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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과 아이

김은아 |2005.01.25 00:34
조회 377 |추천 0

제목 : 부부싸움과 아이


우리 부부는 신혼 초부터 결혼 5년차가 될때까지 서로 성격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끔 크게 싸웠다. 그럴때마다 유난히 눈치가 빠른 도현이는 몹시 힘들어 했다.

아기 때부터 무척 밝고 쾌활하여 엄마를 힘들게 하지 않은 아이였는데 우리 부부가

싸우는 날이면 잔뜩 풀이 죽어서 엄마, 아빠 눈치를 살핀다.

도현이가 세살때였다. 그날도 우리는 서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큰소리를 내며

싸웠다. 그러다가 내가 유리잔을 집어 던져 깨뜨렸고 화가 난 남편은 내 머리를 손으로

내리쳤다. 남편이 나를 때리자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아들이 아빠를 때렸는데, 남편은

반사적으로 아들의 얼굴에 손찌검을 하고 말았다.

갑작스럽게 당한 일에 놀란 아들은 소리를 지르며 울었다.

나도 아들을 껴안고 서럽게 엉엉 울어 버렸다. 그러기를 몇 십분,,,

아이는 울다 지쳤는지 눈을 감고 자고 있었다.

일을 이 지경까지 몰고 오다니... 내가 너무나 한심하고 슬펐다.

기력이 완전히 빠져 나가면서 깊은 좌절감을 느꼈다. 슬픈 목소리로 "도현아,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하니 아이가 잠든 순간에도 "엄마, 괜찮아, 엄마 괜찮아,,,," 한다.

난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가슴이 찢어지는 듯 했다.

정말 우리는 도현이만도 못한 엄마, 아빠였구나, 남편도 순간 같은 생각이 들었단다.

어른들의 이기적인 감정 싸움 때문에 이렇게 착하고 속 깊은 아이에게 큰 상처를

입혔다는 죄책감이 우리 부부를 못 견디게 만들었다.

우리는 그 날 이후로 큰 부부싸움을 하지 않았다. 아이 앞에서는 절대 싸우지 않았다.

여전히 서로의 성격은 많이 다르지만 함께 맞춰 나가기로 했다.

우리 아이의 예쁜 마음에 상처를 남기지 않기로 했다.

도현이는 이제 다섯살이다.

지금도 가끔 그날 일을 이야기 한다.

"엄마, 아빠가 내 얼굴 때려서 멍나게 했지? 아빠가 제일 힘세지?"

하지만 그 후로 우리 부부가 싸우는 모습을 보지 못해서인지 아이는 농담하듯 웃으며

그날의 일을 얘기한다. 그러면 나 역시 애써 웃어 넘기지만 아이에게 좋지 않은 기억을

남긴것 같아 마음이 많이 아프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따뜻하고 포근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나는 노력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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