들이 다녀가면 왠 모기가 그리 극성이냐고 한마디씩 한다.

  한달전에는 시골에서 친구가 와서 자고 갔다.

  나는 술에 취해 세상 모르고 잤는데 녀석은 밤새 모기와 씨름하며 물린 자리

  긁느라고 제대로 자지도 못했다고 하소연이다.

  장마가 한창이던 보름전

  잠이 들 무렵에 모기들의 반란이 시작되었다.

  두어놈이 귓가에서 잉잉거리고 팔이며 다리를 무차별 공격하는데 모기약이

  없어서 속수무책 당하다가 불을 켜고 한마리씩 원시적인 방법으로 때려잡았다.

  창문을 닫고 수십마리의 반란군을 제압하고 나니 잠이 확 달아나며 부아가 났다.

  이놈들이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더 이상의 평화는 없었다.

  다음날부터 전면전에 들어갔다.

  더 이상의 화해는 없었다.

  이놈들은 전에 평화로이 공존하던 녀석들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놈들이었다.

  창을 닫고 모기약을 뿌리고 누우면 한동안 잠잠하다가 약발이 떨어지면

  어느 구석에서  기어나왔는지 떼로 나타나서 공격하고 불을켜면

  감쪽같이 숨어버린다.

  놈들은 잘 훈련된 정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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