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을 삼 개월 앞둔 후란의 배는 제법 불러있었고 황제는 자못 신기한 듯 후란의 배를 자꾸 보는 것이었다.
“공주가 정말 내 외손을 갖은 것이야?” 자꾸 확인 해보고 싶은 모양이다. 부녀가 사이좋게 걸어가고 그 뒤를 효연이 따르는 행렬이 길게 이어지고 있었다. 효연은 보름정도 경원공주가 황궁에 머물도록 황제에게 말씀드리자 황제는 아예 해산까지 있으면 어떻겠느냐며 한술 더 뜨고 있었다. 경원공주가 돌아간다고 우겨서야 겨우 황제가 가납 하였고 효연은 정노인이 말한 북경성의 기술자를 찾아 나섰다. 하루 만에 북경성에 있는 토목기술자 네 명을 전부 한곳에 모아놓은 후 편지를 전하니 편지의 내용을 보고는 전부들 좋아하였다. 효연은 시간이 급박하니 하루 안에 전부 떠날 채비를 해 달라 요청하였고 이들은 쾌히 승낙을 하였다. 효연은 육 개월 정도의 비용으로 황금 20냥씩을 선불로 나누어주니 전부가 놀라 기뻐하였다. 그날 오후에 전부가 다시 모였고 둘에게는 기다리라하고 우선 둘을 데리고 교외로 나가 금비와 귀도를 향하니 이들의 놀라움은 필설로는 다할 수 없는 경이로움이 아니겠는가? 하늘을 날아 먼 거리를 금방 도착할 수 있다니...?
효연은 북경을 두 번 개봉부를 두 번 다녀와 인원들의 수배를 육일 만에 완료하니 귀도에서는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하기 시작하였다. 급하게 돌아다닌 효연이 성도에 가니 무철이 안절부절 못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이 이미 성도에 들어와 곳곳을 장악하고 뭔가를 획책하는 듯 합니다.”
“그래요? 음..... 그럼 우리도 대비를 해야겠군요. 먼저 대원들을 다섯 개의 조로 움직이도록 편제하고 위급 시에는 무조건 수로를 이용하여 천무장에 귀환하도록 하지만 최대한 혼란을 일으켜야 하니 순간순간 판단을 잘하여 행동하도록 조치를 해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전부들 어떤 상황이 될지 모르니 넉넉하게 비용을 가지고 다닐 수 있도록 하시고 지금부터는 서로 복장을 달리하고 암호로만 연결하도록 하는 것이 유리할 듯 합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럼 나는 그들의 동정을 살펴보고 먼저 한바탕 소란을 일으킨 후에 빠질 것이니 그때를 노려 최대한의 신속하게 소개하는 것으로 합시다.”
효연은 객점에서 나와 그들이 장악하였다는 주점으로 향하였다. 주점에 도착하여보니 외관상보이기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 듯 하였는데 풍겨오는 기운이 음산한 느낌이었다.
효연이 모르는 척 주점 안으로 문을 열고 들어서니 대여섯 명의 눈동자가 전부 효연에게 집중되고 일부가 벌떡 일어섰다.
“네놈이 여기가 어디라고!” 아무래도 효연의 얼굴을 아는 모양이었다. 효연은 자기와 상관없는 일인 듯 걸어 가 빈 탁자에 앉으려 하자 “네이놈! 내말을 우습게 아는 모양이로구나...”
“흠.... 당신이 누구신데 함부로 이놈 저놈 하는 것인지 모르겠소”
“닥쳐라! 저놈을 쳐라!” 하자 전부 병장기를 빼어들고 효연에게 우르르 밀려왔다. 효연은 우선 가까운 곳에 있는 의자를 발로 밀어 가까이 다가서는 자의 발을 묶어 버리고 의자를 따라 움직이며 현음지를 쏘아 그대로 사혈을 짚어 버렸다.
