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그림자의 춤 70 - 제3장 다시 세상으로 6

내글[影舞] |2005.01.13 09:00
조회 333 |추천 0

그림자의 춤(影舞) 70 - 제3장 다시 세상으로  6 - 내글 -      

- 세월은 만남의 기쁨을 더하기도 하지만, 쌓아놓은 세월의 무게도 무시할 수 없다.

6


준성은 더욱 큰 혼란에 빠져들었다. 준성은 신수라는 뜻이 신과 같은 동물, 즉 신화나 전설에 나오는 상상의 동물을 뜻하는 것이라는 걸 이제야 알아차렸던 것이다.

- 후후, 생각보다 똑똑하지 못한 사람이군! 그래난 사람들이 말하는 용이나 백호와 같은 상상의 동물과 같은 존재다.

“이게 꿈은 아니겠지? … 그래, 꿈은 아니야!”

신수 산다는 준성이 자신의 말을 듣고 더욱 혼란스러워 하자 차분하게 설명을 시작했다.

- 후후, 이 상황을 이성적인 잣대로 이해하려거나, 생각하지 마라. 그냥 받아들이는 게 속편할 것이다.

“그, 그래도 이건 도무지…!”

- 지금부터 나의 말을 듣고 너의 뜻을 정해라. 그에 따라 너를 처리할 것이다. 작은 주인은 네 살 이후로 한 번도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 천일에 한 번 주모님이 작은 주인님 꿈속에 찾아오는 것 빼고는 사람들의 생활을 어떻게 하는지를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때문에 네가 입은 부상이 완전히 낳게 될 때까지는 사람들 속에서 살려면 갖추어야 될 것들을 알려 주었으면 좋겠다. 물론 네가 거부한다면 너를 이대로 고이 돌려보내 주겠다.

준성은 자신이 생각을 미리 읽기라도 한 것처럼 거침없이 쏟아지는 신수 산다의 말에 그의 머릿속은 혼란 그자체로 빠져들었다.

“…!” 

- 그래, 혼란스러울 것이다. 어차피 너는 그 곳에 있는 절벽에서 떨어져 죽는 것이 너의 운명이었지만 작은 주인과의 인연을 맺어야 할 숙명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살게 되었다. 그러나 너의 선택이 작은 주인과의 인연을 더 이상 연결하기 싫다면 너는 그 절벽 아래로 돌려 보내주겠다. 그렇게 되면 당장목숨은 구하겠지만 머지않아 죽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건 너에게 겁을 주기위한 말이 아니라, 네 운명의 선택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다. 물론 이곳에서 백 일 동안을 작은 주인과 지낸다면 주인님의 힘에 의해서 너는 천수를 누릴 수 있는 운명이 펼쳐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꼭 천수를 누린다고 할 수는 없다. 그건 훗날 운명의 선택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

신수 산다의 설명을 듣고 준성은 깊은 생각에 빠졌다. 준성은 자신이 빠진 상황을 어떻게 받아드려야 될지 하나씩 정리해나가기 시작했다. 이때 신수 산다는 준성의 마음을 다 알고 있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더니 준성을 향해 더욱 다가섰다. 준성이 놀란 표정을 짓자 신수 산다는 그를 안심을 시키려는 듯 부드러운 말투로 말을 했다.

- 후후, 몸도 안 좋은데 깊이 생각할 것 없이 단순하게 생각해라. 그리고 겁먹지 말고 입을 벌려라. 절벽에서 떨어지고 난 후로 지금까지 아무 것도 먹지 않았으니 배가고프겠지!

준성은 신수 산다의 말을 듣자 시장기를 느꼈다. 이어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신수 산다의 말에 따라 입을 벌렸다. 순간 그의 얼굴에 신수의 얼굴이 다가왔다. 준성은 놀라 입을 다물려고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 후후, 놀라지 마라. 이걸 먹으면 배도 부르고 몸이 상쾌해 질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 거야!’

