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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여자들..

3맘 |2005.01.04 10:34
조회 2,924 |추천 1

 해가 바뀌었으니 9년 차 주부(정확히는 만 8년이 약간 안 되었죠)가 되었군요... 연애할 때까지 합하면 무려 10년이 넘는 세월을 울 신랑이라는 한 남자만 보고 산 셈인데..(에고고..갑자기 억울하네..ㅋㅋ ) 울랑에게는 꽤 여러 여자가 있었죠...


첫 번째 연적..

데이트로 바빠야 할 주말, 공휴일이면 3맘을 여지 없이 방콕(?)하게 만들고, 울랑을 빼돌려 놀던 여인이 있었으니..당시 초등학생이던(ㅋㅋ 지금은 다 커서 어엿한 여대생입니다만) 울 큰조카입니다...뭔 초등학생 숙제가 그리 다양하던지...견학, 박람회 관람, 글짓기 숙제 기타 등등 한달에 두세 번은 꼭 그런 일로 노총각 삼촌의 발목을 잡았죠... 이 남자 정말 나랑 결혼할 뜻은 있나 싶어 심각하게 고민한 적도 있을 정도랍니다..뭐, 식 올리고 나서 <삼촌->작은아빠>로 호칭이 바뀌면서 자연스레 패스..(중고딩 때는 물론 요새도 가끔 작은아빠랑 메일이랑 문자를 주고 받는 걸 알지만 뭐 고 정도는 조강지처인 제가 참습니다..)


 

두 번째 여인..

첫 번째 여인의 모친..즉 울 큰형님입니다.. 결혼하자마자 다들 노총각 거두어 준 새식구를 환영해 마지 않는 분위기인데 유독 큰형수는 저를 질투 어린 시선으로 보더군요..시시때때로 전화해서 울 신랑하고만 속닥속닥(나중에 들으면 “서방님, 동서가 밥은 챙겨줘요?” 뭐 그런 이야기라더구만요..) ..거 신혼 초라 그런가 좀 신경 쓰이더군요..시동생이 셋이나 있지만, 유독 울 신랑에게 그리 살갑게 대하시기에...한번은 작정하고 형님 댁에 쳐들어갔지요...ㅋㅋ 제 취미가 음주인지라...형님과 맥주 한 잔 하면서 울랑이 왜 그리 이쁘시냐고 물었죠.. 배움이 짧았던 울 큰형님이 자식 낳고 떳떳한 엄마가 되지 못할 것 같다고 울먹일 때... 그 때 대학생이던 삼촌이 검정 고시 학원을 등록해 주고, 중학교 졸업 시험, 고등학교 졸업 시험을 치를 때까지 공짜로 과외 교사 노릇을 해 주었노라고... 울 형님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말씀하시더군요..뭐, 사제간의 정이던, 형수와 도련님의 정이던...그리 이해하고 이것도 자연스레 패스..


 

세 번째 여인...

울랑의 누나..즉 제게 시누이이죠... 저도 남동생이 있지만, 울랑의 누나에 대한 애정은 정말 각별하기 그지 없었고, 누나도 마찬가지였지요... 중간에 뻘쭘해진 적이 여러 번 있을 정도...그치만 제가 누구입니까.. 원래 글은 잘 못 써도, 말빨은 좀 있는지라... 시누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친자매 이상으로 친해졌죠...(사실, 지금도 울 친정 언니보다 시누이가 편합니다...셋째 산후 조리할 때 애들 둘을 고모네 보낼 정도로 편하신 분이지요..) 여기 게시판에 등장하는 오백년 재수 시누들을 볼 때마다 얼마나 내 처지가 감사한지...하여튼, 울랑에게는 연인보다 더한 여인이라..누나의 노후를 내가 책임 진다는 말을 제게 공공연히 하지만...실상, 시누는 동생에 대한 걱정이 앞선 것이니 제가 막내랑 잘 살아주는 것만도 고마워 하시기 때문에(울랑 혼자 짝사랑이지요..ㅋㅋ) ... 연적으로서의 감정은 패스...


