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건을 재 구성하는 그녀를 보며 강반장이 김필우에게 물었다.
“김필우… 넌 왜 채연을 자극해서… 죽음을 재촉하지?”
“…”
“원본은 장소를 모르면 영원히 봉인될 거야… 그런데도 넌 죽으려 하고 있어… 그렇다면, 지금 이곳 외에 필사본이 또 어디엔가 있다는 애긴가?”
채연이 말했다.
“지금 이순간, 원본은 봉인되었어. 그리고 필사본 하나는 지금 여기 내 수중에 있어. 둘 다 필우 네게는 의미가 없지… 그렇다면, 또 하나의 필사본이 있다. 하지만 어디에? 만약 존재한다면, 지금 이 순간 그 마지막 필사본은 이미 공개되었어야 해. 그래야만 지금 여기서 죽을 네 녀석한테 의미가 있는 거야.”
“이미 공개 되었다고?”
강반장은 매우 혼란스러웠다.
“그림자 사이트”
강반장이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때, 필우는 엷게 미소 짓고 있었다.
“…”
미소 짓는 그를 보며, 채연도 웃으며 말했다.
“시키는 것 밖에 할 줄 모르는 네 녀석 치고는 꾀 똑똑한 짓을 했군… 마지막 필사본… 그건… 네트웍상에 떠 다니는 전자북! 이란 건가?”
“그래… 그림자 사이트에 숨겨져 있지… 그리고 전자북은 이미 ‘그림자 살인’ 동호회에 공개되어 있어. 물론 암호화 되어 있지만… 사실… 이 도서관에는 아프리카의 끝이란 밀실이 존재하지 않아. 그러니까 두 번째 그림자 살인에서 의미하는 아프리카의 끝은… 이 도서관이 아니라… ‘그림자 살인’의 네트워크 속이야… 이 수수께끼를 풀고 여기까지 온 사람은… 누구나 진실을 열람할 수 있지… 일기는 전부 소스화 되어 있으니까 말이야…”
그 말을 하고는 순간, 김필우는 숨겨진 총을 꺼내서는 강반장을 쏘았다. 이 갑작스러운 공격에 강반장은 피를 쏟으며 바닥에 쓰러졌다.
“나한테서…누나를 빼앗은 네 녀석 만큼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어… 절대로…”
“빌어먹을… 허깨비만 쫓고 있었다니…”
강반장은 숨을 헐떡거리며… 자신을 한탄했다. 그때, 갑자가 김채연은 김필우에게 다시 한방의 차가운 쇠 덩이를 밀어 넣었다. 그리고 필우는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살인의 완성인가? 어째서… ‘그림자 살인’ 사이트의 FTP에 접속하지 못하면… 사이트를 폐쇄할 수 없을 텐데…”
채연은 미소 지었다.
“누나… 이미 알고 있구나…”
“사이트 개설은 이미 내가 일기에 지시한 데로 일 테고… 넌 그 룰을 지켰을 테니까… 그러니까… 그 정도 밝혀 내는 건… 미스터리를 푸는 재미 정도로 받아주었지…”
강반장은 충격에 계속 멍해지고 있었다.
“지금까지의 살인도… 이미 네가 만든 시나리오인가?”
강반장은 김필우에게 물었다.
“이봐. 김필우… 필사본에 빠진… 이 일기의 마지막 장은 어떻게 맺지?”
“사실은 나도 몰라… 그 마지막 장이 완성되기 전에…내가 가지고 도주했거든…”
“젠장… 완성되지 않은 참회록 인가?”
두 사람은 지금 죽어가고 있었다. 고통에 신음하며 김필우는 마지막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원본을 누나의 시나리오 대로 그 책을 없앴을 거라고 생각해?”
“물론 아니야… 넌, 오랜 전에 종적을 감춘 것처럼 두 번째로 내 명을 거역했어. 한마디로 지금까지도 너는 정말 말을 잘 듣지 않는 철없는 꼬맹이야.”
“내가 없애지 않았다고 믿으면… 그 책의 봉인은 어쩌려고… 설마 그것도 미스터리를 푸는 재미로 남겨 둔건가?”
“아니. 이미 확보했어”
“뭐?”
두 사람은 동시에 큰 충격에 빠졌다.
“이걸 찾는 거야?”
그때 책의 원본을 들고 나타난 여자 있었다. 그것은 또 하나의 김채연 이었다.
“이.. 이건…”
충격에 두 사람은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
그리고 책 원본을 채연에게 넘긴 그 여자는 갑자기 가면을 벗었다. 그것은 정수아 였다.
“넌?”
“이건?”
필우와 재우는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 스스로 자아가 붕괴될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들이 보는 앞에서 태연하게 채연은 정수아에게 키스했다.
“그 동안 내 역할을 대신 수행해 준 수아 야… 두 사람 다 안면이 있지?”
두 사람은 죽어가며 침묵했다.
“마지막 유언 정도는 들어줄게… 뭐야?”
그러나 두 사람은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계속 침묵했다.
“어서 말해!”
마지막 질문은… 어처구니 없게 지금 두 사람은 같은 것을 물었다.
“그날 밤”
“그것은 너였니?”
이 예상을 빗나간 어처구니 없는 질문에 채연을 실소를 금치 못했다. 그녀는 지금 소리 내어 크게 웃으며 두 남자를 비웃고 있었다.
“깔 깔 깔 … 한심한 남자들… 깔 깔 깔 …”
한참 웃다가 굳은 얼굴로 웃음을 뚝 그치고, 그녀는 원본을 자신의 품에 챙겨 넣었다. 그리고 정수아는 필사본을 집어 들었다. 필사본을 집어 든 정수아는 이미 꼼짝도 할 수 없는 김필우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필사본의 내지를 찢어서 그의 입에 밀어 넣으며 말 했다.
“일곱째 천사가 소리 내는 날 그 나팔을 불게 될 때에 하나님의 비밀이 그 종 선지자들에게 전하신 복음과 같이 이루리라… 가로되 네가 가서 바다와 땅을 밟고 섰는 천사의 손에 편 책을 가리라 하기로 내가 천사에게 나아가 작은 책을 달라 한즉 천사가 가로되 갖다 먹어 버리라…”
강반장은 그 광경을 보며, 중얼거렸다.
‘살인의 완성이란 말인가…? 아냐… 아직…’
정수아는 필사본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그것을 책 더미 속에 던져 넣었다.
도서관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진실이 묻히고 있었다. 그때 열람실을 떠나려는 채연에게 강반장이 물었다.
“그럼 마지막 희생자는 누구지…?”
“뭐?”
채연은 강반장이 이 마지막 질문에 크게 놀랐다.
“너…”
강반장은 미소 지었다. 그러나 그때 정수아는 아무것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채연은 마지막으로 강반장의 숨을 거두는 그의 미소 짓는 얼굴일 지켜보았다.
‘안녕’
결국, 둘은 불타는 열람실에 남겨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