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겨울로 가는 기차 /113

김명수 |2004.11.22 08:21
조회 342 |추천 0



 

 

겨울로 가는 기차


날 밝아오면 제가 보낸 메일을 보아 주십시요.

오늘 소설입니다.

오늘부터 겨울로 가는가 봅니다.

밤새 불면으로 보내며 겨울에 그리는 사랑을 방목했답니다.

겨울이란 말이 얼마나 포근한지 눈이 별 빛처럼 초롱해 집니다.

포근한 겨울인지라 얼떨결에 피어 난 개나리 노란 꽃이 바람결에 힘없이 떨어지고 있답니다.

대숲에 일렁이는 바람소리만 겨울 독아를 앞새워 서늘하니 겨울로 다가옵니다.


기왕지사 나타난 겨울 흰 눈이나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쌓인 눈위에 사랑의 붉은 색깔로 물이나 마음껏 들일 수 있게 말입니다.

그래도 불면의 이 밤은 겨울 향으로 가득 찬 공간 입니다.

향으로 가득 찬 공간 시간가지 말아달라고 빌어보는 애절한 마음입니다.

긴 시간 당신을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마음이란 참 얄궂답니다.

충혈 된 눈으로 새 아침 맞아 드린다 해도 영혼의 카랑한 소리는 살아 있겠지요.

황량한 겨울 산야가 처량해 보여도 가을에 뿌리고 흘려보냈든 그리움의 아우성을 이제는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겨울이 오히려 속 편할지도 모르지요.


아실런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도 동반하지 않은 겨울로 가는 기차의 텅 빈 객석에 마음 썰렁한 혼자만의 겨울여행을 해 보셨나요.

뒤로 달리는 차창 밖의 시간은 따라가지 못하는 그리움의 인사가 아닐까요.

 

푸른 바다가 보이는 아주 작은 간이역에 혼자 내렸답니다.

속절없는 고독으로 가득 채워진 가슴이 겨울바람 찬 기운으로 처절할 만큼 가슴시리고 맑아집디다.

가을, 방목했던 사랑 불러 모아 겨울 바닷가의 칼바람으로 꽁꽁 얼려오지요.


밤 지새우며 올린 메일 날 밝아 오면 보아 주십시오.

그래도 마음속 거닐은 대지는 겨울꽃 한송이 뿐이랍니다.

겨울이란 말은 제 가슴의 깊이 입니다.

 

김 명 수

 


  Somewhere My Love - Ray Coniff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