 

네 번째 여인...

시모... 울 신랑이랑 시모 결혼식 전날 두 손 꼭 붙들고 한 이부자리에서 누워서 이런 저런 이야기에 날밤을 꼬박 새셨답니다..글쎄..잠 못 자서 빨간 눈으로 하객을 맞으시는 울 시모와, 잠 못 이룬 탓인지 폐백 때 신부를 제대로 업지 못해(당시 저 48킬로그램의 날씬 몸매였죠..) 떨어뜨릴 뻔 했으니...정말 기가 찰 정도의 사랑 아닙니까..ㅠㅠ: 이 여인은 장기간의 노력 끝에 울랑보다 저와 더 가까이 지내는 사이 정도로 개선되었으나(적어도 겉으로는 그렇습니다.), 평생 패스는 못할 듯합니다..^^ 그쵸??  특히, 공휴일마다 불러대는 것은 첫 번째 여인과 비슷하게 아직도 3맘의 고민거리입니다..휴...


 

마지막 여인들...

이쯤 되면 다들 눈치 채셨겠죠??  바로 제 뱃속으로 낳은 울 딸네미들이죠... 평일에는 연적들이 모두 잠든 후에야 남편이 등장하기 때문에 그다지 영향을 안 받으나, 공휴일에는 그야말로 가관이지요..(아, 정녕 3맘에게는 공휴일에 내 남자를 차지할 권리가 없다는 말입니까..)  이제 7살이 된 큰딸은 제법 여인다운 몸매와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요즘 유행하는 “어머나, 어머나, 이러지 마세용~~”을 불러대며 윙크를 해대고, 건강체를 자랑하는 둘째는 오동통한 살을 부비대며 육탄전으로 안기지요...막둥이야 버둥대면서 방긋 웃는 것 하나면 내 남자가 뒤로 넘어가버립니다...아아..이것도 딸네미들 출가시키기 전까지는 패스 못할 듯 합니다..

 

ㅋㅋㅋ 신정 연휴 때 너무 너무 아파서...울랑이 차려주는 밥 먹고, 누웠다가...울랑이 애들 건사하다가 좀 짬이 나는 듯 싶길래 안마 좀 해 봐라 했죠...여기 저기 주물러 주니 시원해 좋은데, 딸들이 연신 아빠를 유혹합니다.. 큰놈은 컴터 게임을 같이 하자고 부르고, 둘째는 아빠 어깨에 “원숭이 매달리기”할 거라고 징징 대고.. 막둥이는 흔들리는 모빌을 보면서 불만이 있는지 옹알대고...킥~~

울랑 마눌 주무르는 게 불성실해지면서 (손으로만 건들건들..)세 여인들에게 뭐라고 돌아가면서 대꾸하느라 열심입니다..

 

엎드려서 듣고 있다가 제가 한마디 했지요..애들은 못 알아들을 어휘를 골라...

 

  “ 요것들아..내꺼야... 니들 껀 니들이 골라..”

울랑 웃겨서 뒤로 넘어갑니다.. 너무 즐거워 하기에 한마디 더 해줬죠...

  “ 딸 셋 키운 장인 생각해 봐라... 다들 키우면 남의 여자 되는겨...짝사랑이야... 나이 들어서 마눌 없는 장인 보러 열심히 드나들 사위놈이 몇이나 되겠나... 마누라 있을 때 잘해..당신 노후는 나 없으면 막막강산이여..”

 

울랑 겉으로는 웃음을 계속 이어가고 있으나, 안마하는 손에 힘이 꽉꽉 주어지는 게 신년 초부터 정신 확 든 것 같더이다...^^


ps..어째 요새는 썼다 하면 글이 기네요..요즘 게시판이 어려운 이야기들뿐인지라, 웃어보시라고 올렸는데.... 또 독딸님 염장이라고 리플 다실껴??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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