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醜面游龍 (22)

솔아 |2004.07.28 11:10
조회 842 |추천 0

 

“존장의 명이니 따라야 할까요?” 연아는 허초를 삼초 시전 하였다.

유혼교주는 싸늘한 웃음을 날리며 “종아, 좋아!” 하더니 먼저 벽공장을 쏘아낸다. 연아도 이에 맞받아 무영장으로 반격하였다 “콰콰쾅” 하는 폭음과 함께 장력이 맞부딪친 자리에는 한자 깊이의 웅덩이가 생기고 흙과 돌이 비산하여 두 인영이 보이지 않는다. 잠시 흙먼지가 가라앉자 유혼교주와 연아의 모습이 보이는데 연아는 세 걸음 물러나 섰고 유혼교주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있다. 장력에서 연아가 밀린 것이다.

“흠.. 네놈의 내력이 이정도일 것으로는 생각 안했다. 내가 과소평가 했구나.”

“하하.. 저도 당신의 공력이 그리 높지 않다는데 실망했습니다.”

“우하하하... 아직 내 앞에서 그리 말하는 인간이 하나도 없었는데 네가 처음 그리 말 하는걸 들으니..”       

“앞으론 그런 말 많이 들으실 것으로 사료됩니다만..”

“입으로 하는 게 무공은 아니지. 자! 받아라!”

“여부가 있겠습니까?”다시 강하게 맞부딪치는 장력의 힘에 주변의 한자정도 되는 나무마저 부러지며 휘날린다. 두 번째 격돌의 결과 연아는 휘청 휘청거리며 흔들렸고 유혼교주는 한걸음 물러선 정도였다. 역시 내력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연아는 울컥 올라오는 기혈을 누르느라 입술을 깨물며 참자 이번에는 단전에서부터 올라오는 한줄기 진력이 백회까지 치밀어 오르며 격탕된 기운을 흡수하여 안정시키는 것이 아닌가. 오히려 강한 충격으로 인하여 연아 체내에 감추어져있던 진기를 흡수하면서 더욱 강한 진력이 생성되는 것이었다.

이런게 기연일까? 아니면 전대에서부터 내려온 안배일까? 진력을 추스른 연아는 비틀거렸던 신형을 바로 하여 마치 반석위에 뿌리내린 고송처럼 굳건하게 섰다. “대단 하구나. 내 강호 출도 이래 처음으로 내력을 겨룬 게 너인데 이처럼 받아 내리라곤 생각 못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끝까지 가 봅시다.” 

“이놈이 아주 정신 못 차리는구나. 아주 끝장을 내보자!”

다시 격렬하게 부딪치는 장력의 힘에 주변 삼장 내는 완전히 초토화가 되었다. 관전하던 양쪽 진영에서는 모두 대경실색하여 사람의 힘이 아닌 그들의 힘에 넋이 나갈 정도이다.

“스 윽”하는 소리와 함께 유혼교주가 검을 빼어드는데 검명도 검봉도 보이지 않는 검은색의 검이다. 연아도 진운검을 급하게 빼어드는데 진운의 푸른색이 선명하다. 유혼교주의 묵광검이 느리게 움직이는 듯 했지만 연아의 요혈을 전부 노리고 있는 듯 검로가 보이지 않았다.  연아도 자신의 검에 내력을 최대한 주입하여 최대한의 검막을 쳐놓고 대응해 가는데 은근한 흡력이 자신의 검에 작용하여 운검에 부자유스러움을 느낀다.

유혼교주의 검이 마치 자신의 진운검을 잡아당기는 듯한 느낌을 받은 것이다. 연아는 내력으로 이를 막으려 하였으나 검신이 떨림을 일으키며 반응하자 당황하게 되었다. 이때 유혼교주의 검도가 쾌검으로 변하여 무서운 속도로 짓쳐 오는 게 아닌가. 당황한 연아는 황급히 몸을 물려 피하려 하였다. 하지만 일정한 간격으로 따라오는 유혼교주의 검은 여지 없이 연아의 유근혈 부근을 스치고 지나간다. “카 캉” 쇠와 쇠가 부딪치는 소리 같다.

