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결혼 1년차입니다.
제가 여태 아침밥 한번 차려준적이 없습니다.
저희 부부가 밥을 같이 먹을 시간은 저녁밖에 없는거지요.
솔직히 제가 게으른거지요. 남편 아침밥한번 차려주지 않는 마누라가 어딨겠습니까.
이점은 정말 반성하고 또 반성하지만, 아침시간에 일어나면 바로 출근시간입니다.
회사에서 시달리고 퇴근7시 집에 오면 7시 30~ 8시.
저녁차리고 하다보면 8시 반이나 9시에야 저녁을 먹게됩니다.
저희 신랑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아침 거르고 점심은 밖에서 사먹고 저녁을 늦게 먹으니 속이 별로 좋진 않습니다.
그렇게 밥먹고 나면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빨래돌리고 이러다 보면 금새 10시 11시.
잠이 많은 저는 누우면 바로 잠이 듭니다. ㅠ_ㅠ (시집와선 늘 코를 골고잔답니다. 남편말이)
이러다 보니 남편이 낙이 없나봅니다. 일찍 들어오는 날도 저는 어김없이 정해진 퇴근시간있으니 보고 싶다고 달려갈수도 없는 노릇이구요.
주말에는 밀린 이불빨래나 청소를 마저하고 평상시보다 더 늦잠을 자곤하죠.
며칠전에 남편이 화가났더군요. 화나면 엄청 무섭습니다.
그렇게 말도 안하고 화만내다가 어제 저녁먹으면서 말합니다.
자기가 청소랑 일 도와줄테니까 밥이랑 빨래 외엔 하지 말라구요.
냉장고 열었는데 김치랑 참치캔만 있는 꼴을 보고 한심했나봅니다. 밥통에 밥이 떨어진줄도 모르고 이여자가 뭐하나 싶었나봅니다.
갑자기 서러워서 눈물이 났습니다.
어떻게든지 집안일은 제가 다 해보려고 평상시에 설거지에도 손 못대게 했었는데.
항상 그랬던 것도 아닌데, 가끔 있었던 빈 냉장고나 밥통이 그렇게 거슬려서 화를 냈었나하구요.
남들은 다 잘만 하는 일들을 저는 왜 그리 늦게 더디게 하나고 살림제대로 하려면 아직 멀었다구하더군요. 주변에 결혼한 커플도 얼마 없는데 대체 누굴보고 뭘 얼마나 잘한다는건지, 제가 얼마나 못나서 그런건지 화도 나더군요. 누가 얼마나 잘하길래 무얼 보고와서 그러냐고 했습니다. 마누라가 조금 모자라면 모자라구나 인정하면 안되냐고 따졌습니다. 나중에 일까지 관두면 나한테 얼마나 많은걸 요구할 생각이냐고.
원래 결혼하면 다 요리 잘하고, 10분만에 밥상차리는건 기본에다가, 청소 빨래 완벽하고 그렇게 해야되는건가요? 음식 맛없는걸로 다른사람하고 비교당한적도 있어서(제가 하면 아무맛도 안난답니다), 밥 늦게 차린다는 말도 너무 많이 들어서 남편이 집에 있을때 밥상차리면 아직도 긴장이 됩니다. "아직 멀었어?"이말 듣게될까봐.
저 이제 30입니다. 여태 부모님하고 살면서 반찬투정한번 해보지 않았습니다. 넉넉하지 못해도 엄마가 해주시는건 늘 감사하게 먹고 가끔 입맛에 안맞는 음식있어도 그거가지고 말해본적없습니다. 저희 형제들 다 그렇게 컸습니다. 그래서인지 밥먹을때마다 적응이 안됩니다. 테스트받는 기분도 들고..
청소도 빨래도 자기 나름대로 방법이 있는거 아닌가요. 조금 늦게 하는 사람도 있는거 아닌가요?
저만 유달리 이상할정도로 일이 더딘것인지...
제가 생각하기에도 답답합니다. 하지만 해도 안되는것도 있지 않나요? 할줄아는 음식도 몇개 없고, 밑반찬도 늘 한계가있구요.
밥달라할때 10분안에 코앞에 찌게나 국까지 갖춘 밥상을 대령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어제 어느정도 할말은 했지만, 진짜 이 말만은 하려다 말았습니다.
"당신 나 데려오기 전에 뭐라고 했냐고 그때는 내가 청소만해도 집안일 시키려고 나 데려오는거 절대 아니라하고 왜 지금은 못한다고 구박이냐고"
*답변 정말 감사드립니다.
우선은 아침먹는 문제는 정말 무슨일이 있어도 꼭 해내고야 말겠습니다. 아자아자아자!!!
언젠간 남편입에서 제가 해준 음식아니면 못먹겠다는 말을 꼭 들을 생각입니다.
그나저나 청소방법이나 알고 해준다는건지 모르겠군요. -ㅅ- 얼마 못가 먼지가 쌓이게되면 그것도 못하냐고 구박해줘야지.
하소연하고 나니 기분이 아주 아주 많이 좋아졌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전국에 계신 애들키우며 남편 뒷바라지 하며 혼자 살림하며 시댁,친정 챙기면서 맞벌이 까지 하고 계신 주부님들 힘내세요. 당신은 원더우먼이십니다.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