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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 미모는 유죄인가?

kojms |2004.12.28 12:30
조회 1,984 |추천 0


 


김태희는 송혜교와 함께 대한민국 대표 꽃미녀다. 얼마전까지는 김희선이 이 자리를 꿰차고 있었다.


이들이 드라마에 나오면 한 가지 특징이 있다. 적어도 두 남자 이상이 그녀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그녀는 느긋하다. 어떨 때는 두 남자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남자의 마음을 헷갈리게 한다.


여기서 필연적으로 ‘물먹는’ 남녀가 나오게 마련이다. SBS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에선 김태희를 좋아하지만 그 욕망을 이룰 수 없는 이정진과 자기를 좋아하지도 않는 남자를 사랑하는 김민이다. 결국 이정진과 김민은 맺어진다 해도 ‘나가리 커플’인 셈이다.


KBS ‘풀하우스’에서는 이보다 ‘쿨’하게 진행되지만 김성수와 한은정이라는 헛물 켜는 남녀가 등장한다.


지난 20일 ‘하버드’ 9회분에서는 김민이 김태희에게 두 남자가 있는 자리에서 웃음으로 남자(이정진) 마음을 흔들어놓지 말라고 노골적으로 말하며 아예 이정진과 만나지도 말 것을 요구한다. 천박한 행동인 줄 알면서도 스스로 비참함을 자초하는 격이다.


이건 완전히 ‘유미무죄(有美無罪) 무미유죄(無味有罪)다. 잘생기면 무죄고 못생긴 게 죄다. 미모의 여자 연예인은 뭐든 용서가 되고 뭘 해도 예쁘다. 미인에 대한 선호는 인간 유전자에 새겨진 본능이라고 규정하는 학자도 있다지만 한국인의 미인 밝힘증은 유난하다.


물론 김태희가 연기자의 길을 걷지 않았다면 미인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시청자의 행복은 없었다는 점에서 잘생긴 게 죄일 수는 없다.


그러나 김희선의 경우 이런 미인 밝힘증의 희생양이 된 측면도 있다. 그녀의 미모는 연기력의 부족분을 채우고도 남았다.


타고난 미모는 후천적인 노력을 안 해도 쉽게 넘어가게 해주었다. 김희선의 미모가 조금만 떨어졌더라면 그녀의 연기력은 지금보다 훨씬 나아지지 않았을까.

그런 점에서 여성 스타의 미모는 무죄만은 아니다. 연예칼럼니스트 정혁이 ‘스타비평’이라는 책에서 지적했듯이 예쁜 여성 스타 기호의 과다한 유통은 개성과 다양성을 파괴하고 당위적인 가치를 무력화한다.


그래서 김태희가 ‘미인 권하는’ 사회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고 당당한 연기를 펼치기를 기대한다.


김태희는 얼굴은 예쁘지만 ‘구미호외전’에서의 연기는 어색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마치 광고를 찍는 듯한 예쁜 표정과 어느 상황에서도 똑같은 눈빛과 말투로 인해 얼굴로 연기를 커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하버드’에서 연기는 훨씬 나아지고 있어 연기파 배우로 성장할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차제에 김태희는 새로운 연기에 도전하기를 권한다. 팜므 파탈과 같은 악역이나 술집 작부 같은 역을 맡기를 바란다. 이는 본인의 강력한 의지가 없다면 불가능한 도전이다.


주위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되는데 굳이 이미지 구길 위험 부담까지 감수하면서 이런 배역을 맡을 필요가 있을까 하고 회의론을 제기하겠지만 김태희에게는 이런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는 자의식이 필요하다. 이것이 김태희가 연기력을 키우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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