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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올케들 명절 나기

시누이 |2005.02.11 13:31
조회 2,936 |추천 0

항상 글만 읽다가 처음으로 써 봅니다.

정말 며느리들 고생이 여간한게 아니네요.

아직 결혼을 안한 제 입장에서는 우리 올케들과 시집간 친언니네만 봐서는

도무지 상상도 안되고 이해도 안됩니다.

 

우선 우리 올케들 이야기부터 해 볼께요.

제게는 오빠가 2명이고 언니가 1명입니다.

모두 결혼하셔서 서울에 살고 저는 대구에서 직장을 다니고 부모님은 부산에 계시죠.

우리 올케들은 시집 온지 15년이 되었습니다.

 

우리 어머니가 큰올케와 작은 올케가 오면 선물로 들어온 것들을 나눠 주시는데

그럴때는 누구도 섭섭하지 않게 하려고 저울을 갖다 놓고 인삼뿌리 하나, 멸치 한개 까지도

정확하게 무게를 달아서 주십니다.

 

큰올케가 임신했을때에는 임신 1개월부터 6개월 후에 있을 명절에 미리부터 오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합니다. 제 친구는 임신 8개월인데도 명절에 시골가더군요.

큰올케가 오지 않으면 작은 올케에게는 설거지 하지 말라고 합니다.

혼자 와서 일하면 섭섭하기도 하지만 힘들다고요.

작은 올케가 임신했을때는 반대로 큰올케에게 설거지 못하게 하시죠.

 

올케들 친정이 모두 서울에 있어서 전철만 타면 금방 갈 수 있는 곳이라 자주 갈 수 있죠.

하지만 명절이라도 우리 부모님은 올케들에게 가끔씩 친정에서 보내라고 오지 말라고 합니다.

우리 집에서 제사를 지내기 때문에 일가친척이 다 모이는데도

큰며느리랑 큰아들을  처가에 보내는거죠.

우리 부모님  말씀이 평소에 찾아뵙는 것과 명절에 가족이 다 모이는 것은 또 다르다고 그러시네요.

 

이번 설날에도 작은올케와 작은오빠는 오지 않았답니다.

처가식구들과 함께 보내겠지요.

 

큰올케와 큰 오빠가 내려왔는데요... 큰 올케 명절을 한번 볼까요?

월요일 낮에 왔거든요. 와서 점심 먹고 (식사준비는 우리 어머니가, 설거지는 제가)

낮잠 잤죠. 우리 어머니가 오느라고 피곤하다고 방에 가서 자랬거든요.

자고 일어나서 아이들 데리고 놀이터 가서 놀다가 오고요,

그 후에 저녁은 주문해서 먹고 6시가 되어서 오빠랑 친구들 만나러 간다고 나가서

자정에 들어왔습니다.

 

둘째날인 화요일... 음식 준비하는 날이죠.

저와 어머니, 아버지는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아침  먹고 있는데

올케언니도 7시 30분에 일어나더군요.

하지만 우리 어머니는 뭔 일이라도 일어난 것 처럼 왜 빨리 일어났냐고

더 자라고 방으로 등떠밀어서 우리 올케는 9시 30분까지 더 자고 일어났습니다.

 

그 후에 아침 먹고 11시부터 작은 어머니께서 오셔서 함께 부침개를 부치기 시작했죠.

3시까지 일하고 방에 가서 쉬었다가 5시에 또 친구들 만난다고 오빠랑 나갔죠.

그리고 역시 12시 자정에 들어오고요.

 

설날엔 8시에 일어나서 제사 지내고 식사준비하고 (설거지는 작은 어머니들이 하심)

세배 한 후에 12시쯤에 낮잠 자고요, 3시부터는 친척집을 갔었죠.

그리고 9시에 잠자리에 들었구요. 피곤하다고 다들 일찍 잤거든요.

 

제사 음식을 만들때 준비는 (다듬고 씻는 것) 우리 어머니 혼자 하셨죠.

음식 양을 많이 하지 않는데다가 우리 집안은 음식을 나눠서 하거든요.

즉, 일을 하시는 작은 어머니는 음식을 만들러 못 오시니깐 과일을 모두 담당하시고

식당을 하시는 작은 어머니는 나물 종류를 만들어 오시고

멀어서 전 날 못 오시는 작은 어머니는 고기 종류를 만드시고

우리 어머니와 우리 집과 가까운 작은 어머니는 전날 모여서 부침개를 만드시거든요.

 

그리고 설날에 모두 각자 만든 음식을 가져와서 제사 지내니깐

어느 한 집에서 일거리가 많이 생기지도 않고 집집마다 골고로 나눠서 하니깐

부담도 덜하고...

그래서 우리 어머니도 며느리에게 안 시키고 당신께서 혼자 다 하시는 것이죠.

 

 

저는 처음엔 며느리들 처음 시집 왔을때만 그럴 줄 알았는데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늘 한결 같아요.

우리 올케들 아마 설날에 친정에서 지낸게 5번은 될거예요.

추석도 마찬가지구요.

 

제가 못된 시누이 역할이라도 할라치면 우리 부모님 손에서 제 등짝이 남아 돌지 못하죠.(-.-;)

며느리도 같은 자식인데 왜 그러냐고요.

올케들한테  못된 소리 하지 말고 저보고 하래요. (-.-;)

뿐만 아니라 명절 저녁에 가족끼리만 모였을때에는

큰올케, 작은 올케가 상차리느라 힘들다고 설거지는 오빠들보고 하라고 하시죠.

남자들도 일을 해야 한다고요. 왜 빈둥거리냐면서...

 

우리 부모님이 그래서인지 우리 언니도 시집을 아주 잘 갔죠.

우리 형부가 장남인데도 우리 언니도 설을 친정에 와서 지내곤 했거든요.

언니네 시부모님이 우리 부모님과 비슷해요.

우리 형부가 설거지 한다네요.

 

제가 생각할때도 이렇게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우리 올케들도 시부모님이 이렇게 잘 배려해 주시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아주 잘 하거든요.

시댁에 오는 것을 친정에 오는 것 처럼 편안하게 생각하고요.

 

다른 집들도 이랬으면 합니다.

며느리들이 시댁에 가는 것 싫어하지 않고 명절증후군이라는 것도 없었으면 해요.

명절 지내느라고 수고하신 며느리님들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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