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집 그 남자 - (10) 생각 보다 괜찮은 그 남자
토요일 오후 7시 --
그와 목하 첫번째 데이트를 위해 퇴근을 서둘렀다. 가만 왜 서둘러야 하는 건지.. 아무튼 약속을 한 이상 그와의 협상에 충실 하기로 했다.
"어디 가냐?"
고양이 같이 살금 거리며, 은별이 퇴근을 서두르는 그녀에게 다가 왔다.
"어? 나야... 집에 가지... 그러는 넌?"
"어므나, 잘되었네 수연아 오늘 나 무지 무지 한가한데.. 나랑 놀아 줘라... 엉..."
형준이와 샤바샤바 할땐 언제고 이제는 그녀의 데이트를 방해 하려하는 은별이 그녀에게 놀아 달라고 야단이다.
" 오늘 형준씨 안 만나?"
"어... (생글 생글) 대전에 공연가서 오늘 못봐... "
하필 오늘 같은날 놀아 달라고 야단인 은별이 살짝쿵 얄미웠다.
"어... 그렇구나.. 어머나 난 엄마가 이일찍~ 들어 오랬는데.... 하하 미안 하구나 친구야."
사실 데로 말하면, 온갖 소문을 낼 은별이기에 주엽을 만난단 이야기는 절대로 할수 없었다. 하물며 그가 7시까지 회사 앞으로 오기로 한걸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은별이 알면 난리칠께 뻔하다.
"그래? 그럼 요 앞에 주엽씨 왔던데... 나랑 같이 영화 보러 가자 그래야 겠네?"
'헉???? ^^;;; 은별이뇬이 설마 눈치챈건 아니겠쥐??'
"어머? 그래 하하 별일이네 그 사람이 여긴 왜?? 왔을까? 하하 안그래 은별?"
내심 은별에게 들킨건 아닌지 걱정이 앞섰다. 차라리 주엽과의 일을 다 털어 놓았다면 모를까 그녀는 눈 따~악 감고, 거짓말을 계속해야 했다. 은별이 알아 봤자 소문만 무성해 질뿐 별도움이 안될께 뻔하니까...
"그야? 모르지 주엽씨도 동거동락하는 형준씨 없으니까 심심 했나 보네 ..."
결국 은별의 눈치 없은 행동에 두 사람은 주엽이 기다리는 로비로 걸어가야 했다. 아니나 다를까 주엽은 그가 서있는 곳으로 다가오는 두여자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그는 모처럼 양복차림으로 평소보다(평소엔 늘 청바지에 티셔츠) 더 멋지게 보였다.
"어? 은별. 퇴근안해?"
주엽은 가까이 다가오는 두여자에게 인사를 하면서 수연에게 눈치없이 둘의 데이트를 방해하려는 은별을 데리고 갈건지 의아해 하며 눈짓을 했다. 그녀 또한 주엽이 오해를 할까봐 눈을 찡그리며, 그에게 구원을 요청했다.
"뭐라는 거야 지금 퇴근 하잖아. 그러는 주엽씨는 여기서 뭐해?"
'눈치 없는 뇬이 자꾸만 묻고지럴이야.. ㅡㅡ;; '
그녀는 주엽이 뭐라 말하기전에 눈치를 주었다. 그녀의 행동에 그는 웃으며, 은별을 따돌릴 궁리를 했다.
"나야.. 앞집 수연이 어머니 심부름 왔지... 수연아 어머니가 저녁에 시장좀 봐 오라시네..."
그는 윙크까지 해가며 수연을 안심 시켰다. 그런데 왜 은별이 낀다고 뭐가 달라 질까봐 두사람 전전긍긍하고 있다. 결국 두 사람의 술수에 넘어간 은별은 아쉬운 작별을 고하며쓸쓸히 버스를 타고 사라져 주었다.
"휴~ 하여튼 눈치도 없다니깐...."
"그러게... "
"참, 진짜 우리 엄마가 심부름 시킨건 아니겠죠?"
"하하하 있긴 있지.."
"어? 진짜? 뭔데요? 아깐 아무말 안하더니... 뭔데요 그게?"
어느새 그녀의 어깨에 팔을 올린 그가 그녀의 귀에 대고, 소근 거린다.
"너랑 잼 있게 놀다 오라고...... ㅎㅎㅎㅎㅎ"
"뭐예요?? 장난 하고 그래..... "
수연은 그의 장난이 기분나쁘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그가 가까이 그것도 그녀의 귀에 대고 소근 거리는 것이 아찔할 정도로 좋았다. 그의 작은 행동과 부드러운 말투에 얼굴이 저절로 붉게 물드는 버릇이 생겨나는 것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자! 가자. 배고프다."
