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예전 여자친구한테 소개팅을 주선 할려했습니다.
근데 대뜸 그 여자가 상대방의 프로필을 읇어 보랍니다.
소개팅에 뭔 프로필을 읇으니 마니 하는 꼬라지가 우습기도 했지만
그래도 예전에 그 여자에게 도움 받은 것도 있고 해서 읇기 시작했습니다.
"친한 친구이며 지금 음악하고 있고 집안은.."
그 여자가 딱 이까지 듣더니 하는 말이,
" 됐어. 사람 무시하지마, 나를 뭘로 보는 거야? 음악하는 그 따위 남자 필요 없어.
뭐뭐씨 나를 너무 무시하네, 사람이 그러면 안되지. 적어도 장래성있는 사람
이랑 연결시켜줘야지. 나를 이렇게 무시하는데, 열받네. 앞으로 뭐뭐씨 보기 싫다.'
연락하지 마라."
저렇게 말하더니 가더군요. 듣고 기가 차서 웃었습니다.
정작 웃긴게 집안이야기 까지 들었으면 저렇게 했을까 싶네요.
미국 유학 파에 현재 오페라 공부중이며
병원 원장 외아들이라는 말을 끝까지 들었으면 과연 어땠을 까 궁금하기도 하더군요.
연락도 그 여자가 먼저해서 연이 닿은 것이거늘...
그렇게도 음악한다는 저 조건이 못마땅한 것인가 싶기도 하고
과연 조건이란게 뭔가, 아니 소개팅에 조건을 따지는 경우는 또 뭔가 싶습니다.
맞선도 아니고 말이죠.
제가 잘못생각하는 것일까요?
순수하게 그냥 소개팅 주선 할려다가 욕만 얻어먹은 꼴이 되니
정리를 어케해야 할 지 모르겠더군요.
더더군다나 웃긴 것은 정작 열받는 건 난데, 그 여자가
나름대로 열받아 나를 정리했다고 생각하니 이상황을 어케 수긍을 해야 할런지
친구가 감당이 안되 포기했다고 하는 여자라는 말이 그제서야
실감이 나더군요. 때마다 선물해야지, 십몇만원짜리 공연 매번 자기 돈으로 데리고 다녀야지,
항상 다른 남자랑 비교당해야 하지, 매번 다그치지...
그 여자가 날씬했었으면, 얼굴이 보통만큼만 생겼었으면, 다니는 직장이 조금 유명했었으면
상황 별로 유쾌해지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 여자 성격이 직선적이라도 착하고 솔직하다고 생각해서 내심 좋은 친구 소개시켜 줄려 했는데,
그런 생각한 내가 우습더군요.
돌아오면서, 친한 친구 한테 몹쓸 짓을 할 뻔 했다는 생각과
서울의 그럭저럭 4년제 대학 나와 그럭저럭 대기업에 다니는 나랑
만나주고 있는 내 여자친구가 한 없이 고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