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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일주년인데 십년은 산것같아요.

지나가다.. |2004.10.11 12:20
조회 17,158 |추천 0

헉! 어쩌다 오늘의 톡까지 올랐다니. 얼떨떨 하네요.

근데 저는 대단한거 아니구여.

사실 지금도 후배나 친한 사람들이-남자든 여자든-시부모모시고 살려고하면

가방싸들고 말립니다.

맏며느리자리에 시집가는것도요,^^

다만, 제가 그나마 버티고 행복할수 있는 이유는,

아래 리플러님의 말씀따라 울신랑이 제 마음을 알아주기때문입니다.

저랑 저희 친정엄마가 늘 하는소리가 있는데요-저희 친정엄마도 고된시집살이 아직도 하고계십니다-

남자만 여자한테 잘하면, 아무리 고된 시집살이도 다 해낼수 있다고요.

단편적인 집안살림도와주고 이런거 말구여,

부부사이에 깊은 신뢰와 믿음이 있으면 못해나갈 일은 없나봅니다.

암튼 글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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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겨우 일년됐으니 신혼인데도..

벌써 한 십년은 산듯한 느낌이네요.

신랑이랑은 캠퍼스커플로 5년 연애하다 작년에 결혼했어요.

대학때 결국 연애만 했죠 ㅡ.ㅡ;;

저희 어머니, 뇌졸증이십니다.

저는 첨 어머니를 병원에서 만났고, 지금은 걍집에서 계십니다.

쉽게말하면 중풍이시죠.

시부모님.. 다 어렵지만, 저희 어머니는 환자시라서 더 어려웠습니다.

남들처럼 시어머니랑 백화점서 쇼핑도 같이하고, 음식도 배우고..

철없이 그런거 꿈꾸다가.. 남친어머니 만나 모든 꿈이 산산히 깨졌습니다.

첨부터 분가는 꿈도 못꿨습니다.

아버님도 가정적이지 못한데다..

신랑은 전형적인 장남에 효자라서 딱잘라 이야기하더군여.

너라면 너희 부모님 아픈데 따로살고싶겠냐.. 대신 내가 너희 부모몸안좋으면 그땐 책임지마.

전 막내라 책임감도 덜하고 그런데, 그런이야기를 들으니 사실 막막하더라구여.

근데, 연애하면서 어머니 대소변 다 받아내는 신랑을 봐온터라,..

쉽게 분가하자소리 못하고 걍 첨부터 같이 살기시작했습니다.

근데요.. 그런 조건에도 시집식구들 결혼할때 바라는거 많아, 바리바리 해가야했고,

그런저런이유로 정이 안가 첨엔 정말 고생많이했습니다.

간병인이 있어도 아래위층 큰집살림살이 넘 힘들더군여.

첨엔 회사를 다녔었는데, 결혼한지 한 6개월지나 울시어머니, 환자들 까다로운 성격탓에

간병인이 그만둬버려서 결국 제가 회사도 그만뒀습니다.

간병인구할때까지 3달간..

어머니 뒤치닥거리에 대식구챙기기..때되면 제사지내야지..

모든걸 혼자해내기엔 제나이가 너무 억울한것 같아 미치겠더군요,

신랑이랑 정말 죽도록 싸웠습니다.

아무리 5년을 연애해도..추억이없는 사람 병간호하기는 단하루도 쉽지않더군여.

게다가 울어머니 아무리 아프셔도 시어머니노릇은 하시는 분이시니.. 정말 힘들었습니다.

3달뒤 간병인 구해지고..신랑이랑 이혼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신랑도 참다참다.. 이젠 자기도 억울해서 못살겠다더군여.

자기도 어쩔수없는 상황인데, 자기더러 이렇게까지 원망하느냐고.

저도 애없을때 헤어지는게 낫겠다싶어 서류를 준비하는데..친정부모님생각나 차마 못하겠더군요.

서로 냉각기를 가지고 살다,,

제가 마음을 바꿔먹었습니다.

하루를 살아도 재밌게살려고 결혼한건데, 서로 좋아서 한 결혼인데..

생각해보니 상황이 어렵다는 핑계로 그동안 남편의 장점은 하나도 못보고 살았던거에요.

경제력있고(워낙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덕분에 돈걱정 안시키는 신랑이고..

책임감강하고, 저밖에 몰라 바람은 꿈도 안꾸고..늘 변함없는 성격에,

폭력이나 도박이런건 전혀 상상도 못하는 사람인데..

저도 남편을 향해서 조금씩 마음을 열었더니,,

신랑마음도 순식간에 풀어졌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추석이 바로 제 결혼일주년기념일이어서..

둘이서 동동주한잔 놓고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제마음속에 시부모님이 들어와있더군요.

결혼전엔 그렇게 어렵기만한 사람들인데.. 저희 부모님만큼은 아니어도 애틋한 마음도 들고,.

무서웠던 시아버님.. 이젠 따뜻한 마음도 느껴지고..

저보다 나이많은 시동생-아직도 용돈타가는^^ 걱정도 많이되고..

저혼수살때 이것저것 간섭해서 미웠던 시누이도, 자기네 시댁에서 어려운점있을텐데 하고

걱정도 되구여. 추석연휴땐 따로 선물꾸러미라도 챙겨줄려고 노력하다보니.. 시누이도 절 많이 챙겨주더라구여.

이젠 저도 나름대로 섭섭하면 그때그때 이야기하고 털어버리고, 아버님혼도내고^^

그러다보니 섭섭하고 속상한게 점점 없어지더라구여.

 

물론, 아직은 시집살이가 편하진 않습니다.

특히나 늘 나가는거 많은 맏며느리 자리.. 이런자린줄알았으면 절대 결혼안했을거에요.

근데요, 울친정어머니 말씀이. 시댁에서 속썩이면 남편은 속안썩이고, 시댁이 괜찮으면 남편이 속썩인대서.. 그거 믿고 오늘도 씩씩하게 산답니다.

별내용아닌이야기 걍 주저리 해봤습니다,.

열분들도 다들 행복하셨음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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