그의 느긋한 말투.. 그녀도 슬슬 배가 고파 왔다.
"나도 배가 고프네.. 그런데 어디가죠?"
"음... 우선 차에 타고,"
그가 말한 차.. 어느새 그는 멋진 차를 한대 가지고 있었다. 회색의 아우디가 그녀의 눈앞에 눈부시게 버티고 서있었다. 서얼마 이게 주엽의 차는 아니겠지??
기천만원 하는 돈없는 사람은 굴리지도 못한다는 아우디를 그가 몰고 온것이 신기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왜? 이 차 별루야?"
헉? 외제차 그것도 잘나간다는 부잣집 도련님도 잘 못타는 아우디를 그녀가 마다할 일이 있겠는가 하지만, 왠지 부담이 퐉~ 들었다.
"이거 누구한테 빌렸어요?"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 차의 출처를 물었다. 그녀의 말에 약간 기분이 상한 주엽이 그녀를 위해 열어놓았던 차의 조수석문을 붙잡고, 그녀에게 되물었다.
"빌려? 왜 그렇게 생각하지?"
"그야? 당신은 차가 없었고, 또 이건 당신이 타기엔 너무 값이 나가니까..."
결국은 그의 재력?을 모르는 그녀에 대한 기후 였다. 그래서 주엽은 그녀의 말을 더 들어 볼 필요도 없다는 듯 오늘 아침 주문해 방금전에 받아 쥐고 온 따끈따끈한 열쇠고리를 유유히 흔들어 보였다. 그녀의 눈앞에 전화번호까지 적힌 차량용 열쇠고리가 금테두른 것처럼 휘황찬란하게 왔다 갔다 했다.
"내꺼 맞아. 걱정 말고 타시지요.. 공주님...."
그녀에게 다시 한번 안심 시키듯 말한 그는 그녀를 조수석에 태워 안전벨트까지 채워 주웠다. 그의 행동에 진짜 백마탄 왕자가 나타난 것 처럼 그녀는 그의 차에 타자 마자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우와!!!! 이거 진짜 되요?? 우와 멋있다... 하하 넘 좋다.. 음악소리 좀 봐!!!!"
주엽은 조금전의 기후는 온데 간데 없고, 오히려 아이처럼 마냥 들뜬 수연의 목소리에 더 즐거워 하며, 그녀가 좋아하는 김정민의 CD를 넣어 음악을 틀어 주었다.
"음...... 음.......음음음....... 아하 넘 좋다.... 이건 또 언제 준비 했어요?"
정말 기분이 좋은지 그녀는 연신 허밍으로 따라 부르며 그가 차를 출발한지 15분여 만에 그에게 다정하게 말을 걸어 왔다.
"나보다 네가 더 좋아 하는것 같다.."
"하! 내가 그랬어요? 하하하 어쩔수 없어요. 누가 이렇게 좋은차 뽑으래요?"
"하하하 그런가?.."
그가 차를 몰아 남산으로 향했다.
"어? 남산 가요. 우리?"
남산타워까지 이어지는 남측 순화도로 드라이브코스길을 그의 차가 오르자 그녀는 봄에 핀 밤 벗꽃을 볼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 졌다.
"어... 왜? 여기 싫어?"
"아니요... 오랜 만에 와보는 길이라서..."
약간 어두운 얼굴 그러나 이네 밝게 웃으며, 그의 차가 도착지인 호텔에 멈추자 그녀의 얼굴이 다시 어두워 졌다.
"무슨 걱정 있니?"
그가 내릴 생각도 않고 있는 그녀에게 물었다. 그의 물음에 이내 표정을 밝게 하며, 그녀가 손사레를 쳤다.
"아 아니요. 일은 무슨일.. 참 여기서 밥 먹게요?"
"어? 왜 싫어. 싫음 다른 데로 갈까?"
"여기까지 와서.. 그냥 밥먹어요."
그녀는 사실 호텔로비로 들어 가는 발길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아 애를 먹었다. 그녀의 앞에 유유히 걸어가는 남자가 더이상 물어 보지 말길 바라며, 그의 뒤를 따랐다.
"자, 뭐 먹을래?"
주엽이 외국생활을 오래한 덕에 남산은 처음 와본 거였다. 그런데 오다보니 그녀의 생각은 안중에도 없이 자신의 섯부른 결정이 그녀를 곤란하게 만든건 아닌지 걱정스러웠다. 조금전부터 인상을 펴지도 않고, 마치 사약을 먹는 것처럼 그녀는 주문한 스테이크를 망설이듯 바라 보고 있다.