황급히 몸을 빼어 자신의 가슴을 보니 옷자락이 길게 베어져 겨우 붙어있다. 둔중한 통증이 가슴에 느껴지는데 다행히 상처가 없는듯하다. “네놈이 금강철괴가 되었느냐? 어찌 나의 묵혈에 맞고도 상처가 없지?” 연아도 의아하였지만 반짝하고 생각나는 게 천잠보의였다.

짐짓 딴청을 떨며 연아는 “하하하... 불초 금강불괴는 아니나 그 정도의 검에 찔려 피를 흘릴만한 무공을 익히지는 않았소. 내 피를 보려면 좀 더 힘을 내셔야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연아는 즉시 검을 고쳐 잡고 이번에는 선제 공격을 한다. 현음 외경편의 불광보조를 펼치며 짓쳐 들어가자 검봉에 마치 부처님의 후광 같은 환영이 8개가 보이며 팔방에서 한꺼번에 찌르고 들어가는 듯 연이어 서래범음이 펼쳐지자 잔잔한 가운데 은은한 검명이 대기에 공명을 일으켜 유혼교주에게 느릿느릿하게 다가서는데 유혼교주는 막을 초식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당황하였다. 부득불 묵검을 최대한의 내력으로 내뻗어 양패구상하려는 듯 휘두른다. “차 창” 경쾌한 금속성과 함께 두 검이 맞붙었고 유혼교주와 연아는 검에 내력을 실어 서로 밀어내고 있다. 장력을 겨룰 때 연아가 일방적으로 몰렸으나 검으로 대치하는 지금은 전혀 밀리지 않고 표정에도 오히려 여유가 있어 보인다.

진운검과 묵검이 바르르 떨며 서로의 검로를 막을 때 연아가 돌연 하늘을 찌르는 듯한 기합과 함께 진운을 털어내자 “콰쾅”폭발음이 터지며 두인영이 삼장이상 서로 물러난다.

“헉, 이럴 수가...” 유혼교주가 놀라는 기색이 완연하다. 검으로도 몇 초식을 겨루었으나 아직 연아의 내력을 짐작조차 못하고 특히 자신의 검도가 연아의 검도를 능가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아차린 듯한 표정이다. 연아는 조금 자신감이 생기자 연달아 삼초를 계속 펼치며 유혼교주를 핍박하자 마주 대항하지 못하고 유혼교주가 바람처럼 물러난다. 아무리 공격하려 하여도 유혼교주의 전광석화와 같은 신법을 따라가며 타격을 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이 서자 연아는 교룡편을 사용하기로 하고 허리에 감았던 교룡편을 풀어내어 왼손에 쥐었다.

“촤 르 륵” 교룡편이 꼿꼿하게 일어서는 소리가 경쾌하다. 마치 독사가 목표를 노리듯 독아를 번쩍이며 일어선 교룡편은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유혼교주를 향하여 쏘아져 나가고 유혼교주는 묵혈검을 휘둘러 교룡편의 예봉을 막아나간다. 또다시 정신 못 차릴 정도의 공격과 방어를 해 나가는 이들의 무공은 마치 천신들의 무공 경연 같아 보였다. 그대로 삼장이상의 허공으로 올라 검과 편으로 대결하는 이들은 서로에게 아무런 상처를 주지 않는 약속대련처럼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만 기실 그 속에는 무시무시한 암경과 내력이 깃든 초절의 무공을 겨루는 것이었다. 서로 공방하기를 삼백여초 끝도 없이 펼쳐지는 이들의 공격과 방어는 한 치의 기울기도 없이 펼쳐지고 있었다. 유혼교주는 오늘의 공격이 이미 연아의 출현으로 인하여 승산이 없다고 판단을 하게 되었다. 그러자 악이 바친 듯 자신의 최상승 검초를 연달아 펼치며 끝장을 볼 것처럼 무지막지하게 덤벼든다. 연아는 침착하게 유혼교주의 한초, 한초를 파해하며 가깝게 혹은 멀게 자신의 무기의 잇점을 이용하여 유연한 공격과 방어를 하였다. “깡 촤르륵” 검과 편이 부딪치며 엉켰다. 서로 내력으로 상대 병기를 제압하기 위하여 진력을 쏟자 팽팽한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면서 공기를 누르는 듯 무시무시한 압력이 이들을 감싸고 있다. 그때 영주 중 한명이 돌연 장내에 뛰어들어 연아에게 급습을 한다. “네 이놈!” 유혼교주가 석장이상 날아오르며 연아를 향한 공격이 아니라 자신의 수하인 영주에게 검광을 쏘아낸다. “아악” 비명과 함께 연아를 급습하던 영주의 가슴이 열리며 쓰러진다.

