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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백음식에도 경상도식, 전라도식, 서울식

김보연 |2005.05.03 13:41
조회 599 |추천 0

페백음식에 "경상도식" "전라도식" "서울식" 이라는 표현을 붙이는 것은 좀 지나친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지역에 따라 조금의 차이가 있을 뿐이고 그동안 다닌 잔치에서 눈에 익숙하게 봐 왔던 음식을 좀 더 선호한다는 의미일 뿐입니다. 그나마도 인구의 이동과 지역간의 교류가 활발해진 요즘에 와서는 지역적인 색채가 점점 옅어져 가고 있습니다. 
 

 

사진자료(예담페백)

 


가장 전형적인 지역적 특색이라면 서울경기 지역은 육포, 경상도 지역은 닭, 전라도 지역은 오징어닭 이라 할 수 있습니다만, 폐백음식의 원형은 다름아닌 살아있는 생닭이었습니다. (살아 있는 닭을 제일 앞장 세워 들고 간 것에서 유래하니까요) 따라서 어느 지역이건 닭을 쓰는 것은 예법에 어긋나지 않는 선택입니다. 
 
과거의 전통혼례에 있어서는 육포를 사용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습니다. 그만큼 고기가 귀한 시절이었고 육포가 닭을 대체하는 의미가 아니라 닭은 기본, 육포는 추가적인 의미였기에 반드시 육포를 할 이유가 적었기 때문입니다. 육포가 오늘 처럼 흔해진 것은 고기가 흔해진 이유도 있지만 수입육포가 대량으로 들어오면서 그 구입이 수월해 지고 원가도 저렴해 진 것에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 할 것입니다.
 
육포가 서울경기 지역의 풍습이라는 일설(一說)은 어느 정도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 원인은 전통적으로 서울 지역에 부유층이 많고 고기의 수급이 상대적으로 원활하여 육포의 사용이 더 수월했다는 유래도 있지만, 보다 결정적인 이유는 서울에 많은 폐백전문점이 일찍부터 발흥하였고 특히 최고급을 표방하는 몇몇 업체에서 육포를 적극 권장한 것에서 기인하는 측면이 더 많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전통적인 풍습 중 상당수는 그 전문점에서 만들어낸 영업적인 측면이 보다 많습니다.... ^^;)

그리고 지방에서 가장 많이 교류하였던 지역의 공통분모는 서울입니다. 그리고 근대화 과정에서 인구의 이동과 지역적인 교류는 경제개발 또는 집중도와 비례하기 마련이어서 서울의 육포 풍습은 가장 먼저 대구지역으로, 그다음 부산지역, 그리고 광주지역으로 전파되어 온 것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그 지역에서 서울로 이사를 한 사람이 많고 그 사람의 결혼식에 온 연고지 하객들이 폐백상에 놓인 육포를 유심히 보고 돌아갔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전국 어느지역을 가나 육포를 사용하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으며 육포의 사용은 일종의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는 것입니다.(그 유행의 전파에 폐백전문점들이 일조를 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제 육포냐 닭이냐에 관해서는 지역적인 차이보다 다음과 같은 관점에서 접근하시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라 할 것입니다.
 
첫째, 육포는 닭에 비해서 가격이 비쌉니다. 
둘째, 육포는 닭에 비해서 실속이 있습니다. 닭은 그야말로 닭 한마리지만, 육포는 상당히 양도 많고 장기간 보관도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값싼 호주산이나 뉴질랜드산 수입육포의 경우에는 닭보다 실속이 없습니다. 질기고 맛이 없어 드시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세째, 닭은 푸짐하고 화려해 보이는 반면, 육포는 품위 있고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그러나 폐백음식을 엉성하게 만드는 경우에는 두가지 음식의 차이가 없어 보이거나 오히려 닭이 더 품위 있어 보입니다. 즉, 가격 위주 또는 저가형 폐백으로 형식적인 절차로 치르실 경우 비싼 육포를 선택하실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공연히 육포가 맛이 없어서 버렸다는 식의 말만 듣게 됩니다...)
 
네째, 닭이나 육포나 폐백의 자리에서 술안주로 드시는 음식은 아닙니다. 술안주는 구절판에 담긴 음식을 이용하며, 닭과 육포는 손을 대지 않고 시댁으로 가져가시게 됩니다. 따라서 그 자리에서 드시는 것을 고려하여 육포를 선택할 이유는 없습니다.
 
폐백에 참석하는 하객이 경상,전라 지역에서 오시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나, 예식장소가 경상, 전라 지역이라면 닭을 선택하시는 것이 무난합니다. 그러나 육포를 올렸다고 해서 닭은 왜 안 했느냐고 할 하객은 없습니다. 그만큼 육포가 일반화 되어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위의 몇가지 기준과 시댁의 하객분포를 감안하셔서 합리적으로 선택하실 것을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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