"왜? 그거 싫어? 그럼 다른거라도.."
"아뇨, 오랜 만에 먹는 거라 .... 아니 흠...... 너무 회사일에 바쁘다보니 이런데 오는게 서툴러서..."
예전에 딱 한번 와본 호텔레스토랑은 여전히 고급스러운 자태를 자랑했다. 다시는 오고 싶지 않았던 곳을 또 다른 인연으로 오게 되다니 참 아이러니 했다.
"그런가? 사실 나도 이런곳은 체질에 안맞아서 말이야. 그런데 우리 가끔은 이런 호사정도 해도 되는데.... 그래야 데이트 아닌가?? 서로에게 좋은 경험..ㅎㅎㅎㅎ"
그랬다. 두사람은 6개월의 시작인 오늘부터 데이트라는 명목아래 좋은 경험을 하기로 했었다.
"네... 그렇네요..."
더이상 두사람의 대화를 이루워 지지 않았다. 간간히 오가는 포크와 나이프소리 그리고 그들이 마시는 와인잔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소리가 그들이 내는 소리의 전부였다.
그가 처음이라는 남산에 그녀는 맛있는 저녁(사실 목으로 넘어가는게 참 힘들었음)을 사준 그를 위해 타워에 구경을 가자고 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른 남산의 야경은 그야 말로 일품이였다.
"와!!!!! 너무 아름 다워요."
"그렇네...... 무섭지 않아?"
그가 옆으로 다가와 그녀의 옆에 다정하게 서며, 물었다. 그가 가까이 그것도 둘만의 밀폐된 공간에 있다는 생각에 또다시 가슴이 쿵쾅거렸다.
"아 아니요. 혹시? 당신이 무서운건 아니고요?"
"뭐?ㅎㅎㅎㅎㅎㅎㅎ 그렇지도 모르지 ㅎㅎㅎㅎ"
그는 연신 뭐가 좋은지 케이블카에서 남산 타워까지 웃고, 즐거워했다. 야경이 보이는 망원렌즈를 통해 서울 야경을 감상하고, 즐겁게 웃으며 다시 카페타워로 내려와 맛있는 딸기 파르페까지 맛을 보았다.
"음........ 너무 즐거웠어요..."
"즐거웠다니 다행이군... 나도 즐거웠어.. "
다음번엔 저기 한번 가볼까?
그가 잘난 턱으로 가르킨 곳은 야외극장쪽이였다. 커다란 스크린에서 심야영화를 하는지 연신 붗빛이 어른 거렸다.
"어머? 여기 저런곳도 다 있었네?"
"영화좋아해?"
"에? 네...... 그야 물론 시간이 없어서 못보죠.. 어 저 주 주엽씨는요."
그녀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그는 은근히 좋아했다. 그녀 또한 이제는 그의 이름을 불러야 될것 같아 자연스레 말한다는 게 약간은 더듬거린 것 같아 부끄러웠다.
"고맙군. 그런데 다음부턴 그냥 주엽씨야.. 알았지?"
"치...... 알았어요...."
그녀는 살짝 토라진 것 처럼 얼굴을 돌렸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주엽은 그녀의 얼굴을 돌려 자신의 얼굴을 똑바로 보게끔 했다.
"음........ 오늘은 그냥 참으려고 했는데........ 음"
그는 뭘 참으려 했다는 건지 연신 한숨을 쉬더니 그녀의 입술에 다정하게 입맞춤을 해주었다. 조금전 카페타워에서 먹은 딸기 파르페 맛이 그의 입에서 느껴졌다. 그녀는 부드러운 파르페맛을 느끼듯 그의 입술을 살짝 빨았다. 그러자 그는 낮게 웃으며, 더욱 그녀를 자신쪽으로 끌어 당겼다. 좁은 차안이 그들의 열기로 뜨거워졌다. 그녀는 그를 밀어 내기 보다 더 열정적으로 응하는 자신을 느끼며, 그의 키스가 끝나지 않길 바랬다.
따라리라리...따라리라리.......
"흡....... "
갑작스럽게 울린 전화벨 소리에 그녀는 뛸뜻이 놀라 그에게 떨어 졌다. 그는 웃으며, 그녀의 입술을 손끝으로 스다듬어 주었다.
"어 서 받아요.... 흠."
붉어진 입술 만큼이나 홍당무처럼 변한 얼굴에 연신 손부체질을 하며 그녀가 그의 얼굴을 외면했다. 부끄럽게 느껴서 돌린것 뿐인데. 그는 그녀의 얼굴을 다시 자신에게로 돌려 또다시 입술을 내리려 했다. 그런 그를 밀어 내며 아직도 울리는 전화를 그의 손에 쥐어 주었다.
