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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되신 시아버님

안델센 |2005.03.29 15:28
조회 1,316 |추천 0

작년에 언젠가 우리 막내가 엄마는 몇살이야 묻길래 속절없이 나이만 먹었다는 생각과 함께 얼떨결에 "음...엄마 나이는 29살이야" 라고 대답해 버렸었는데 해가 바뀌면서 또 물어본다
엄마는 몇살이냐고 ㅎㅎ

장난기가 발동한 나는 "작년에 엄마 나이가 29살이었으니까 올해는 28살이야" 했더니 왜 엄마는 나이를 꺼꾸로 먹냐고 예쁜눈을 반짝이며 반문을 한다   아우~ 구여버~ㅋㅋ

"언니랑 **이랑 자라면서 엄마 아빠 나이를 한살씩 먹어버리거든"

"그래서 언니랑 **이는 자꾸 자꾸 어른이 되어가고 엄마 아빠는 점점 아기가 되어 가는거야"

"그렇게 되면 지금 엄마 아빠가 어린 너희들을 돌봐 주는 것처럼 이다음에 어른이 된 언니랑 **이가 아기가 된 엄마 아빠를 돌봐줘야 하는거야"

아이는 엄마가 어떻게 아기가 되냐고도 물었었고 정말로 엄마가 아기가 된다면 자기가 잘 돌봐 주겠다고 공수표도 날렸었다ㅎㅎ 흐미~이쁜것ㅋㅋ

우리 아버님 지난주부터 감기로 시름시름 하시더니 기어코 앓아 누우셨었다


내가 시집오고 이렇게 아프신적이 없으신지라 처음에는 나마져 가볍게 생각했으니 나날이 심해지는 기침과 함께 귀에 염증까지 동반해서 잘 듣지도 못하시니 오죽 답답하셨을까

그나마 막내인 우리한테는 안하시던 투정을 큰형님네만 오시면 부리시는게 아닌가 ㅎㅎㅎ

그 모습이 마치 온종일 엄마와 떨어져 지내다 다저녁에 엄마품에 안겨 응석부리는 우리 막내마냥 투정을 부리시는 것이었다

온식구가 다 바쁘기만 하니 아버님을 일일이 챙겨 드리지 못한지라 운신도 어렵게 아플때에야 그 서운함이 더욱 가중 되었으리라

아이들이 내나이를 먹고 자라듯이 우리도 부모님의 나이를 먹고 자라서 이렇게 어른이 되었다면
이제 우리로 인해 다시 아가가 되신 부모님을 우리가 잘 모셔야 할텐데...

내아이들 그저 바라만 봐도 이쁘고 생각만으로도 흐뭇해지는데
저분들 또한 우리를 이런맘으로 키우셨을텐데...
지금 나는 이유도 많고 변명도 많다

큰형님네는 그 먼곳에 사심에도 몇일을 내내 오셔서 병원도 모시고 다니고 죽이며 과일이며 이것 저것 먹거리를 사다 나르시기 바쁘시다

그래서 옛말에 형만한 아우 없다고 했던가 ㅋㅋ

그나마 어제는 조금 호전된 모습으로 자식들 보며 행복해 하시는 아버님을 뵈니 그나마 맘이 조금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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