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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랑

이일규 |2005.01.24 17:47
조회 252 |추천 0

재수할 때였다. 우연히 친구의 여자친구를 통해 한 애를 알게되었다. 마음씨가 무척 착한 애였다. 난 첫눈에 호감을 가졌고 친구들과의 모임에 그 애가 자주 얼굴을 비추게 되면서 내 마음은 자꾸 그 애한테 빠져들어갔다. 당시 내 성격은 굉장히 내성적이어서 그 애한테 고백하는 것은 생각도 못해봤고 친구들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가슴앓이를 했다. 그러던 중 다른 친구가 그 애를 좋아하게 되면서 친구들에게 그 사실을 공표했고 친구들 모두가 그 친구를 응원하게 되었고 난 완전히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됬다.

전기대(그 때만해도 대입학력고사였다)시험보기 전 날 나와 그 친구와 또다른 친구까지해서 새명이 그여자애 집 근처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저녁에 그 여자애를 만났다. 그 여자애가 자기의 친구를 한 며 더 데리고 나와서 다섯이서 커피숍에서 잠깐 만나고 나오는데 그여자애와 그 친구 둘이 같이 걸어가고 다른 두사람은 따로 걸어가고 나혼자서 맨 뒤에 처져서 그 애들을 쫓아가는데 그렇게 처량하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그 여자애가 뒤돌아서서 나도 같이 걷자고 했는데 내 친구 때문에 차마 그럴 수가 없었고 난 생각할 것도 있고 혼자 걷는 것이 좋다고 말하고는 혼자서 걸어갔다. 그때의 아픈 마음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 이후로 시간이 흐르고 대학을 들어가고 나서는 그 여자애와 조금씩 멀어져갔다. 그 여자애가 날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을 했고 또 내 친구가 그여자애를 좋아했기 때문에 내 스스로도 마음을 접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렇게 서로에게 편한 친구일뿐이라고 생각하며 1년여의 시간이 흘렀고 난 군대에 가게 됬다. 군대가기 몇 일 전 그 여자애에게서 만나자는 연락이 왔는데 나 친구들과 같이 보자고 했으나 그 여자애가 단 둘이서만 만나자고했다. 왜 둘이서만 보자고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만나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그 여자애가 군대 잘 다녀오라며 자신의 사진 뒤에 엽서를 써서주더니 헤어질때 자신이끼고 있던 은반지 한 쌍 중에 하나를 빼서 나에게 주었다.

알고보니 그 여자애도 날 좋아하고 있었는데 난 까맣게 몰랐던 것이다. 그 여자애도 나와 함께 길을 걷고 싶어했던거고 내 친구들이 자꾸 그 여자애를 다른 친구와 연결시키려한 것이 싫었던 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난 혼자서 좋아하고 혼잣 정리했던거다.

아뭏든 그렇게 군대를 갔고 시간이 흐르면 사람도 흐른다고 내 마음 속에서 그애는 친구로만 나게됬고 더 시간이 흐르며 연락도 끊기게 되고 그렇게 그녀의 존재는 잊혀져 갔다.

몇년이 지나고 나서 여행사에서 일을 하게되며 바쁜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거래처에서 온 비자서류에서 낯익은 이름을 발견하게 됬다. 그 여자애였다.

이런 일도 다있구나 반갑기도 하고 옛날 생각도 나고 해서 전화를 해서 만나게 됬다.

같이 술 한 잔을 하며 얘기를 하다보니 예전의 마음도 되살아 나는듯했다.

집에 바래다주려는데 그 애가 던진 한 마디가 내머리를 `쿵'하고 쳤다.

`나 결혼해!'

그 여자애는 교회를 다녔었는데 교회오빠랑 결혼 한다는 거였다.

그 애를 집에 바래다 주는 동안 그녀의 손을 잡고 놓지않았다.

그러면서 머리속으로 여러생각이 흘렀다.

`예전에 왜 잡지 못했을까, 지금 나랑 다시 시작하자고 할까,....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리 속에서 오갔다.

그리고 내가 그녀에게 한 마지막말은 축하한다는 말이었다.

그것이 그겨와의 마지막이었다.

이 글을 쓰다보니 그 애가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 애엄마가 되어있겠지!

옛 시절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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