"젠장....... 뭐냐?"
주엽은 한창 분위기 좋을때 방해 하는 형준에게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
"헤, 오늘 무슨 좋은 날이냐? 화부터 내게..."
"됐다 그래.. 좋은 날은 그저 그런 날이다. 너떄문에 난 되는 게 하나없잖야..."
그는 그냥 형준에게 투덜거릴 뿐인데.. 옆에 앉은 조금전 키스를 나눈 여자 수연은 그의 말에 심장이 철렁 거렸다. 그저 그런날.... 그는 그렇게 생각한단다... 첫 데이트 하다 키스를 나눈지 1분도 되지 않아 그는 그렇게 성의 없이 말했다.
"다른게 아니라......너 대전에 좀 와야 겠다."
"왜?"
주엽은 갑자기 냉정한 모습으로 앞만 주시 하고 있는 수연의 손을 잡으며, 눈치 없는 형준에게 다그쳤다.
"저번에 말한거 아마도 여기서 해야 할 것 같아서... 너를 보잔 사람이 있어. 언제 올래?"
"뭐? 알았다. 우선 전화 끊고 다시 전화 하마."
주엽은 그녀에게 오늘에 데이트가 여기서 끝이란걸 말해야 하는 아쉬움을 머뭇거림으로 대신했다.
"저......... 있잖아?"
그는 무슨 말인지 망설이듯 그녀에게 말했다.
"왜? 형준씨가 뭐래요?"
"어.. 그자식이 좀 보자네....."
그녀가 아쉬운 눈빛으로 고개만 끄덕여 주었다.
"그래서 말인데... 오늘 못한 데이트 다음에 더 재밌게 하자....... 그리고 혹시 아까 내가 형준이 한테 한말 신경쓰는거 아니지?"
"........ 무슨말이요?"
생글거리며, 그녀가 그를 안심 시켜주었다.
"그러 됐어. 자 가지 아무래도 오늘 안에 대전가려면 좀 바쁘겠다..."
"에? 대전이요?"
"어. 형준이가 대전에 있잖아. 아무튼 갔다와서 말해 줄께.... 촉!"
그는 그녀의 얼굴에 아쉬운듯 뽀뽀를 해왔다. 그리고 여전히 그녀의 왠손을 꼭 잡은채 운전을 한다. 그녀는 그가 사고라도 낼까 염려서 그에게 잡힌 손을 뺴내려 했다.
"어허, 가만좀 있어라.. 자꾸 신경쓰게 할래.. 그럼 나 사고 낸다?"
주엽이 희죽 우스며, 그녀가 더이상 손을 빼지 못하도록 더 세게 꼭 쥐었다.
"그러다 진짜 사고 나요. 그냥 놓고 가지.."
"안돼겠다. 차라리 내 무릎에 앉아서 갈래?ㅎㅎㅎ"
여전히 그녀는 적응 못하고, 생각만으로도 아찔한 그의 말에 그녀는 얼굴을 붉혔다.
"뭐예요? "
"왜? 그렇게 하고 싶어?"
그녀는 여전히 농담을 짓굳게 하는 그의 어깨를 자유로운 손으로 때려 주었다. 그는 맞고도 신이 나는지 연신 웃어 댔다.
"아쉽군...."
그녀가 집으로 들어가기 조금전 그는 그녀를 돌려 세워 또다시 찐한 그러나 짧은 입맞춤을 해주었다. 그녀는 아직도 잠을 자지 않고 자신을 기다리는 부모님이 행여 볼까봐 안절부절 못하며, 그에게 간신히 손만 흔들어 준체 집안으로 재빨리 들어와 버렸다.
띠룽.......
[뭐가 그리 급해서... 애인 배웅도 안하고 들어 가냐? 하여튼 갔다와서 데이트 하자. 쪽!!]
그는 아마도 대전으로 내려가는 차안에서 그녀에게 문자를 보낸것 같았다. 그녀는 스멀스멀 올라오는 미소를 감추지 못한체 그에게 답장을 보내 주었다.
[잘 갔다와요. 그리고 운전 조심해요....^^]
그녀는 조금전 헤어진 그가 보고싶다는 생각에 저절로 가슴이 뛰느걸 느꼈다. 시종일관 매너있게 행동하는 그는 평소 앞집 남자로 만 보던 그녀의 생각을 바꿔 놓기에 충분했다. 아마도 그들의 6개월간은 늘 행복할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