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
그는 저에게 시댁출입은 매일매일 해야 하며, 가면 팔 걷어 부치고 지저분한 집구석구석을 청소하고 밥 차려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었죠. 처음엔 했죠.
그런데 연애 때 부터 시작해서 혼인 후, 4년여가 흐르는 동안 저의 시댁에 대한 도리는 당연한 것이 되어 가끔 흠을 보일 때 마다 질책을 받기 일쑤....!
'난 시댁에서 밥순이, 식모밖에 안 되는구나!'라는 분명한 인식을 말과 행동을 통해 보여 준 사람들!
오늘 그는 "어머니 집에 갔다 왔어? 안 갔다 왔어?"
"어? 아직......! 그런데, 우리 집에서 당신이랑 좀 같이 오래. 그 동안 한 번도 간 적이 없잖아. 우리 부모님이 계
속 우리 집에 올 수도 없고......! 힘드시다고 가끔 오라는데?"
".......!"
그는 말이 없었죠. 우리 집에 가끔 애기도 볼겸 오시는 장인, 장모님께 어쩌다 맞닥뜨리면 인사하는 정도인 그는 아기 태어나는 날, 산부인과에서 처음 뵐 정도였으니까!
그런데 시댁에 잠깐 볼일있다며 저녁에 다녀온 그가 대뜸,
"그러니까 너는 내가 친정에 같이 안 가면 너도 시댁에 안 가겠다는 거냐?"
"아니, 꼭 그런것은 아니고...오빤 우리 집에 한 번도 인사 안 갔잖아? 그러니까 갔다오자고...!"
"야! 힘드시면 아예 오시지 마라고 그래. 그리고 이제 우리 서로가 안 가면 될 것 아냐? 승질 나게 하고 있어!!"
흥분해서는 거칠게 냅다 소리를 치더군요.
".......! 오빠, 왜 그래? 어머님이 화 많이 내셨어?"
".......!"
그는 대답도 않하고 비디오를 켜며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 보고 있더군요. 전 속에서 불이 날것 같았지만, 다시 침착하게 물었죠.
"오빠, 어머니가 뭐라 그러셨어?"
"그럼, 뭐라 안 그러겠냐?!" 짜증난다는 투의 대답.
시어머니나 그나 어쩌면 저렇게 말하는 내용이나 반응이 비슷할까하는 생각이 새삼 들더군요.
결국, 친정엔 한 번이라도 가보마라는 말을 안 꺼내더군요. 그리고 요즘 시댁에 안 가고 있는 나는 대단한 죄인 취급을 받게 되더군요. 전 그가 하라는 대로 친정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 이제 우리집에 안 와도 돼. 그 사람이랑 그렇게 하기로 했어."
"왜? 무슨 일이야? 또 싸웠니?"
전 더이상 길게 말할 수 없었어요. 그가 한 말을 그대로 옮기면 친정 부모님의 기분이 많이 상할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냥 얼버무리고는 끊었죠. 그는 옆에서 뻔히 들었을 텐데, 티브이를 보며 명랑하게 웃으며 시청하고 있더군요.
그 동안, 반찬이며 먹거리를 한 보따리씩 사서 오시곤 하던 부모님! 남편 잘 해 먹이라며 신신당부하시곤 했어요. 힘들게 밖에서 일하는데 건강해야 한다면서요. 시댁에서 살 때, 시어머니는 제가 몸살감기에 걸려서 하루 직장에 못 나가고 오전에 자리에 누워 있었더니, 언제까지 누워 있을거냐고 짜증을 내셨는데 말이죠.
정말 그 동안 시어머니로 인해 여러가지 서럽고 힘든 일이 많았기에 미움이 생기더군요.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이어서 그런지 쉽게 상처받고 혼자 끙끙대던 저도 어느 덧, 시댁 방식대로 비교하고 서로 잘 했네, 못 했네하는 사고의 습관이 생겼지요.
그리고 콩깎지가 벗겨지고 아기를 키우면서 심신이 힘든 차에 '그 사람은 친정에 하는 것이 없는데, 왜 나만 시댁에 그렇게 도리를 다 해야만 하지?'하는 반발심을 갖게 되더군요.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하며 내심 뿌듯해 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남편과 사이가 틀어지면 그런 노력들이 다 헛수고가 되는 것 같네요. 전 우리 가족이 일단 먼저라고 생각하고 살면 되는 줄 알았지만, 그는 저의 친정은 안중에 없고 시댁만 같이 챙겨야 한다는 주의라서 서로가 충돌할 수 밖에 없더군요.
지금도 당당하게 등 돌리고 자고 있는 그 사람! 그냥 생각없는 인형처럼 그가 시키는대로 사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길을 모색해야 하는 것인지.....?
반대한 결혼을 해서 부모님가슴에 배신감을 느끼게 해 드렸는데, '어쩔 수 있니? 그냥 살아라!'라는 말씀대로 사는게 정답인지.....?
그 동안 막 말하고 행동했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이 되면 애교와 웃음으로 저를 붙잡던 그였지요.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는 말이 이럴 때 통하는 것이겠죠? 그런데 마음 한 구석엔 한숨과 우울함이 파고드네요.
어머니는 '이것도 다 네 팔자인가 보다.' 그 말에 전 가슴이 뜨끔! '팔자라고? 정말 그럴까? ' 믿고 싶지 않은 말이었죠. 그리고 인생이란 결국,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달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만, 용기가 필요할 뿐......!
'애가 불쌍해서 어떻하니?' 제가 고민하자, 어머니는 그렇게 탄식하셨죠. 물론, 가정이 깨지면 아이에게 못할 일이겠죠!
우선, 서로 떨어져 있고 싶다는 생각을 수 없이 하곤 했는데, 이런 선택이 저에게 결론을 가져다 줄까요? 조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