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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내음.. #2

무적엘지 |2005.04.15 15:06
조회 283 |추천 0

 

 

"서빙하는 여자가 이쁘다고? 태환이 너 눈 어떻게 된거 아니냐?"

 

"니 눈깔 관리나 잘해라!"

 

"도대체 머가 이쁘다는건지..."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 친구들이 가르키는 쪽을 보았다.

큰 키에 날씬한....(쭉쭉빵빵이라고 하지...) 몸매, 뽀얀 피부...

 

 

 

"야야야야야야~~가위바위보 해서 연락처 물어보기하자!"

 

"성현이...많이 굶주린거야?"

 

 

주현이의 말에 모두 크게 웃었다.

그 웃음 소리 때문에 여직원은 우리쪽을 쳐다보게 되었고

경수는 비어있는 우리들의 잔을 보고 자연스레 그 여직원을 불렀다.

 

 

툭툭~

 

"아씌....찌르지마!"

 

"니가 연락처 물어봐."

 

 

 

경수가 나한테 속삭이며 얘길했다.

 

 

 

"잠깐만요...얘가 할 얘기있다는데요."

 

 

순간 당황스러웠다.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그냥 아무일도 아니라면서 본면 될 것을...눈 짐작으로 말을 건냈다.

 

 

 

"혹시 22살 아니세요?"

 

"맞는데요."

 

"맞죠? 어디서 본거 같더라..." (보긴 개뿔.. -_-)

 

"예...실례하겠습니다. 바빠서요..."

 

"퇴근할 때까지 앞에서 기다릴께요."

 

 

 

난 여기까지였다.

나 또는 경수가 이렇게 우겨놓으면 나머지는 태환이와 주현이라 알아서하고

잘되면 작업대상인 여자의 친구들을 소개받는..여자들 입장에서 볼 때 아주 나쁜 놈들이었다.

그 날 역시 다른때와 마찬가지로 몇 시간동안 한곳에서 술을 마시다가 퇴근하는 여직원을

기다렸다가 같이 술마시는 자리가 만들어졌고 태환이가 그녀와 함께 모텔로 들어가는 모습을

본 뒤 우리는 새벽 택시를 타고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수고하셨습니다. 잔돈은 됐구요."

 

 

 

택시에서 내렸다.

잔돈은 됐구요....그래봤자 2~300원.

언젠가 아는 형이 택시운전을 할때가 있었는데 1~200원 받고  덜받고의 차이가 크다는 말을 했었다.

그 말을 들은 후 난 오백원이 넘어가면 잔돈은 안받고 내렸다.

다만 오백원 이하일때는 은근히 아깝다는 기분이 들어서 잔돈은 꼭 받고 내렸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1초..1초 시간이 지날때마다 왠지 더 밝아지는 느낌..

 

 

 

"아...오늘도 죄지은 기분이구나! 빌어먹을...."

 

 

 

왠지모르게 태환이랑 같이 있을 그녀생각에게 미안한 맘이 들었다.

태환이녀석...몇 번 만나다 질리면 안만날게 뻔하기 때문에...

차라리 주현이 같은 놈이면 오래만날텐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11층을 눌렀다.

1104호.

내가 사는 집이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남 도움 받지 않고 내 돈으로 해놓은건 작은 원룸, 그리고 나의 애마.

현관문을 열었다.

 

 

 

"에휴...들어올 때 마다 느낀다...이게 홀애비 냄센가?"

 

 

 

들어가자마자 창문을 활짝 열었다.

새벽에 서울..

 

 

 

"서울도 꽤 괜찮단 말이지..."

 

 

 

침대에 누워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보며 혼자 중얼중얼 대면서 잠이 들었다.

 

 

 

 

"음...아우~몇시야...? 야! 몇시냐고...!"

 

 

 

집엔 나 혼자 산다.

종종 나는 알람시계와 대화를 나누곤 한다.

아니 대화를 하고 싶어한다.

 

 

 

"어..3시면 3시라고 얘길해줘야지. 잘 잤냐?"

