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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짜라고 -46-

여시녀 |2004.12.30 15:51
조회 671 |추천 0

 

-46-


어떻게 보면..서로 만나서 행복했던 시간보다...사랑을 확인하는 시간이..

그리고 그리워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았던....그런 사랑이었던 것 같다..


우리가 함께 했던 그 바닷가에 다시 서보니...

참으로 많은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결국은 1년 조금 넘는 시간동안에 모든 일들이 벌어졌다..


아마도 너무 많이 생각하고 깊이 생각한 탓에...시간의 길이가 맘대로 늘어져 버렸나 보다..


바닷가는...조용했다...춥고...싸늘한 바람이 쉴새없이 내 주위를 흘러갔다..

우리는 근처 포장마차에 앉아서...소주 한잔과 퉁퉁 불어터진 우동국물을 앞에 놓고..

말없이 서로 다른 생각에 빠져있는 듯 했다..


한잔...두잔..석잔...말없이 소주를 들이키던 녀석이..한병을 비우고..

두병째를 주문할 때..

“고만 마셔..너 운전해야 되자나..지금 이렇게 취하면..어떻게?”


“술 깨고 가면 돼..”


“그렇게 마셔서...어떻게 단번에 술이 깨니..고만 마셔..”


그래도 말없이..내 말을 쌩까더니..

두병째 소주뚜껑을 따서는..내 빈 잔에 한잔 따르고...자신도 따라서 마신다.


“나 많이 나쁜 놈이지?”

“......”

“후~ 그래..알아..나 많이 나쁜 놈이야...미워해야돼..정말로...

그런데...그런데...미안했어...지금도 미안해..앞으로도 미안해 할거야...”


긴 손가락이...그 녀석의 긴 손가락이 갑자기 내 앞으로 오더니..내 얼굴을 쓰다듬었다..


흠칫 놀라긴 했지만...익숙한 느낌에 가만히 있었다..


결국은 혼자서 소주 두병을 마시고는..속이 불편한지..욱 대며 나가는 통에...

내가 계산을 하고...(이런..쓱을) 비틀대는 그 녀석의 등을 쳐주어야만 했다..


“그러게..내가 그만 마시라고 할 때..그만 두지..이게 먼짓이야? 엉? 간만에 와가지고는..

속에 들어간 음식물 확인 작업이나 시키고..이게 머냐고..”


쿵쿵쿵쿵...

아주 맵게..아주 아푸게 등을 쳐대며 나는 계속 말했다..


“잘한다 잘해...꼴 좋다..그래 이꼴 보여주려고..이 춘날...이 먼데까지 와선...

하여간...너 같은 애도 없을거다...이게 머냐? 좀 잘해보지..여자한테 술값 계산이나 시키고.

내가 돈이 없었으면 어쩔 뻔 했어? 어휴..잘한다 잘해...”


나도 모르게..그만...하고 싶은 말은 이게 아닌데...계속 다른 말들이 마구 튀어나왔다..


그 동안의 시간은 모두다 어데로 날아가 버렸는지...

어제 만났다 오늘 만난 사람들처럼..등을 쳐주며...그렇게 이야기 하고 있었다..

이 녀석은 그런 신비한 마력을 가지고 잇는 녀석이다...

내 마음의 시계 같은건..단숨에...반년을 어제로...또는 하루를 10년으로 바꿔버릴 수 있는...


그 녀석을 부축하고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동안에도...

하나도 낯설지 않고..하나도 어색하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우리는 휘황찬란한 네온싸인이 번쩍거리는...모텔로 들어섰다..

이유인즉슨...그 녀석이...미처 다 확인하지 못했던 것이 남아있었는지..

걷다가 올려버려서 잠바를 다 버리고...이씨..드러워 죽갔네...


하여간...첨 들어가 보는 곳이라서..넘넘 어색할 법도 했지만..

상황이 어찌나 드럽고 급박하던지...주인 아저씨도 놀라셨는지...벌떡 일어나시다가는..

그냥 돈만 받고..키만 주시더라..씽..좀 도와주시지...


냄시가~~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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