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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주 - 5개월
사실은 신혼 초부터 전쟁이었다.
민이가 깊이 잠들어 있을땐 업어 가도 모른다. 아니 그렇다고 한다.
하지만 난 잘땐 예민하기 때문에 옆에서 꼼지락 거리는 것까지 감지하는데
저 말이 도무지 통 납득이 가질 않는다.
혹시 몽유병이 아닐까...
나에게 사랑한다 수십번을 이야기 하고, 자장가 불러주고,
뽀뽀해 주고 그렇게 살짜기 안아주며 잠들었다가도 몇시간 후면,
왕 짜증을 부리며 거칠게 이불을 뺏어가기도 하고
꿈꾸며 쓰뎅쓰뎅 육두문자 써가면서 깍두기들이랑 싸우기도 하고,
급기야는 솥뚜껑같은 주먹으로 내 눈을 내 가슴을 내 배를 후려치기도 한다.
그런 뒤숭숭한 잠자리를 가지면서도 용케 난 임신했다.
아니, 참 어렵게 임신을 하게 되었다.
너무도 바랬던 우리 귀한 아기를 가진 몸으로 이젠 편안히
숙면을 취해야 하지 않겠는가. 스트레스는 금물이라니까...
하지만 민이의 잠꼬대는 당췌 줄어들지를 않는다.
난 저녁에 수선을 치르고 난 후, 아침에 꼭 일어나 퉁퉁 부은 입으로
꼭 이야기 한다.
"아무리 잘때 무의식적으로 잠꼬대를 한다고 하지만, 이젠 뱃속에
우리 아기가 자고 있다는 의식을 좀 하면서 자!!!"
"난 모르는 일인데.... 미안미안... 근데 잘때 어떻게 의식이 생기냐..."
그렇게 말했건만 민이는 여전하다.
할수없지....
"아기를 품고 있는 어미로써 배 만큼은 지켜야 한다."
매일 난 잠자기 전에 민이에게 몸부림 칠때도 아기를 의식하면서
조심하라고 주의를 주고 반듯이 누워 신경을 곤두 세워 자곤 한다.
거의 잘때마다 두손을 배에 감싸고 시체놀이를 하듯 조용히 눈만 감는다.
민이의 팔이 가슴을 '퍽' 하니 걸치려 하면, 순간 눈이 번쩍 뜨이면서
팔로 막아 반대편으로 사정없이 던진다.
“우리 아기에게 줄 밥통에 생채기를 내어선 안돼!”
민이의 다리가 내 배를 차려하면, 도끼눈이 번쩍 뜨이면서
다리를 들어 무릎으로 한대 까고, 반대편으로 사정없이 밀쳐 낸다.
대단한 반사 신경이다.
"안돼.....우리 아기가 자다가 놀라면 딸꾹질 한단 말이야."
민이의 온몸이 나를 휘감아 버리려하면, 눈도 채 뜨기도 전에 반사적으로
침대 바깥쪽으로 밀어 뜨려 버린다.
"가뜩이나 육중한 몸, 날 덮치면 정말이지 숨막힌단 말야. 내몸과
아기 몸은 일심동체, 아기도 그렇게 느끼면 스트레스 받는단 말야."
우리 아기를 사랑하는 만큼, 민이도 사랑하지만 모성애란게 어디 그런가,,
밤마다 이런 난리를 쳐 대는 통에 민이가 아침마다 피곤에 쩔어 숙면을
못 취하고 매일 강장약이나 없애고 있지만, 그래도 효과는 좀 있는 듯하다.
자다가 날 덮치다가도 내가 밀쳐내면 저쪽으로 가서 팩~ 돌아 눕는다.
좀 삐진 듯이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쩌리.....
민이가 꿈에서 조폭이 되면, 난 조폭마누라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