 

 

 

눈을 비비며 핸드폰으로 바로 태환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일어났냐?"

 

"집에 가는 길이다."

 

"개늠..아름다운 밤이였고?"

 

"그냥 그래. 오늘 저녁에 또 만날라고."

 

"걔는 출근안한다니?"

 

"제낀다는데....모르겠네. 저녁때 차 좀 빌려주라. 가평쪽이나 다녀오게."

 

"기름이나 채워놔라. 지금올거냐?"

 

"지금들릴께. 차가지고 집에 갔다가 씻고 좀 쉬었다 나와야지."

 

 

 

 

이 녀석...

일이 쉽게 풀리는 모양이다.

태환이녀석...친구들 사이에선 빈대로 통하지만 여자들앞에서는 돈관리를 꽤나 잘한다.

우리들앞에서는 없다던 돈이 여자만 만나면 어디다 도깨비방망이를 숨겨놓고 다니는지...

키도 크고...약간 어리버리한 면이 있긴 하지만 남자로 봤을 땐 꽤 괜찮은 놈이다.

바람끼가 좀 많아서 그렇지..

 

 

 

"난 오늘 머한다냐.....경수랑 신발이나 사러가야겠다."

 

 

 

딩동~

 

 

 

"겁나게 빨리 왔네.."

 

 

 

태환이를 보내고 경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개개개갱수~신발사러가자!"

 

"어디로 갈건데?"

 

"몰라."

 

"아!변태새끼...집에 데릴러온나!"

 

"내차는 태환이가 빌려갔어요~니가 오세요!"

 

 

 

 

경수를 만났다.

아직 술이 덜 깼는지 눈 주위가 뻘겋다.

 

 

 

"상현아. 라면 하나만 사주라."

 

"니 돈으로 사먹어라."

 

"라면하나먹고 카드 받아주냐?"

 

"서비스받어."

 

"드러운 놈.퉤퉤~"

 

"신발사고 사줄께."

 

 

 

동네앞 가까운 스포츠매장으로 갔다.

경수가 입고 온 옷차림이....영....

그 덕에 나도 편하게 슬리퍼에 모자 푹 눌러쓰고 나올 수 있었다.

 

 

 

"오랜만이시네요."

 

"네..안녕하세요. 직원 한명 새로 들어왔나봐요."

 

"네. 오늘도 축구용품 보시게요?"

 

"아니요...편하게 신을 운동화 하나 살라구요."

 

 

동네앞에 있는 스포츠매장에 난 단골이다.

몇십만원짜리 운동화를 자주사는건 아니지만 축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저런 축구용품이나 운동후에 깜빡잊고 빨아놓지 못한 축구양말이 있을경우...

다시 신기보다는 새로 사신기 때문에....양말때문에 자주가는 매장이다.

 

 

 

"상현아. 나 양말하나만~"

 

"카드로 사!"

 

"드러운 놈.퉤퉤~"

 

"마일리지로 살 수 있으니까 기달려봐."

 

"역시..깨끗한 놈! 근데 쟤가 새로온 애냐?"

 

"그런거 같은데...관심있냐?"

 

"아니...몇살인지는 몰라도 늙어보인다."

 

"됐다...이거 이쁘지? 여기요~~ 285있어요?"

 

 

 

새로 온 아가씨가 신발을 들고 왔다.

 

 

 

"신어보세요."

 

"맨발인데...제 사이즈 제가 아니까 그냥 주세요."

 

"신발은 신어보셔야되는데...오빠! 그러지말고 한 번 신어보세요."

 

"오빠라뇨? 저보다 누나처럼 생겼구만..."

 

"저 어린데요...오빠 몇살인데요?"

 

"나 80년대 생인데요."

 

"저두요....전 81인데..."

 

"동갑이네...암튼 그냥줘요!"

 

 

 

얼릉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당연히 경수놈 양말하나 마일리지로 사줬고..

쇼핑빽을 들고 집으로 가는데 이상하게 맘이 떨렸다.

