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지원 `6년전 제 영화 기억하세요?`

‘은지원 GO! 지원 GO!’ 힙합 전사 은지원이 연기자로 나섰다.
커다란 스크린보다 화려한 무대가 더 익숙한 그가
돌연 연기자로 나선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을 듯하다.
지난해부터 유난히 가수들에게 관대했던 영화계 트렌드에 편승했다는
선입견의 시선으로 바라볼 만도 하지만 그는 일찍이 배우의 꿈을 펼친 바 있다.
1998년 영화 ‘세븐틴’으로 영화에 데뷔한 그는 6년 만에
아주 조심스럽게 ‘여고생 시집가기’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평강(임은경)의 애정공세를 받는 모범생 온달을 맡아 색다른 모습을 선보인 그를 만났다.
# '다시 시작했어요!' 그는 배우라는 호칭보다 가수라는 호칭에 더 익숙한 듯했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선글라스를 벗지 않던 그는
연기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 상당히 쑥쓰러워했다.
“배우라고 하면 다른 배우들이 욕해요. 이제 막 시작한 건데요.
뭘.” 영화 ‘여고생 시집가기’가 시작은 아니었다.
그에게는 데뷔작 ‘세븐틴이 있지 않은가.
“그 영화를 기억하세요?”라며 은지원이 되려 묻는다.
그의 데뷔작 ‘세븐틴’을 기억하는 관객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댄스그룹 젝스키스의 멤버로 활동할 시절 은지원은 다른 멤버들과 함께
10대들의 일탈을 다룬 영화 ‘세븐틴’을 촬영했다.
아이들 댄스 그룹의 전멤버를 전격 캐스팅한 이 영화는 당시
젝스키스의 팬들에게만 호응을 얻었을 뿐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그 스스로도 연기를 해본 것에 만족할 뿐, 6년 전의 경험에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었다.
“‘세븐틴’에 출연하지 않았다면 아마 연기에 욕심을 내지 않았을 거예요.
그런데 한 번 해 본 적이 있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도전할 용기가 생겼어요.
” 6년 만의 영화 작업이 욕심 만큼 쉽지는 않았다.
어렵게 선택한 작품이 촬영 도중 제작 중단의 위기를 맞는 우여곡절을 겪었고,
거의 1년 만에 영화가 완성되는 어려움도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현장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은 그에게
띄엄띄엄 촬영이 재개되는 시스템은 연기 몰입에 상당한 장애가 됐다.
“많이 낯설었어요. 기다리는 시간도 많고. 현장 스태프들이나
출연 배우들과도 친하게 못지내고, 무엇보다도 부족한 연기가 제일 아쉽죠.
그래도 재미있는 영화로 다시 돌아올 수 있어서 후회는 없어요.
” # '즐겁게 일하고 싶어요!' 새롭게 배우로 나선 은지원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연기 수업을 받고, 자신만의 캐릭터를 발굴할 생각이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는 할리우드의 윌 스미스.
영화 ‘나쁜 녀석들’에서 열연한 윌 스미스를 보는 순간
그는 연기를 즐기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
“힘들지 않게 연기를 하면서도 자신만의 캐릭터가 확실한
윌 스미스처럼 되고 싶어요. 랩퍼 윌 스미스는 별로 마음에 안 들지만,
다른 사람 눈치 안보고 하고 싶은 일 하는 당당함도 본받고 싶어요.
” 장난처럼 은지원은 자신을 ‘은 스미스’라 불러달라고 너스레를 떤다.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그는
가수 출신이라는 한계를 무시하고 배우라는 타이틀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
단지 한 편의 영화를 찍더라도 무대에 선 것처럼
즐겁게 당당하게 작업하고 싶어할 뿐이다.
“앨범 작업도 병행하면서 기회가 되면 재미있는 영화로 다시 돌아올게요.
” 힙합 전사 은지원에게 배우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날까지 그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