준성은 신수라고 하는 이상한 동물이 입에서 토해주는 죽같이 생긴 것을 거부 못하고 삼키면서 더욱 황당해 했다. 준성의 입에 들어온 것은 인삼향이 감돌며 부드럽게 목으로 넘어 갔다. 준성이 긴장된 모습으로 자신이 주는 것을 받아먹는 것을 본 신수 산다는 부드러운 눈빛을 주며 준성을 진정시켰다.

- 그렇게 긴장할 필요는 없다. 이건 단지 내 뱃속에 잠시 저장한 것이다. 나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이것은 너를 위해 특별히 만든 약이다. 그러니 더럽다 생각하지 말고 편안하게 넘겨라. 그리고 한 잠자고 나서 결론을 내리도록 해라, 급할 것 없으니!

신수 산다가 주는 것을 다 먹은 준성은 지금까지 겪은 황당함을 털어버리기도 전에 도저히 참을 수없는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준성은 쏟아지는 졸음을 이기려 하기보다는 몸을 맡겼다. 그편이 지금의 혼란함을 이기기 위한 지름길이라 준성은 판단했다.

준성이 잠이 들자 신수 산다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잠시 쳐다보다 몸을 돌려 나무 밖으로 나갔다. 신수 산다의 눈에 거목 옆 옹달샘 곁에 정연이 토끼가죽으로 아랫도리만 겨우 가린 벌거벗은 모습으로 목각을 깎는데 몰두하는 모습이 들어왔다. 정연은 산에 들어온 이후 한 번도 옷다운 옷을 입어본 적이 없었고, 단지 짐승가죽 으로 대충가리고 지내는 게 전부였다.

신수 산다는 조심스럽게 정연의 곁으로 다가갔다. 정연은 곁에 신수 산다가 다가오는지도 모르고 온 정신을 목각을 깎는데 집중하고 있었다. 15년 전 정민이 목각을 깎을 때와 똑같이 정연도 목각을 깎는 일에만 전념하고 있었다. 정연이 비록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칼을 쓰는 게 서툴긴 해도 머릿속에 그려지는 목각의 모양에 똑같게 깎으려는 듯 집중하는 것은 정민보다 더 나았다. 신수 산다는 정연을 옆에 앉아 일에 몰두한 정연을 지켜주었다. 시간이 흘러 해가 서산에 걸리자 신수 산다는 정연을 위해 먹을 것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신수가 준비하는 정연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는 방식은 간단했다. 신수 산다는 음식물을 직접 먹지 않는다. 식물이나 동물의 정기를 빼내어 힘의 원천으로 삼기 때문에 신수 산다의 뱃속은 음식물을 소화 시키는 기능이 전혀 필요 없기 때문에 완전히 비어있었는데, 이를 정연이 먹을 음식을 저장하고 가공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었다.

신수 산다는 산에서 약초나 먹을 것을 구하면 삼켜서 정연이 먹기 좋게 자신의 뱃속에서 만들어 토해주었는데, 그것들은 필요 없는 것이 제거되고 좋은 것들만 진하게 농축되어 완벽한 영양식과 보약 역할을 했다. 가끔 정연이 사냥을 해서 산짐승을 잡게 되면 신수 산다는 입에서 불의 기를 토해 익히면 되었고, 물고기도 같은 방식으로 익히면 되었다.

이렇게 신수 산다의 힘으로 만들어진 음식을 먹게 된 정연은 자연스럽게 신수 산다가 가지고 있는 정기도 취할 수 있게 되어 여덟 번의 겨울을 지내면서도 짐승의 기죽으로 대충 아랫도리만 가리고도 추위를 이길 수 있는 몸과 모든 동물을 초월하는 신수를 따라잡을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가질 수 있었다.

더불어 지난 8년간의 신수와 같이한 수련은 간단했지만 보통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신수의 움직임을 쫒거나 신수의 공격을 피하고, 신수의 눈과 귀를 피해 숨거나 숨은 신수를 찾아내는 것은 보통사람으로서는 불가능 했으나 정연은 그것을 해내야 했다.

