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자주 만나지 못하지만, 어릴적부터 친하게 지내는 3명의 친구가 있습니다.
그런 친구 중 한명인 A 는 전형적인 현모양처 입니다.
대학 때 만난 남친과 3년 연애하고 , 졸업 후 직장 생활 2 년 하고,
그리고 결혼.. 결혼하자 마자 바로 시댁에 들어가 살며
시부모 공양을 인생 최대의 업이자 기쁨으로 여기며 살았지요.
이 친구.. 손 재주가 좋아서, 음식도 잘하고, 청소도 잘 하고, 성격도 싹싹합니다.
그러나 한 번 맘이 돌아서면 끝인, 강한 면도 있습니다...
결혼 하고 명절이 되어, 친구들끼리 좀 만나자 하면,
친구 A : 어머, 너희들 명절이라고 만나려고?? 그럼 시어른들이 섭섭해 안해?
난 명절엔 외출하기 좀 그런데~~
라고 합니다. 오죽하면 결혼 6년 동안 친정 간 횟수가 5 손가락안에 들까요?
그렇다고 시어른 중 누구 하나도 그렇게 까지 하길 강요한 것 아니고,
순전 지가 좋아서 한답니다. 시아버지, 시어머니 , 남편, 총각인 도련님..
이렇게 쭉~~ 누워 놓고, 발톱 손질, 손톱 손질,, 그리고 얼굴 맛사지까지.....
각자 마사지 끝나는 순서대로 온갖 죽이나 별미의 간식 먹이기...
이렇게 사는 게 넘 즐겁고 좋다고 했었습니다. 그 친구가.......
그러던 그 친구.. 도련님이 결혼하고 동서가 생기며 시댁과 문제가 생겼습니다.
지는 죽어라 먹이고 청소하고 뒷바라지 해도 모두가 당연해 하는데,
나이 어린 동서가 행여 라면이라도 한 번 끓이면 다들 넘 좋아하니...
슬슬 꼬락지가 났겠지요.. 명절만 해도 그 나이어린 동서는 시부모님께
" 아버님.. 저 차례 끝나면 얼렁 뒷정리 하고 친정 가겠습니다.
이런 명절에나 친정 식구들 제대로 모일 것 같아 좀 서두르겠습니다.."
하고는 횡~하니 가버리는데, 갑자기 친구의 맘이 너무 서럽고 분해지더랍니다.
지금은.. 한 일년 전 분가해서, 시아버지와는 서로 견원지간처럼 되어 버렸고,
시어머니와는 그래도 마음은 터 놓고 살지만, 역시 예전같진 않답니다..
예전만큼 시아버지 손톱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시댁 저녁 상에 뭐가 오를까
궁금하지도 않고, 지금 키우는 딸 아이 학교 들어가면, 다시 예전처럼
직장 다닐 거랍니다. 전 그 친구에게 가끔 아주 심하게 욕을 해줍니다..
니가 좋아 그리 살았으면서 왜 이제와 남탓에 동서 탓이냐고...억울할 게 뭐냐고.
그러게 뭐든 정도껏 했어야지..라고..
근데..그 " 정도 " 라는 것이 과연 어디까지 인지는 저도 참 막연해집니다.
두번 때 친구 B양... 학교 때 공부 젤 잘하고, 젤 착하고 순했습니다.
정말 순딩이라서 생전, 누구 험담하는 것 못봤고, 늘 웃으며 지내는 친구였죠.
근데 대학 나오자 마자 그 좋은 머리와 학벌.. 뒤로 하고 바로 결혼했습니다..
친구에겐 첫사랑이었던 그 선배.. 집안도 많이 가난하고, 좀 무능력합니다.
그래도 친구는 자기 남편, 아이 귀해하며 잘 삽니다..
문제는... 경제력입니다.. 남편의 봉급은 쥐꼬리 만한데, 아이는 3 이나 되고,
월마다 시댁에 보내는 용돈도 있습니다.. 시어머니.. 그 와중에 뜬금없이 찾아와
밥 차려라, 용돈 떨어졌다 , 집안 꼴이 이게 뭐냐 이러니 마주치면 서로 안좋답니다.