어찌 손써볼 사이도 없이 효연의 급공에 의하여 하나가 쓰러지자 전부들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었고 좁은 공간이어서 움직이기 곤란한 효연은 탁자와 의자를 발로 밀어내며 공간을 확보하였다. 그리고는 확보 된 공간에서 그들의 공격을 저지하니 움직임이 원활치 못한 그들의 공격을 막아내기에 수월하였고 그 틈을 이용하여 효연은 유엽비도를 날려 두 명을 또 살해하였다. 탁자위에 올라 인원을 지휘하던 인물이 갑자기 날카로운 소리를 발하였고 잠시 후에는 문밖으로 많은 인원이 모여드는 것이 느껴졌다. 효연은 최대한의 타격을 입히고 혼란을 일으켜야 한다는 생각이었으므로 진운까지 빼어들고는 무지막지한 공격을 퍼붓기 시작하였으니 주막 내부는 효연이 발출하는 검기에 의하여 산산이 부서지기 시작하였고 밖에서 들어오려던 자들이 비명소리와 함께 밀려났으며 내부에 있던 자들 역시 검기와 잘려진 나무 부스러기에 의하여 고슴도치처럼 되어 쓰러졌다. 지휘하던 자만이 악을 쓰며 대항을 하였고 창문과 문을 통하여 몇몇이 뛰어들었다. 이들의 무공은 내부에 있던 자들과는 상대가 안 되는 높은 경지였기에 효연이 경시하지 못하고 신중한 대응을 하며 더 많은 인원이 몰려들도록 장력까지 발출하여 소란한 상황이 되도록 유도하니 주점은 완전히 난장판이 되었고 유혼교도들이 주점의 주위를 겹겹이 둘러싼 상황으로 전개 되었다. 효연은 틈틈이 장력으로 천정을 약하게 만들며 내부의 소란이 극에 이르도록 조장하였다.
어느 정도 소란한 상황을 조성한 효연은 이제쯤 빠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천정에 강맹한 장력을 날리니 천정이 부수어져 내렸다. 묵은 먼지가 한꺼번에 비산을 하니 주점 내부는 완전히 아수라장이 되었고 효연은 강기로 전신을 보호하고는 부서진 틈으로 몸을 날려 주점의 지붕위에 올라섰다. 지붕위에도 대여섯명의 유혼교도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검막을 뿌리며 효연에게 공격을 하여 못 올라오도록 하였지만 효연의 검강은 이들의 검막을 찢어버리고 그들의 검을 날린 후 유유히 지붕위에 올라서는 것이었다. 효연이 지붕위에서자 효연에게로 각종의 암기와 비도가 빗발처럼 날아들었다. 효연은 자신의 전 공력을 끌어올려 강기를 펼치니 왠만한 크기의 암기나 비도는 전부 튕겨지고 강사 침 종류만이 강기를 뚫고 날아들었다. 효연은 이것들을 진운을 휘둘러 여유 있게 막아냈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이런 공격에 많은 상처를 입었었지만 지금은 전부 막아낼 수 있었으니........ 효연은 충분히 시간을 끌었다는 생각을 하자 공중으로 최대한 몸을 뽑아 올린 후 금비를 불렀고 나타난 금비의 발목을 잡은 뒤 몸을 뒤집어 금비의 등에 올라탔다. 그리고는 청천하늘로 높이 날아오르니 유혼교도들은 닭 쫒던 개 지붕 쳐다보듯 악다구니만 할뿐 더 이상의 방법이 없음을 알고는 길길이 뛰기만 할뿐이었다. 효연은 날아오른 후에 청룡단원의 행동을 살펴보니 이미 조별로 외성 쪽에 도달하여 전부 빠져나가고 몇몇이 남아 어떤 행동을 하려는 것 같았다.
이들이 계획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효연은 귀도로 향하여 비행하였다.
이제 성도에서는 청룡단원들이 조직적으로 유혼교도에게 혼란을 줄 것이고 최대한 시간을 끌 것이니 이틈을 이용하여 가용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는 것만이 남은 일이었다.
