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휘날리며는 형제애를 절대선, 전쟁을 절대악으로 양극화하는 극히 친절하며 극히 단순한 대중영화일뿐이지 절대로 잘만든 수작영화가 아니다.태극기 휘날리며는 가족을 위해 조국을 배반한 인물의 딜레마를 탐구하는 복잡한 영화가 될 수도 있었다. 혹은 가족을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버린 사내의 내면을 응시하는 영화가 될 수도 있었다.하지만 태극기 휘날리며는 단순한 시간 때우기용 오락영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그저그런 영화가 되고 말았다.
태극기 휘날리며가 단순히 범작 수준에 머문 영화라고 생각하는건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스토리 구조가 지극히 단순하고 상투적인데다가 설득력이 부족 하다는 거다.
우애가 돈득하던 형제가 어떤 사건이나 오해를 계기로 서로 갈등하고 반목하다가 다시금 형제애를 되찾게 된다는 내용은 그동한 수많은 드라마와 영회를 통해서 조금씩 변주되어왔을 뿐 지독히도 많이 봐왔던 내용이다. 사실 태극기 휘날리며는 분단과 6.25전쟁이라는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배경을 덧입혔을 뿐이지 그동안 봐왔던 형재애를 다룬 드라마나 영화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내용자체에서도 설득력이 부족한게 장동건이 전쟁의 광기에 휩싸여 점점 변해가고 미쳐가는 과정을 좀 더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묘사했어야 했는데(지옥의 묵시룩이나 풀 메탈 자켓 같은 영화처럼) 그렇지 못하고 애가 갑자기 전투 몇번 치루고 나더니만 갑자기 또라이가 되서는 미쳐 날뛰는데 나는 영화를 보면서도 참 쌩뚱맞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 제가 갑자기 왜 저래"? 이런 느낌이랄까? 구두딱 소년을 죽이는 장면도 같은 범주에서 참 느닷없다는 느낌을 받은것도 같은 이유일꺼다.
둘째...주인공 장동건과 원빈 이외에 다른 조연들의 캐릭터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영화 내내 장동건,원빈이 뛰어 다니는거 말고는 다른 장면은 생각도 안날 정도로 다른 조연들은 그저 배경 수준에 머물렀을만큼 영화는 인물들간의 관계를 전혀 표현해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은주와 어머니는 물론이거니와 같은 부대의 전우들도 초반에 죽 "저는 개성에서 막걸리집을 하던 윤모시기 입니다"식으로 자기를 소개하는 아주 저급한 수준의 캐릭터 설명을 하는데 그치고 만 것이다.
셋째.전쟁영화의 장르적 테크닉이란 면에서도 태극기 휘날리며의 장점은 제한적이며, 전투신에 있어서 그 조잡함이다
이 영화 속에서 전쟁의 참화는 집단 살육의 시간에만 집중된다. 지옥의 묵시록에서부터 블랙 호크 다운에 이르기까지 전쟁영화를 풍부하게 만들었던, 치유불가능한 광기도, 전투 직전의 죽음 같은 고요도, 살육의 들판에서 피어나는 기적 같은 아름다움의 순간도, 인간사를 탈색시키는 육중한 스펙터클의 입체감도 여기엔 없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점차 강도를 높여가며 전쟁의 잔혹한 살육 행각을 나열하는 데 몰두한다.
또한 라이언 일병구하기나 블랙호크다운,밴드 오브 브라더스 같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만든 헐리웃 블럭 버스터랑 비교한다는건 무리가 있겠지만 태극기 휘날리며에서의 전투신은 그저 컴퓨터 그래픽과 물량,각종 장비의 발전을 보여줬을뿐 옛날 80년대 6.25를 배경으로 한 텔레비전 드라마 '전우'나 '3840유격대'에서의 전투신과 별반 다를게 없는 수준이었다.
작전이나 전술도 없고 그저 돌격앞으로 식으로 우르르 몰려가서 들러붙어 육박전하고, 그저 총알과 폭탄만 남발했을 뿐이지 도무지 짜임새라고는 없는 전투신이랄까?
전투신이 중대와 소대를 중심으로 지휘관의 작전아래 긴밀하고 짜임새가 있고 긴장감도 있어야 되는데 전혀 그런 맛이 없다는 것이다. 또 작전범위를 벗어난 병사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야기하는지 등 뭔가 디테일한 면이 있어야되는데 그저 장동건 혼자서 뛰어 다니는것 말고는 도무지 기억에 남는 전투신이 없다는 것이다.
넷째, 막판의 감정의 과잉이 무척 눈에 거슬렸다는 점이다.
막판 전투신에서 장동건과 원빈이 전투 현장에서 둘이 껴안고 "형아 집에 가야지" "집에가서 내 구두 만들어 줘야지"하는 등 한참을 둘이서 껴안고서 중얼중얼 감정을 쏟아내는데 참 유치했고 그런식으로 대사로 정서와 감정을 표현하는 영화는 저급 영화중에서도 최악의 저급영화인 것이다..자고로 영화는 대사보다는 영화특유의 무기인 영상으로 주제를 표현하고 감정을 표현할 줄 알아야 뛰어난 영화이고 또 그것이 영화가 다른 예술장르와는 구분되는 영화만의 무기인것이다.
영화 파이란에서 주인공 강제가 바닷가에서 혼자서 꺼이꺼이 우는 장면을 생각해봐라.그게 바로 영화의 무기란거다..줄줄 대사로 풀어내지 않아도 강제의 그 울음속에서 살아오면서 한번도 누군가에게 사랑이나 관심 받아본적도 없고 그저 인간 쓰레기로 취급받아왔고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아왔는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했었다는걸 안 순간의 아쉬움 그리고 회한과 참회,속죄의 응축된 눈물만으로도 많은것을 이야기하지 않는가?
또 어이없는게 그 개때같은 전투현장에서 다른 군인들이 "그래 너희 둘 오랜만에 해후한 형제니까 서로 회포를 풀어야지"하라고 내버려 둔다냐?
이것말고도 배우들의 연기 등 부족하고 아쉬운점이 많은 영화지만 이정도만 이야기 하겠다..
다시한번 얘기하지만 태극기 휘날리며가 관객 1000만명의 엄청난 관객을 끌어모은건 영화 자체의 힘이라기 보다는 강제규라는 흥행감독의 이름과 막대한 자금을 동원한 마케팅과 배급의 힘이지 영화 그 자체의 힘이 아니라는거다.. 물론 태극기 휘날리며가 진짜 쓰레기 같은 영화는 아니고 그저 범작 수준의 평범한 영화지만 그 명성에 비하면 정말 형편없는 영화라는 것이다.
영화도 좃또 못만드는 그저 헐리웃키드에 불과한 강제규가 마치 대단한 명감독인양 거들먹 거리는걸 보면 정말 구역질 난다. 공공의 적을 만든 강우석 감독도 마찬가지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건 현재 한국영화계의 감독파워 원투펀치인 강우석,강제규는 그저 흥행감독,상업영화 감독일뿐이지 정말 영화를 잘 만드는 명 감독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참고로 강우석의 실미도는 안봐서 모르겠고(당연히 형편없을거라 생각한다)공공의 적도 진짜 최악의 삼류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