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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벌.....

나그네 |2004.10.21 20:43
조회 1,325 |추천 0

 

꽃과 벌.....


생각하면 참으로 이상적인 만남이다.

꽃에 벌이 날아들지 않으면 그 꽃은 향기가 없는 꽃이다.


꽃이 벌을 찾아갈 수 없기에......항상 벌이 날아와 앉기를 기다리며

제각기 예쁘게 단장하고 바람에 벌을 유혹하는 향기를 내뿜으며

온갖 자태를 부리면서 벌을 맞이하려고 서있는 것이리라.....


날아든 벌은 꽃의 머리를 가만두지 않는다.

그러한 만남을 가진 후.......꽃가루를 다 빼앗기고 시들어 가는 꽃들은

고통과 외로움이라는 벌레에게 얼마 남지 않은 생명력마저 맡겨 버린다.


그러나....그 벌레에게 갉아 먹히고 서서히 꺼져가는 꽃의 빛깔은

찬란하진 않지만 속이 꽉 차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은 벌로 인해 새로운 생명을 잉태시켰기 때문인 것이다.

자연에 순응하며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행하는 과정이라지만.......

참으로 눈부시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우리의 삶도.....

이 꽃과 벌의 존재처럼....

아픔과 고통을 극복하고 나면 삶의 의미를 알 수 있듯이

어쩌면....이 고통과 아픔을 겪는 것이 삶을 살아가면서 거쳐야 하는

한 과정인지도 모를 일이다.


자신의 선택으로 맺어진 부부관계.....

정녕....영원히 행복하게 살 수는 없는 것인가?

천년만년 살지도 못할 삶....서로가 마음을 맞추며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난.....삶의 동질성과 이질성이 극명하게 나타나는 이곳 “이혼방”에서

참으로 많은 것을 얻으며 배우고 있다.

각기 다른 두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만나 하나의 구심점을 이루기가

어디 그리 쉬운 일일까...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고뇌와 번민들.....

다 받아들이고 치유할 수는 없는 것이다.

상대에게 주는 상처와 아픔과 고통을 최소화하는 길이

행복으로 가는 첩경인 것을.....

이런 기본적인 것을 무시하고 자신의 잘못된 편견과 아집을 무기로 자기만의

테두리 속에 가두어 놓고 가식적인 행동으로 예쁘게 포장하려고만 하니

어찌 온전할 수 있겠는가......


호흡조차 곤란한 바람한 점 없는 그 테두리 안의 질식할 것만 같은 삶.......

썩고 부패된 그 영혼의 냄새가 오래가고 잘 씻기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을 것인데...

똥꼬에 바지가 끼어도 그 찝찝함을 느끼는 것인데

그 느낌마저도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


삶이란....어찌보면 부족했던 날들을 오히려 겸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고, 부족해야만 채워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음을 알려주는

과정일 것인데......항상 그 부족함을 채우려는 노력이 바로 숨쉬고 살아간다는

우리들의 삶의 참모습일수도 있는 것이다.


서로 맞추며 살아가는 삶이....때론 초조하고 답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삶이 주는 초조함과 불안, 답답함과 고통을 웃음과 견딤으로

초월하려는 마음을 가진다면....

빙빙 돌아가는 머리에 하늘과 땅이 개벽을 한다 해도 물구나무서기 같은

세상이려니......하고 참고 견디면 삶을 향한 그 뜨거운 가슴이

세상을 차갑게 하지 않을 것이다.


한 세상 그냥 왔다 그냥 가는 것을.......아웅다웅 한다고 해서

결코 잘 사는 삶이 아닐 것인데....

서로간의 마음의 벽은 왜 그렇게 굳게 닫고 살아가는지....

굳이 벽을 쌓고 살아가야할 그 사람들의 당위성은 그 삶을 대신 살아주지

못함에 해답을 찾기는 어렵지만 짐작만이 가능할 뿐이다.

혹....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되는 우리사회의 한 단면적인 모순 속에

가두어져 살아가고 있음은 아닌지 또한 모를 일이다.


벌과 꽃은 꿀을 만든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벌과 꽃들처럼 꿀을 만들지 못하는 것은 자연의 순리에

거역하려는 문명의 편리함에 길들여진 탓은 아닐까?

 

상처받고 찢겨진 균형 잃은 가슴은 한 송이 백합보다 순결하지 못한 것임을.....

어머니의 치마폭보다 좁은 이기심으로 가득찬 마음으로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려고 상대방의 심장에 비수를 꽂고 속을 태우며,

삶의 중심에서 방황을 하며 벌레 먹은 영혼으로 자처하며 살아가려는 것일까....

참으로 안타깝기만 할 뿐이다.


벌레 먹은 영혼은 폭풍우에 휩쓸려 가지 않는다.

또한....향락의 불빛에 졸지도 않는다.

다만...창가의 달빛을 가져와 극단으로 흐르는 불빛을

은은하게 밝혀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어쩌면 버거운 듯한 삶의 수레바퀴에 깔리지 않으면서 자신만의 향락을 위해

몸부림치는 것은 자신을 지배하고 있는 이기심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향락의 세월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허우적거리다

먼 훗날....상대방의 상처 받은 가마솥 같은 가슴속에 갇혀 통한에 눈물의 김을

길게 내뿜으며 살아가야할 삶도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있을때 잘해...”라는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닌 것이다.


외로움은 이기적인 발상이며 고통의 시작이다.

그 외로움을 이겨내고 꽃을 피우고 그 꽃에 벌이 와서 꿀을 만들도록 하는

노력을 함에도 불구하고 행복과 가정을 지키려는 상대방의 그 노력에 저항하며

온갖 이기심에 가득찬 벌레 먹은 영혼이 되려 한다면........

상대방의 그 노력과 열정은 사랑의 징표로 보여주기 위한 작은 몸부림이었듯이

언젠가....그 고통과 상처의 흔적들을 흐르는 세월의 강물 속에 던져버리기 위해

또 다른 행복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다.


저 멀리 어둠이 밀려오면......밤 하늘에 별이 뜰 것이다.

고요한 별빛이 흐르는 시간....달과 별을 보며 서로간의 노력과 열정으로

아물어 가는 삶의 상처를 어루만질 때....

이 노력과 열정들이 행복하고 아름다운 자신들만의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꼭 필요한 소중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것임을 일깨워 주는 것이리라.....


자신이 선택하고 지켜나가야 할 소중한 만남....

결코......가벼이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곁에 있을 땐 그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칠 때가 많습니다.

우리 모두.....있을 때 잘합시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

좋은 밤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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