마지막으로 피하여 대항할 수 있는 귀도의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무리 빨리 진행한다 하여도 육개월 이상의 역사이기에 효연의 마음은 조급해졌다. 사실 귀도가 생각에 없었을 때에는 천무장이 최후의 보루라는 생각에 그곳으로만 집중되었었으나 귀도가 완성되면 이들의 공격을 진천장 수부와 도수들 그리고 천무장의 인원만으로도 충분히 막아내는 것이 가능하겠기에 좀 더 쉬운 방법을 택하려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었다.
효연이 귀도에 도착하니 모든 사람들이 달려들어 건물의 외곽선을 잡는 작업에 열중하였으며 일부는 선착장과 운반구등을 제작하고 운반로를 닦는 등 전부 정신없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일부 인부들은 섬 주변에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기관을 설치할 준비를 하는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영충은 자신의 공력을 이용하여 무거운 물건을 운반하는 등 자신도 인부처럼 뛰어들어서 일을 하는 모습이었다.
효연도 급한 일이 없다면 이곳에서 공사를 돕기로 생각을 하여 정노인과 상의하니 청석 다듬는 것을 도와 달라하여 효연은 진운검에 내력을 집중하여 청석을 반듯하게 다듬기 시작하였다. 효연이 다듬은 청석은 마치 칼로 무우를 썰어놓은 듯 정교하여 정노인은 감탄을 금치 못하며 이를 설치 해 나가는데 효연이 보기에도 그 솜씨가 일반적인 장인이 아니라 대역사를 담당했던 솜씨가 분명하였으니 효연은 마음이 놓였다.
끝도 없이 들여오는 청석을 다듬다보니 진운의 상태가 걱정 안 될 수 없어 진운을 살펴보았으나 검에는 전혀 이상이 없었다. 그리하여 효연은 하루 종일을 청석을 다듬었고 순식간에 이 돌들이 쌓여가니 외곽의 주추와 지하의 석실 등 형태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정노인은 효연이 다듬어준 청석만으로도 보름이상의 공사기간을 단축한 것이라며 기뻐하였으니 무공이 이렇게 요긴하게 사용될 수도 있음에 무공을 꽤 한다는 자부심마저 들었다.
밤이 늦어지자 효연은 다시 성도를 향하였고 성도에서 한바탕 분탕질을 한 후에 다시 몸을 피하여 귀도로 돌아오는 일을 며칠 하고나니 귀도에서는 더 이상 효연이 할 일이 없었고 정노인은 이제 그만 하여도 충분하다고 말하여 효연은 일을 하다 다친 사람들의 치료를 해주며 보내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천무장에서는 계속 전서를 보내어 이쪽저쪽의 상황을 조사하여 효연에게 보내주었고 특히 공사에 소요되는 자재를 확보하여 계속 귀도로 보내며 난방에 필요한 땔감과 식량을 확보하여 아예 대형 취사실을 만들어 여자들까지 보내니 귀도에는 추운겨울이지만 활기찬 일을 계속하게 되었다.
추운 산속이 아니라 바람이 거센 강상의 섬에서 일을 하여도 추운 것은 마찬가지였으나 인적이 없는 무인도에서 전부 갇힌 채 일을 하니 모두가 작업에만 열중하여 이미 전각의 형태를 보이는 등 예상보다 공사의 진척이 일개월 이상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효연은 정노인이 정말 고맙기에 더욱 공경하는 자세를 취하게 되니 정노인은 또 이런 효연의 태도에 더욱 몸 사리지 않고 매진하는 성의를 보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벌써 이렇게 진척을 보이니 삼월이전에 일부 이전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삼월이라....... 그때까지는 거의 끝낼 수 있을 것 같소.”
“그렇게나 빨리요?”
“그게 다 여러분들이 도와 주셔서 어려운 석공작업이 조기에 완료되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정말..... 뭐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좋을지.....”
“허허허...... 모두가 마음이지요. 세상은 힘보다는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라 믿고 살았는데 이 늙은이가 죽기 전에 그 마음으로 사는 것이 맞다는 확신을 하게 되었으니 나도 기쁘다오.”
“정노인께서 앞으로도 저를 많이 도와주시면 좋겠습니다.”
“서로 마음이 통하고 믿음이 생기면 얼마든 일이야 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저는 언제든지 제가 모실 준비를 하고 있겠습니다.”