신수 산다와 정연은 늘 내기를 통해 수련을 했다. 정연이 만일 못해내면 신수 산다가 주는 아주 쓴 약을 정연은 먹어야 했다. 정연은 어렸을 때 한 번도 약을 먹지 않았던 관계로 쓴 약을 먹기를 죽기보다 싫어했다. 신수 산다가 정연에게 준 약은 각종 약초를 구해 자신의 몸속에 넣어 영약으로 연단을 한 것이었지만, 먹으려 하지 않는 정연에게 자연스럽게 먹이기 위해 신수 산다는 지기 싫어하고 자존심이 센 정연에게 내기를 했던 것이다.

그 내기에서 처음 7년간은 신수 산다의 일방적인 승리였으나, 일 년 전부터는 정연이 신수 산다를 이기는 일이 한, 두 번 있더니, 최근에는 정연이 네 발로 달리는 신수를 따라잡을 수 있는 경지까지 이르렀다. 그것은 사람의 근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였지만 신수 산다가 정연에게 꾸준히 먹여준 영약의 힘은 정연의 몸을 재구성하는 단계로 이끌었던 것이다.

이제 정연이 목각을 깎으면서 하는 수련은 몸과 힘을 키우는 것이 아닌 태어나자마자 정민이 전해준 영단의 힘을 깨우고, 그동안 몸에 쌓인 기를 쓸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한 수련을 하는 것 이었다. 정연은 목각을 깎는 일에 재미를 붙이고, 정민이 그랬던 것처럼 하루 종일 먹는 것도 잊고 몰두했다.

신수 산다는 정연이 먹을 음식의 준비가 끝나자, 다시 정연의 곁으로 다가갔다. 정연이 자신의 존재를 의식하지도 않고 목각을 깎고 있는 모습에 고개를 끄떡이며 잠시 지켜보다가 말을 걸었다.

- 작은 주인, 이제 그만해라! 저녁밥 먹을 시간이다. 너무 많은 시간을 한 가지에 몰입하면 몸에 좋지 않다.

신수 산다의 말을 들은 정연은 굳은 몸을 풀기위해 기지개를 폈다.

“응? 으응, 알았어! 그런데 그 아저씨는?”

- 그 사람은 내일 아침까지는 잠들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깨어나게 되면 그에게 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

“에이, 그 아저씨는 맘에 들지 않아. 딴 사람을 택하면 안 될까?”

정연은 준성의 문제를 가지고 투정을 부리기 시작했다.

- 그건 안 된다. 그 사람만이 작은 주인과 인연을 맺을 수 있는 사람이다. 그 외의 사람은 절대로 인연을 맺어선 안 된다. 그 사람이외의 사람들은 그들과 동방상제에 의해 죽음에 이르게 된다.

정연은 그들이라는 말을 듣자 움찔하며 긴장했다. 정연은 동방상제를 보거나 상대를 해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위기감을 느끼지 않았으나 그들과는 이미 한번 마주쳤었기 때문에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정연은 말없이 신수 산다를 쳐다보며 생각에 빠졌다.

- 맘에 들지 않는다면 그를 그대로 보낼 수 있다. 그러나 다시 사람들 사이로 돌아가는 것은 당분간 포기해야 된다. 주인님이 온전한 상태가 되실 때까지 기다려야한다.

“에이, 그건 말도 않되! 나도 못 알아보는 아빠가 언제 온전하게 되지 모르는데 그걸 기다려야 한단 말이야?”

- 그러니까 작은 주인은 저 사람을 당분간 선생님으로 모셔야 된다. 그래야 작은 주인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

“꼭 그래야 되나, 정말!”

정연은 내키지 않는 일이었지만 자신이 밖으로 나가려면 꼭 준성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동의 할 수밖에 없었다. 잠시 생각을 정리하던 정연은 준성을 피할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야호! 산다, 방법이 있다. 헤헤, 저사람 대신 나를 가르쳐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 구!”

- 그가 누구지?

“준일이 삼촌하고, 하란 고모. 어때?”

신수 산다는 황준일과 하란의 이름이 정연의 입에서 나오자 고개를 강하게 저었다.

- 그건 안 된다, 작은 주인!

=============================================================

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