“오늘 완벽하게 우리가 패했다.” 땅으로 내려오며 유혼교주가 말했다.

“아니요. 우린 누구도 이기지 못했소.”

“하하하..... 하지만 네놈 혼자서 우리 유혼교를 막아낸 것으로 여기겠다.”

“앞으로 우리 유혼교는 진천장을 공격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유혼추살령을 내려 모든 유혼교도가 너를 보면 반드시 피를 부르도록 한다.”

“음... 꼭 그렇게 피를 보아야 하겠소?”

“하하하... 오늘 나 낙구백이 강호 출도 이래 제대로 된 적수를 만났고 또 그적수를 예우하여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조심해라 우리 유혼교의 공격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니까.”

“명심하겠소.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요. 그들도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할터이니...”

“네놈 무공의 근원을 알지 못했으나 한 가지 단서를 찾았으니 내 생각해보면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무에 그리 대단하다고 자꾸 그러시는지 모르겠소.”

“하하하 청산이 있으니 땔감을 걱정하겠느냐? 이제 자주 만나게 될 것이다.”

“얼마든지, 초청하시면 방문이라도 하지요.”

“우리는 철수한다. 뒤처리를 하고 빨리 돌아오도록 하라.” 하는 소리와 함께 몸을 날리자 순식간에 사라진다. 이윽고 유혼교도들도 시신과 부상자를 수습하여 썰물처럼 빠져나가자 정적만이 남았다. “와아” 잊고 있었던 함성이 터지며 달려 나오는 장내의 제자들이 연아의 주변을 감싸며 기쁨의 함성소리를 지른다. 나장주와 노사가 가까이 다가와 연아를 격려해 주었다. “정말 장하네.  유혼교의 공격을 아무런 피해 없이 막아낸 자네가 정말 고맙네..” 

“오빠, 정말 대단하시네요. 정말로..” 선아도 나서며 말을 한다. 연아는 쑥스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자부심이 생기기도 하여 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인사를 주고받으며 장내로 들어오자 연아는 좀 쉬어야겠다고 말하고는 방으로 돌아와 잠시 연공을 하며 아까 중궁과 단전에서 치밀어 오르던 잠력을 떠올리며 운기조식을 하였다. 하지만 그 잠력이 다시 발생하지 않았다. 잠시 무아지경에 들었다 빠져나오는데 전에 없이 방에서 향기가 풍기는 게 아닌가? 눈을 뜨자 선아가 탁자에 앉아서 자기가 운공하는 것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언제 들어왔는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들어와 지기를 보고 있는 선아를 보자 당황하여 “어... 언제 들어왔지? 나도 모르는 사이에...”

“피이, 내가 들어오는지도 모르고 운공하기만 했으면서 뭘....” 뾰루퉁 하게 대답하는 선아의 표정이 귀엽다. “하하하... 내가 연공하느라 모르는 건 당연하지만 어떻게 여길 왔는지 궁금하네.”

“연오빠, 오빠는 무공이 어느 정도예요? 종잡을 수가 없네요?”

“글쎄.. 나도 모르겠는 걸. 아직 완전한 수련이 안 되어서 많이 배워야 해.”

“그럼 다 익히면 천하무적이겠네요?”

“후후후... 천하무적이 아무나 되나? 삼성도 있고 사제 그리고 강호에는 은거한 고인들이 무수하게 많아서...”

“나에게는 언제 가르쳐 줄꺼예요?”

“지금도 배우고 있잖아.”

“빨리 배우고 싶으니까 그러지요.”

“그럼 빨리 배우면 되지..후후후...”

“말로만 그러지 말고 빨리 가르쳐 주세요.”    

“배우는 사람이 열심히 배우면 되지. 아무리 빨리 가르쳐 주려해도 배우는 사람에 따라 성취도가 다르니까.”

“말장난은 그만하고, 오늘 저녁부터 특별교육 해주세요. 되죠?”

“그러지 뭐” 대답한번 쉽게 한다. 연아는 빙그레 웃으며 다시 운공에 들어가고 선아는 조용히 앉아서 연아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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