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전 임신에 친정쪽에서 반대를 너무 심하게 해서 임신사실을 알리고는 바로 저희 남편을 따라 집을 나왔습니다. 그때 남편은 집을 마련한 상태였기에 큰 문제 없이 같이 살기 시작했죠. 저희끼리 혼인 신고를 하고 살고 있었습니다. 그뒤 1달 정도가 지나자 저희 엄마도 화를 푸시기 시작하셨죠. 그렇게 해서 식은 올리지 못하고 올해 2월 이쁜 아가를 낳았습니다.
저희 남편..
좀 많이 무뚝뚝하고 조금은 이기적인 편입니다. 적어도 제가 보기에는요..
임신중에 특별히 입덧도 안하고 한밤중이나 일하고 있는 도중에도 뭐가 먹고싶다 사달라 소리도 딱 두번 했었습니다. 저녁에 말을 했었는데 피곤하다며 내일 사다준다고 말하고는 다음날 저녁 일을 마치고 사왔었었죠. 하루가 지나니 먹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어서 먹지 않고 있었더니 사다준 성의도 모른다며 저보고 독하다고 장난처럼 말을 던진 사람이었습니다.
임신 사실을 알고 누구보다 남편에게 "축하한다" 말한마디 정말정말 듣고 싶은 저였습니다.
크게 기뻐하지도않고 크게 달라지지도 않은 남편에게 말했죠
"나 장미꼿 한다발 받으면서 오빠한테 임신한거 정말 축하해.. 이말 듣고 싶어.."
"알았다 조금만 기다려봐라"
그러고 2달이 지났는데 꽃은 커녕 축하한단 말도 안하더군요..
조심스레 한번더 말해보았습니다.
"장미꽃이랑 축하한다는말 언제 해줄꺼야?"
"조금만 더 있어봐 한달정도 있으면 크리스마스잖아 그때 해주려고 준비하고 있어"
말은 그렇게 해도 아예기억조차 못하고 있던것 같았습니다.
크리스마스가 지나도 아무 소식이 없었습니다.
솔직히 화가 조금 났었습니다. 왜 장미꽃이랑 축하한단 말 안해주냐고..
그것때문에 싸웠었죠. 처음으로..
장미꽃은 그렇다치더라도 축하한단 말 한마디 해주기가 그렇게 어려웠을까요?
임신 중 후반에는 배앓이를 하잖아요
저도 배앓이를 했었습니다. 밤에 자다가 배가 너무 아파
"오빠 나 배가 너무 아파"
"괜찮아 질꺼다 숨한번 크게 들이쉬고 잠자봐"
이러고는 코 곯며 자는 사람입니다.
애기가 낳오면 달라지겠지. 생각했었습니다.
애기를 낳아도 별로 달라지는게 없었습니다.
성격이거니 하고 이렇게 이렇게 해달라 말을 했었습니다.
"아기한테 스킨쉽 마니 해주고 자기가 사랑 받고 있다는거 마니 느끼게 해주고 말도 마니해주고.. 그렇게 하는거래"
"알았다"
일 마치고 집에오면 애기 눈 한번 맞춰주고는 티비보기 바쁜사람입니다.
아기는 안고 있지만 눈은 항상 티비에 향해 있죠
티비에 한번 빠지면 옆에서 무슨말을 하든 애기가 자기 봐달라고 조르던 잘 모르나 봅니다.
"애 보는 동안은 애한테 집중해죠"
"그럼 티비도 보지말라 소리가?"
"그 소리가 아니고 티비를 보면서 애를 보지말고 애를 보면서 티비를 보라고"
항상 말은 알았다 그렇게 할께 하면서 행동은 전혀 아닙니다.
저보다 우리 애기 보다 일이 더 중요하고 친구들이 더 중요하고 다른 사람이 더 중요한 사람 같습니다.
제가 한얘기는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면서 다른사람이 무심코 한말은 다 기억하는 사람입니다.
친정식구들과 있을땐 세상에 둘도 없는 아빠처럼 행동하다가도 우리끼리있거나 다른 볼일이 있음 차라리 남보다 더 못한사람이 됩니다.
참다가참다가 안되서 며칠전 저녁에 짜증을 냈었죠
맥주 한병을 혼자 다 마시고는 아무말 없이 잠자리에 들더군요
화가 나서
"지금 장난하나 애는 나 혼자 낳아서 혼자 키우나?"
"뭐라는데?"
"뭐하는 거냐고 혼자 피곤하고 혼자 힘드나 왜 애는 같이 낳아놓고 나몰라라 하면 끝나나? 돈만 벌어주면 아빠 남편노릇 다 하는거가?"
"됐다 자라"
"지금 애 안자고 보채는거 안보이나? 며칠째 잠도 못자고 계속 보채기만 하는데 잠이 오나? "
"그럼 어쩌라고?"
안고 있던 애기를 빼앗더니 침대로 집어 던집니다. 씨끄럽게 운다고 이불까지 덮어버리고...
그러고는 씨발년 이리와봐라 하면서 침대에 강제로 집어던지더군요
순간 번쩍했습니다. 양손으로 뺨을 때리고 또때리고.....
애기 숨막힐까봐 이불이라도 치워주러 몸을 움직이니 "씨발년 어디서 지랄병이고"
정신없이 맞았습니다.
그래도 분이 안풀렸는지 머리를 잡고 거실로 냅다 던집니다. 몇번이고 던져졌습니다.
가까스로 정신차리고 애기를 안았습니다.
"머가 불만이고 "
"애한테 관심좀 가지고 애좀 봐달라는데 그게 그렇게 큰 잘못이가?"
"언제 애 안봐주더나?"
"애 볼땐 애한테만 좀 집중해달라고 내가 언제 오랫동안 애 봐달랬나 저녁 준비하는 10분 설거지 하는 10분 나 씻는 10분 그래봐야 30분밖에 안된다. 그 30분이 힘들어서 애가 보채던지 젖올리던지 신경도 안쓰고 티비만 보나 애 안고만 있음 애 다 보는거가? "
그러고는 밖에 나가서 담배를 피우고 들어오더니 "애 재우고 얼른자라" 이러고는 자버린 사람입니다.
겨우 애기를 재우고 거울을 보니 양쪽눈에는 멍이 들어있었고 코에서는 코피도 흐르고 있었습니다.
다음날 씻으면서 보니 팔과 다리에도 멍이 들어있었고 머리는 벽에 부딪힌것 처럼 아팠고 움직일 힘 조차 없었습니다.
그날 저녁 미안하다더군요
"미안하단 말 하지말고 이래저래 말만하지말고 행동으로 좀 보여달라고...."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라서 그냥 이말만 하고 말았습니다.
우리 아가.. 저보다 아빠를 더 좋아합니다.
아빠 얼굴만 봐도 방긋 웃고 아빠 목소리만 들려도 그쪽으로 쳐다봅니다.
아빠가 그렇게했는데도 아빠가 좋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더 아무말 못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전보다 많이 좋아졌습니다. 자기가 한말은 지키려고 노력도 하고 애기도 잘 봐주려고 노력합니다. 몸에 난 상처는 없어졌지만 마음에 생긴상처는 너무 깊어 아직도 아픕니다. 상처가 다 낫는다해도 흉터가 남아 평생 아파할것 같습니다.
누구에게도 말할수가 없어서 이렇게 몇자 적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