요즘처럼 돈으로 아이 키우는 세상에, 아이 3 키우기도 힘들고, 모이는 돈도 없고,
만사가 다 귀찮고 짜증난답니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일을 좀 해보라는 제안에
그 순하고 머리좋던 친구가 하는 대답은.. 아이라도 또 하나 낳아야겠다는 겁니다.
직장은 생전 다녀보지 못했으니, 엄두도 안나고, 아이들 봐 줄 사람도 없다며
아들 2 에 딸 1 니까, 딸 하나 더 낳아 아들 둘, 딸 둘.. 만들고 싶다네요..
친구지만, 능력이나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자식 욕심!! 어이없습니다.
더 화가나는 것은, 그 착하고 머리 좋던 내 친구가.. 이런 상황에서 제시하는 해결책이
또 하나의 아이..라는 것에 놀랍고, 속상한 거지요..
나머지 한 친구.. C ...
잘 놀고, 이쁘고, 당차고..... 거기다 수완도 좋고... 가끔은 그 수완이 지나쳐
놀랄 정도이기도 하고 한 번 성격 터지면 장난 아니게 주체 안되는 다혈질입니다.
이 친구.. 외모가 이쁘니 따르는 남자 많아서, 대학 때 연애경험도 화려했고,
그마다 사연도 참 많았지만 , 결혼은 골라골라 한 사람과 잘~ 했습니다.
결혼 전 조건으로, 시부모 모시지 않는 것과 결혼 후엔 무조건 직장 그만두고
전업주부 할 거라는 점... 친정 동생 대학 졸업까지 도와주자는 점..
약속받아내어 살뜰히 잘~ 지켜내며 살고 있습니다.
근데 참 재미난 것이 경제력있는 시댁이다 보니, 되려 시어머니 되시는 분이
자식이 함께 살자고 할까바 겁내 하신답니다.. 이렇게 그냥 오가는 사이가 좋지,
서로 함께 살며 너무 많이 알고 사는 거.. 불편하고 싫다고 하신다네요.
더구나 집에서 노는 며느리.. 남편 눈치 보느라 맘 대로 돈쓰지 못한다고
가전제품도 휙휙 갈아 주시고, 오실 때도 항상 빈 손으로 오시는 법이 없고,
가실 때도 몇 푼이라도 찔러 주시고..
친구도 이 정도면 호강이다 싶어 , 당연 시댁과의 마찰 없구요,
지금 있는 아이 하나 잘~ 키우며 이대로 쭉~ 사는 게 자긴 너무 좋답니다..
그래서 제가 말했습니다.. 너 같은 입장이라면 누구라도 다 좋~아 할거라고 ^^
갑자기 제 친구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런 친구들이 비단 제 경우에만 있는 건 아닌 듯해서 입니다.
흔한 말로 연애박사가 시집도 잘 가고, 결혼도 요령이 필요한 것을,
이렇게 나이 서른을 훨씬 넘기고 , 이제사 느끼네요..
제 친구같은 경우는 사실 참 흔한 경우지요..
그만큼 여자로써의 삶이 어느정도는 유형지어져 있다고 봅니다..
오늘.. 일자리 알아보고 싶다는 친구의 연락을 받고,
뜬금없이 3 친구 모두가 생각이 나서 글로 옮겨 봤네요..
모두의 사랑을 받던 순딩이 친구 입에서
" 우리 시어머니.. 생전 좋은 소리 한번 하는 법 없고, 염치도 너무 없어.
저승사자 같애." 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의 놀라움이 들 때,
여우 같은 친구의 잘 사는 법(?)과 처세술이 어느 날 부러워 질때,
전 아직 아이가 없지만, 앞으로 행여 딸을 낳게 된다면,
잘~ 놀고, 이~쁘게, 그리고 자기 스스로의 능력으로도 살아갈 수 있는
평생의 일을 갖도록 키우고 싶다는 맘이 듭니다...
물론, 마음의 바탕엔 바름과 진실성을 심어 주면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