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춤(影舞) 103 - 제3장 다시 세상으로 39 - 내글 -
- 세월은 만남의 기쁨을 더하기도 하지만, 쌓아놓은 세월의 무게도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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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는 정민의 부드러운 태도에 언제 울었나는 듯 바로 눈물을 멈추고 얼굴에는 웃음까지 띠고 정민에게 다가섰다.
“바로 그런 거야! 네가 바로 전까지 울고 있다가 이렇게 호기심과 함께 마음속에 기쁨을 느끼는 것이 감정이야. 그렇게 쉽게 변하기 때문에 믿을게 못 된다는 것이라 말들을 하지. 그건 스스로 조절하지 못 할 때 하는 소리고,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면 사람들의 삶을 알차게 해준다. 너무 누르기만 해서도 안 되고, 너무 밖으로 들어내서도 안 된다. 때로는 슬픔을 삼키고 기쁨을 보이면 다른 사람에게 기쁨이 되어 다시 나에게 슬픔을 잊고 기쁨을 느끼게 되는 수도 있지.”
- 참으로, 사람들은 묘한 구석이 있군요!
수는 호기심에 가득 찬 어린아이처럼 큰 두 눈을 정민의 얼굴에서 떼지 못하고 정민의 말에 귀 기울고 열심히 들었다.
“그래 바로 감정이란 걸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너와 같은 신은 즐거움과 화, 이 두 가지 표현으로 모든 걸 하지만 사람은 거기에 슬픔과 기쁨이라는 걸 더하고, 거기에 원하는 마음에 싣고, 너와 나, 그리고 다른 사람이라는 관계를 설정해서 많은 변화를 만들어 낸다. 이것이 지금 네가 새로이 가지게 된 감정이다.”
- …음, 그렇구나! 그래서 오라버니가 날 무시하면 이런 서러움이라는 게 느껴지는 거구나!
“뭐…!”
정민은 수의 중얼거림에 할 말을 잊고 수의 얼굴만 멀뚱하니 쳐다보았다. 수는 보통사람보다도 더 쉽게 감정을 느끼며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있었다.
‘이거야…, 정말 미치겠다. 연정은 점점 신처럼 감정표현이 무뎌지고, 수는 사람 보다 더 쉽게 느끼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니…! 이러다 간 안 되겠어. 수에게 감정을 조절하는 수련을 하도록 해야겠는걸!’
정민은 곧바로 수를 연정의 앞에 세워 놓고 명령하듯이 말을 했다.
“수에게 사람들이 어떻게 감정을 표현하는지 알려줘!”
- 무슨 소리에요?
연정은 정민이 다짜고짜 수를 맡기자 어이가 없었다. 연정은 감정을 표현하는 법이 특별하게 없는 것이기 때문에 정민을 멀뚱하니 쳐다보며 되물었다.
“말했잖아, 수에게 사람들이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가르쳐 주라고!”
- 그걸 어떻게 가르쳐요. 감정의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친다는 건 감정을 속이고 거짓을 하라고 가르치는 것인데…?
“그런가! … 그럼 어떻게 하지?”
정민은 순간 가슴이 답답해짐을 느끼고 두 손을 들어 머리를 감싸 쥐었다.
- 오라버니, 머리가 아파요?
수는 정민의 모습을 보고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보며 물었고, 정민은 천연덕스런 수의 얼굴에 더욱 어이가 없었다.
“아, 아니야! 그냥….”
- 호호호! 뭘 어떻게 해요. 감정은 그냥 있는 그대로 스스로 느끼고 표현하도록 자연스럽게 나 두는 것이 제일 좋아요.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고요.
연정은 정민의 속마음을 헤아리고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의 수는 거의 사춘기 어린애처럼 행동하고 있잖아. 이거야 무슨 대책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
- 호호호, 수님은 신이시니까 금방 깨닫고 감정을 쉽게 조절 할 수 있게 될 것예요, 그렇죠?
- 네! 알겠어요, 언니!
“이런…!”
정민은 수와 연정의 얼굴을 번갈아 보고 다시 머리를 감싸 쥘 수밖에 없었다.
또 한 번의 소동이 끝나고, 지하광장의 일상은 예전처럼 반복되었다. 정민은 늘 수련에 몰두하였고, 수와 연정은 친자매처럼 붙어 다니며 지하광장을 가꾸기 여념이 없었다. 수는 지하광장에 차고 넘치는 기와 나뭇조각이나 쇠붙이로 갖가지 조그만 동물들을 만들어 그것들이 내는 소리와 움직임으로 지하광장을 활기차게 만들었고, 연정은 꽃과 나무를 가꾸어 광장을 하늘님이 처음 만들어 놓았던 모습으로 하나, 둘 만들어 나갔다.
정민이 수를 봉인에서 풀어 준 뒤로 오백일 되던 날 정민은 신단수의 꼭대기에 앉았다. 연정과 수는 약간 걱정스런 얼굴로 정민을 쳐다보고 있었고, 솔은 정민의 머리 바로위에 둥근 공 모양이 되어 떠있었다.
“드디어 그들을 상대할 수 있는 경지에 올랐는지 시험할 때가 되었군. 참으로 긴 시간이었다. 수야 고맙다. 그리고 연정이 너도, 변함없이 내 곁을 지켜 주어 고맙다. 자, 솔아 우리 옛날처럼 해볼까?”
- 뾰료롱!
