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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당신과 이렇게 살거야***

커피향 |2004.07.27 10:09
조회 592 |추천 0


나 늙으면 당신과 이렇게....





가능하다면 꽃밭이 있고

가까운 거리에

숲이 있으면 좋겠어.




개울 물 소리

졸졸거리면 더 좋을 거야.

잠 없는 난 당신 간지럽혀 깨워

아직 안개 걷히지 않은 아침

길 풀섶에 달린 이슬 담을 병 들고 산책해야지

삐걱거리는 허리 주욱 펴 보이며

내가 당신 "하나 두울~~"

체조시킬 거야






우리의 가는 머리카락이 은빛으로 반짝일 때

나는 당신의 이마에 오래 입맞춤하고 싶어.

사람들이 봐도 하나도 부끄럽지 않아.




아주 부드러운 죽으로

우리의 아침 식사를 준비할 거야.

이를테면 쇠고기 꼭꼭 다져넣고

파릇한 야채 띄워 야채죽으로 하지

깔깔한 입안 이 솜사탕 문듯 할거야

이때 나직히 모짜르트를 울려 놓아야지



아주 연한 헤이즐럿을 내리고

꽃무늬 박힌 찻잔 두 개에 가득 담아

이제 잉크 냄새 나는 신문을 볼 거야






코에 걸린 안경 너머 당신의 눈빛을 읽겠지

눈을 감고 다가가야지 서툴지 않게

당신 코와 맞닿을 수 있어

강아지 처럼 부벼 볼 거야.

그래 보고 싶었거든...





해가 높이 오르고

창 깊숙이 들던 햇빛 물러 설 즈음...

당신의 무릎을 베고

오래오래 낮잠도 자야지.

아이처럼 자장가도 부탁해 볼까...?





어쩌면 그 때는

창 밖의 많은 것들

세상의 분주한 것들

우리를 닮아 아주 조용하고 아주 평화로울 거야



눈이 내릴까...

봄엔 당신 연베이지빛 점퍼 입고

나 목에 겨자빛 실크 스카프 메고

이른 아침 조조 영화를 보러갈까...?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같은가을엔

희끗한 머리 곱게 빗고

헤이즐럿 보온병에 담아 들고낙엽 밟으러 가야지.





저 벤치에 앉아 사진 한번 찍을까.

곱게 판넬하여 창가에 걸어두어야지

그리고 그리고 서점엘 가는 거야




책을 한아름 사서들고 서재로 가는 거야

나 늙으면 그렇게~~그렇게 당신과!

살꺼야~~~

<< 아름다운 글에서>>

**노래:김경남/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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