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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커플...드라이브 하다...

해피 걸~ |2004.09.13 12:14
조회 1,882 |추천 0

 첨으로 글을 오리네요. 너무 행복하기도 하고 그냥 저의 이런 작은 행복을 자랑하고 싶기도 해서 이리 몇자 적어요.

 

우리커플은 만나지 4년이 되어갑니다. 친구 소개로 만나서 어렵게 어렵게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서로 동갑인 커플은 아마 이해 하시겠지만 저희도 여느 동갑 커플과 마찬가지로 제가 먼저 회사 생활을 시작했어요. 더욱이 사귀고 얼마 안되서 남친 집에 놀러를 가보니 집안 형편이 그리 썩 좋은 편이 아니더라구요. 평소에 데이트 비용도 없이 나올 때가 많았던 남친이었지만 집안 형편이 그정도일거라곤 생각 못했어요. 그러다 형편이 많이 안좋아서 학교까지 그만두게 된 그 사람에게 제가 함부로 돈 때문에 투정을 부릴 수가 없더군요.

 

여자는 본디 하늘이다 라고 항상 가정교육을 받은 덕인지 ..탓인지,,암튼 그 사람은 사귄 처음보다 매일매일 더 저에게 잘해주고,,짜증을 내는 것은 비인격적인 동물이나 하는거라고 할 정도로 항상 고운말만 쓰고 조금이라도 돈이 생기면 저에게 짜장면이라도 사줄려고 했어요.

 

하지만 이런 정성과 사랑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저도 모르게 속물근성이 밀려와서 짜증을 내긴 했죠. 누구는 부잣집 아들 만나서 차도 타고 다니고 밥값도 남자가 척척내는데....물론 입밖으론 내지 않습니다. 남자의 마지막 자존심을 전 무시하고 싶지 않습니다. 당연히 그 사람도 이 부분에 대해서 알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여자에게 해주고 싶은 만큼 다 못해주고 갈수록 약해지는 모습 보여주는 그 사람 마음은 오죽할까요...ㅠㅠ

 

시간은 흘러흘러 벌써 4년이란 시간이 지났네요. 웃고 울고 하던 시간속에 잊지못할 기쁨도 있고 슬픔도 있네요. 가끔씩 뜬금없이 찾아와 같이 퇴근도 해보기도 하고 바늘끝 같은 겨울바람속에 차비없이 집까지 걸어도 와보고,,심하게 싸워서 죽니 사니 해본적도 있고..ㅋㅋ

 

돈이 모두가 아니지만 가끔은 돈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한참 잼있게 데이트하다가 돈이 바닥나서 (그렇다고 호사스런 데이트도 아닌데 말이죠. ㅎㅎ) 집에 아쉽게 가거나..우리 두사람 앞에서 다른 연인들이 좋은 승용차 타고 유유히 사라질 때..가슴이 좀 쓰린건 사실이더군요...그래도 매번 다짐하죠...돈 많은 남자라도 우리 그 사람처럼 따뜻한 마음과 여자친구에 대한 멋진 배려심은 살 수 없다...솔직히 여자 문제 돈 문제로 속썩히는 남자들 많잖아요...(자기 위로 ㅎㅎ)

 

데이트를 하면 그사람 밥값내고나면 돈이 없어요. 그러면 저는 어차피 쓸 돈을 그 사람 지갑에 넣어 줍니다. 계산을 하는 여자친구 뒤에서 잘먹었어라고 얘기하는 그 사람 눈빛이 너무 안쓰럽게 느껴진 후로는 줄곧 그리하고 있습니다. 남자 체면 살리는 방법중 하나죠..ㅎㅎ

 

요즘은 먹고 사는 방법을 찾는 중에 몇개월간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2차에 턱하니 합격을 하더군요..오는 18일날 1급도 붙고 해서 그 사람이 원하는 기능사 자격증도 하루 빨리 땄으면 좋겠어요. 2차에 붙었다는 날도 소식을 듣고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몇개월간 고생한 그사람도 어찌가 기뻐하는지..세상을 다 가진 것 같더군요..ㅠㅠ

 

또 어제는 그 사람이 드라이브도 시켜줬네요. 얼마전에 아버님이 어려운 형편이지만 사정상 차를 하나 구입하셨는데...저녁에 그 차를몰고 집앞에 왔더군요..백마탄 왕자님이죠..ㅋㅋ 평소에 남자친구 옆에 멋진 썬글라스 머리에 얹고 있는 여자들이 다 저 아래 있는것 같더군요. 정말 가슴이 벅차다는 느낌을 알겠더군요. 물론 아버님 차지만 전 너무 행복했습니다. 짧은 드라이브였지만 그 사람도 이렇게 집까지 태워줄 수 있는게 꿈만 같다고 하더군요. 물론 흉내내는 것에 불과했지만 저흰 진정 행복한 커플이었어요.

 

흔히들 말하는 편하고 부유한 연애 생활을 위해서 4년전 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등을 졌다면 어제의 저의 모습은 그냥 순정 만화에나 나오는 얘기가 되었을 거에요. 한사람을 믿고 기다려준다는 건 정말 외로운 길이지만 그럴 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는것 같아요.

 

돈없는 남친과 사귀시는 모든분께...당당히 말하고 싶어요. 그사람의 현재를 사지말고 그사람의 미래를 사라고...

 

행복한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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