솔의 소리가 나자 정민은 두 손을 들어 가슴에 모았다. 그 순간 정민의 몸이 사라지고 솔의 몸에서 바로 쳐다보기 힘든 빛을 내기 시작했다.
“하하하, 성공이다!”
정민의 몸은 보이지 않고 목소리만 광장을 가득 채웠고, 이어서 빛을 내던 솔도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수의 얼굴에 웃음이 떠오른 건 바로 이때였고, 연정 또한 기쁨에 들떴다.
하늘님은 거대한 광장을 중심으로 여섯 개의 작은 광장을 배치하면서 천정에 있는 하늘광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땅속광장에 통하도록 했다. 하늘광장에는 신의 몸을 갖거나 하늘님이 인정한 영혼의 상태로만 들어갈 수 있었다. 사람의 몸을 가진 정민이 천상광장에 들 수 있는 방법은 구리거울의 도움을 받거나 아니면 자연의 기와 동화되어 몸은 있지만 바람과 같은 상태가 되어야만 가능했다. 더불어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것은 신의 힘을 뛰어넘는 기를 쓸 수 있다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 오라버니, 드디어 자연과 하나가 되셨군요. 진정 축하드려요!
- 정민 씨, 축하해요!
- 뾰롱, 뾰료롱!
“그래, 고마워! 이제 열쇠의 반쪽을 찾아 와야겠지.”
어디서 나는지 모르는 정민의 목소리가 끝나자 지하 광장을 밝히던 천정의 빛이 순간 사라 져, 동굴 전체가 어둠속에 잠겨 들었다.
정민이 사라진지 한 시간여가 흐르자 천정의 빛이 다시 밝아지기 시작하더니 신단수 위에 상당히 지친 모습으로 정민이 나타났다.
- 정민 씨!
- 오라버니!
연정과 수는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정민에게 다가 섰다. 수와 연정이 가까이 다가가 본 정민의 상태는 멀리 볼 때와는 다르게 서 있는 게 이상하게 보일 정도로 말이 아니었다.
정민이 생각 했던 것보다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것은 몸에 많은 무리를 주는 것이다. 만져지는 몸이 느껴지기만 하는 몸으로 변화되면서도 그 본래의 몸을 잃지 않고 유지하려면 일반 적인 생각을 뛰어넘는 엄청난 양의 기를 한꺼번에 움직여야 헸다. 그러나 정민은 자신이 이룬 경지에 크게 고무되어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곧바로 천상의 광장으로 가서 하늘님의 열쇠 반쪽을 가지러 갔었다. 그 결과 정민의 몸에 무리를 주었으나, 그나마 그동안의 수련이 헛되지 않아 천상광장에 다녀올 때까지 온전한 몸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헉헉, 사람의 몸으로 하기는 진짜 힘들구나, 으윽…!”
정민은 연정과 수가 다가오자 맥없이 앞으로 쓰러지려 했고, 둘은 급히 달려들어 쓰러지는 정민을 양쪽에 붙어 부축하였다.
- 정민 씨, 괜찮아요?
“으응, 좀 무리했어! 역시 사람의 몸으로는 이런 힘을 오랫동안 쓰는 건 무리야. 결국 그들과 싸우려면 하늘님이 봉인해 놓은 신수들을 거두어야 되겠어, 어이구야!”
정민은 말을 마치고 신음소리를 내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 정민 씨!
- 어머나!
정민을 부축하던 연정과 수는 놀라 비명을 질렀다. 둘은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정민에게 다가서서 정민의 몸을 살피기 시작했다. 정민은 온몸의 기를 다 쓰고 손가락하나 들 힘도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에, 연정과 수에게 몸을 맡기고 축 늘어져 버렸다. 정민의 몸이 심상치 않아 보이자 수와 연정은 바로 신단수 안으로 정민을 옮기고 정민의 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한바탕 소동을 일으켰다.
꼬박 하루가 흘러서야 정민은 겨우 몸의 기를 회복하고 일어설 수 있었고, 그 사이 연정과 수는 교대로 정민의 곁을 지키며 정민의 빠른 회복을 위해 정성을 다했다. 정민은 기운을 차리기 무섭게 연정과 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수련장으로 달려갔다. 정민의 머릿속에는 부족한 힘을 더 키워야겠다는 생각으로 꽉 차 있었다. 그러나 이런 바람과는 달리 정민의 기를 쓰는 힘은 더 이상 커지지 않았다. 정민은 이미 사람의 몸으로 행할 수 있는 극에 달했던 것이다.
“이래선 안 돼! 사람의 몸으로는 자연의 기와 오랫동안 하나가 되기 힘들어…. 이래서는 그들의 우두머리를 무찌르기 힘들다. 이걸 어떻게 하지?
정민은 지난 백일이라는 시간을 더 수련에 매달렸지만 정민이 얻은 건 없고 시간만 보내는 나날이 계속되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크게 상심하였다. 옆에서 지켜보던 수가 나셨다.
- 오라버니, 그렇게 고민만 하셔 봐야 무슨 소용이 있어요. 우선 다른 상제들이 손을 쓰기 전에 하늘님이 봉인해둔 신수를 거두고 천상상제를 찾으셔야 하잖아요! 천상상제라면 오라버니의 고민을 해결할 방법을 가지고 있을 거예요. 전에 저와 싸울 때도 그는 지혜가 뛰어났으니까요. 나도 다시 만나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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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