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2살 노츠자입니다. 한살 차이나는 남친과 아마 내년쯤 결혼하게 될 듯 싶어요.
저도 모아놓은 돈이 별로 없고, 남친도 대학원생이라 영세민 전세금 대출을 미리 미리 알아보고 있네요.
그런데 어제 친구랑 메신저로 얘기를 하다가 기분이 상했답니다.
이 친구는 옛날 회사 입사 동기로 남자지만 취향이나 감성 코드가 맞아서 꽤 친한 편이에요.
그 회사를 퇴사한 후 공단에 입사를 해서 안정된 직장에 다니고 있지요.
이 친구는 음악을 좋아하고, 여행도 좋아하고, 보헤미안적 기질이랄까..
뭔가 현실에 집착하지 않는 듯한 풍모를 보여서 참 그점이 좋았어요.
그런데 몇년 전부터 부동산에 관심을 가져서 의외다 싶었는데,
1년쯤 된 여자친구와 결혼 얘기가 나오면서 속물스러운 모습을 보여 저를 경악하게 만드는 군요.
이 친구는 물론 융자를 끼고 있긴 해도 이미 아파트를 두채나 장만했어요.
한채는 결혼해서 들어가 살 예정이고, 한채는 전세를 놨대요.
36살 나이에 이 정도면 아쉬울 게 없을 것 같은데,
결혼하면서 여자측에서 집 해준 사람들을 어찌나 대놓고 부러워 하는지...
또 교사랑 결혼한 다른 친구도 와이프가 돈을 잘 버니..하면서 부러워 하대요.
그쯤이야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어제 제가 영세민 전세금 대출을 생각하고 있다고 하니 왜 우리 집에서 전세도 못 얻어 주냐고 하네요.
솔직히 저희 집, 집 사줄 정도는 안 되어도 전세 얻어주려면 얻어줄 수 있어요.
하지만 남친이 사짜도 아니고, 남친 쪽에서도 빈손으로 오는데
저도 제가 모은돈 외에 따로 집에 손 벌리고 싶지 않거든요.
길게 설명하기 귀찮아서, 집은 남자가 해와야지.. 이러고 말았는데
저한테 대뜸 물어보대요.
자기처럼 집을 사갖고 가는 경우 사회 통념상 여자가 얼마쯤 해오느냐고.
그걸 왜 물어보냐 했더니, 주위에서 이런 저런 말을 듣다보니 자기도 관심이 간다나요.
여자친구네 집에서 알아서 해 주겠지 하고 말았는데...
(그 친구 여자 친구가 작년 여름에 대학원 졸업하고 취직한지 얼마 안 되었거든요.)
시댁 쪽에서만 그런거 따지는 줄 알았더니 요새는 남자들도 이런 것 따지는군요.
아직은 순진하기만 한 제 남친도 앞으로 이렇게 바뀌게 될까 걱정입니다.
그런데 정말 남자가 집 해오면 여자는 얼마나 준비해야 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