“허허허..... 그럴 것까지야. 북경과 개봉부에서 온 사람들도 다 만족해하니 잘 되지 않겠소?”
“고맙습니다. 이 공사가 끝나면 제가 황금 백냥을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흐음..... 황금 백냥이라....... 그건 너무하고 이 늙은이는 한 이십 냥 정도로 족하고 이곳에서 같이 일 할 수 있는 환경이나 만들어 주면 좋겠소.”
“알겠습니다. 아예 저희 천무장의 전속으로 취임하시도록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해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소.”
적을 대할 때 그 악랄하던 효연이 이렇게 따듯한 마음을 보이니........
효연은 귀도의 공사가 생각 외로 그 진척이 빠르자 천무장으로 돌아가기로 하여 영충과 상의하였다.
“내가 천무장에 갔다가 황궁에 들러 후란을 다시 천무장에 데려다주고 올 것이니 무철과 연락하여 청룡단의 이 개조 정도를 이곳 경호 역으로 주둔케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소.”
“그리 하는 거야 어렵지 않지만 주공께서 너무 많이 다니셔야하니 그게 걱정이군요.”
“내가 다니는 거야 어려울 게 없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나저나 형수님께 죄송스러우니 언제 한번 다녀오셔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럼 오늘 주공과 같이 갔다가 오면 안 되겠습니까?”
“그렇게 하시려면 제가 내일 떠나기로 하지요. 오늘 무철과 연락하여 조치를 취하고 갑시다.”
“감사합니다.”
결국 영충이 같이 가는 것으로 결정되어 하루를 더 귀도에 머물렀다가 다음날에야 천무장으로 돌아왔다.
원주와 만나 공사의 진척과정을 설명 드리고 아주 안전하게 방어할 수 있으며 특히 운송사업의 요충으로 인근 성도와도 직통할 수 있어 최적지이며 또한 정노인이라는 기관토목기술자를 끌어들이게 되어 앞으로의 공사에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인재란 것을 말하니 원주가 정말 기뻐하였다.
효연은 얼른 영충을 집으로 보내어 며칠동안 쉬었다가 귀도에 같이 가지고 하니 바람처럼 집으로 가고 청청에게 들렀더니 힘들어하는 눈치여서 잠시 앉아서 이야기를 하다가 유선에게로 왔다.
유선은 효연의 꼴이 말이 아닌 것을 보고는 “언제까지 그렇게 다닐 것 이예요? 이건 애도 아니고....”
“흠.... 바쁘니 내 치장에 신경쓸 겨를이 있어야지....”
“벼리 좀 보세요. 얼마나 깔끔한지.....”
“음... 그렇다면 수련을 게을리 하는 것 아니야?”
“아...아닙니다. 제가 어찌 사부님의 명을 어기고 수련을 게을리 하겠습니까?” 울상이 되어 적극 변명한다.
벼리를 보니 정말 귀공자다운 풍모가 보이기 시작하는 게 자기가 보아도 멋있게 자라고 있었다.
“음... 그래? 그럼 어디 지금까지 배운 것을 좀 볼까?”
“예.” 벼리는 자신이 있다는 듯 소림삼검과 각종신법 그리고 은하성검까지 물 흐르듯 펼쳐내었다. 제법 검풍이 일고 날카로운 기운을 함축한 것이 많은 노력을 한 흔적이 보였다.
“이리와 봐라.” 벼리가 가까이 다가서자 다짜고짜 벼리의 단전에 손을 대어 본다.
“흠.....” 벼리의 단전에는 진기가 고여 팽창하려는 움직임이 보였다. 역시 쉬지 않고 연공한 모양이다.
“그래, 그동안 열심히 수련하였구나. 사모님에게 더 많은 것을 배워 네 것으로 만들어야 하느니라.”
“알겠습니다.”
제가 며칠간 안보이더라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사무실을 옮겨야 하는 관계로 며칠동안은 올려드리지 못할 것 같아서 오늘은 한편을 더 올리려 합니다. 즐겁게 보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