 

 

 

'꽤 괜찮네.....'

 

 

 

 

 

월요일...

황금같은 주말을 술에 찌들어 살았다.

토요일엔 새벽까지 술마셔...일요일엔 경수놈이랑 라면국물에 마셔..

출근을 해야되는게 입에서 계속 술냄세가 났다.

양치질을 몇번했는지 기억도 안난다.

 

 

 

"안녕하세요~주말 잘 보내셨어요?"

 

"어~넌 잘 지냈냐? 사장님이 출든하면 잠깐 들어오라더라. 들어갔다와봐."

 

"월요일 아침부터 왜 그러신데....."

 

 

 

 

"안녕하세요. 사장님 뵈러왔는데요."

 

"주말 잘 지냈구? 잠깐만..."

 

 

 

 

회사에서 난 제일 막내나 다름없다.

솔직히 고졸이라는 학력으로는 들어올 수도 없는 회사다.

아는 분의 도움으로 들어와서 다른 직원들보다 꿀리는거 알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놈이다.

 

 

"어~왔냐?"

 

"네..."

 

"너 차 있지?"

 

"네..."

 

"구미 좀 다녀와라. 너 우리 큰집알지?"

 

"네..."

 

"가면 형님계실거다. 모시고 같이 일 좀보구 올라와."

 

"네..."

 

 

 

 

잔심부름 같지만 집안일을 시키신다는건 어느정도 믿는다는 소리로 들렸다.

태환이놈에게 당장 전화를 걸었다.

회사앞으로 차를 가져오라고 한 다음 편의점에가서 이것저것 먹을거리를 사고 기다렸다.

 

 

 

"성현아. 미안하다. 기름은 채워놨구. 세차를 못했네..미안."

 

"세차는 내려가믄서 하면되고..씨댕이...차안에 컵라면은 왜 흘렸냐?"

 

"알면서 그런다. 미안해. 세차비줄께."

 

"아니..그게 문제가 아니라 넌 찜찜해서 타겠냐? 왜 멀쩡한 모텔 놔두고 차안에서 지랄이야!"

 

"잠은 모텔에서 잤다. 머..."

 

"다녀와서보자!"

 

 

 

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탔다.

운전하면서 왠지 모르게 찝찝했다.

마치 애로영화에서 처럼 친구놈이 그녀와 차안에서 관계를 가졌을거란 생각을하니

차안에 땀냄세도 베어있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창문을 활짝 열고 노래를 크게 틀었다.

오랜만에 밟아보는거라 기분도 남달랐다.

 

 

 

크게 할 일은 없었다.

구미에서 일을 다 마치고 올라오는 길에 거래처에 들려 커피 한잔 얻어마시고

회사에 전화를 걸어 바로 퇴근하겠다고 했다.

 

 

 

"쩝...좀 있으면 월드컵인데...1승은 할래나 모르겠네..."

 

 

 

혼자 중얼중얼대면서 집앞 사거리까지 왔다.

순간 고민했다.

직진하면 집이고....좌회전하면 스포츠매장....

나는 순간적으로 신호위반을 해서 스포츠매장쪽으로 차를 돌렸다.

매장앞에 차를 세우고 몇십분동안 매장을 빙빙돌았다.

 

 

 

"머 찾으시는거 있으세요?"

 

"아니요..그냥 구경 좀 하게요."

 

 

 

그녀와 짧은 대화(?)를 했다.

 

 

 

'더 있으면...지금도 뻘쭘한데....지금 나가야겠다.'

 

 

 

"저기...저 양말 하나만 주세요."

 

 

 

그냥 나오기 뻘쭘한 나머지 양말하나를 샀다.

다음 날도...그 다음 날도....집에 비닐포장을 뜯지 않은 양말이 하나두개씩 쌓여갔고

그녀를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나의 수면시간은 조금씩조금씩 줄어들었다.

 

 

 

 

"아~~~내일도 양말을 사야되나? 다른거 필요한거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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