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병든 시어머니가 있다.
그 어머니는 큰 며느리밖에 모른다.
잘 해도 큰 며느리 못 해도 큰 며느리다.
그러면서 나보고 너도 늙어 보란다. 큰며느리 안찾게 되는가...
사실상 현재 아픈 시어머니랑 같이 사는 것은 나다
큰 며느리가 하는 일은 한 달에 한 번 암때문에 병원 모시고 다니는거고
집에는 오지도 않는다
이유인즉 내가 있기 때문에 안 와도 된단다
그래도 어머니는
내가 있으면서 먹는거 챙겨주고 살펴 주는것은 당연 한거고
큰 며느리가 병원 데리고 다니는게 대단하단다
내가 직장 다니지 않았을때는 내가 갈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내 맘대로 못 한다. 직장을 다니기 때문이다.
어머님은 늘 입버릇처럼 말씀하신다
제네들이 날 병원에 이렇게 데리고 다녀서
내가 사는거라고...
또 우리집은 미신을 믿는다
자기가 암인데도 이렇게 살고 있는것은
큰 며느리가 한달에 한번 병원에 데리고 다니고
조상이 자기를 돌보기 때문이라고 하신다
어떨땐 정말 거짓말도 하신다
어머님이 이상한 소리를 하면 난 내가 하지도 않았는데
했다고 억울한 소리를 들으면
난 참지 못한다. 어머님에게 아니라고 말하면
어머님은 있는 그대로 말해도 부족할 판국에 며느리가
시어머니 보기를 우습게 알고 대든다고
울면서 시누들에게 얘기를 해서 날 아주 몹쓸 며느리로 만든다
그리고 아버님과도 거의 매일 싸운다
아버님에겐 한 마디도 안 질려고한다
어떨땐 어머님이 진짜 아프신거 맞나 싶을 정도로
아버님과 싸울때는 꼭 딴 사람같다
아버님과 싸우고도 싸운 원인은 당사자들이면서
꼭 우리애들을 들먹이며 너그 애들이 말을 안들어 싸웠다고
우기시질 않나 전축 고장난것도 우리 애들 손 닿으면 고장난다고
높은곳에 올려 놓고선 우리 애가 젓가락으로 수셔서 고장냈다고
동네 아주머니 놀러 오셨을때 얘기하신다.
하지도 않은 일을 자꾸 했다고 거짓말을 할때마다
난 정말 화가난다
첨에 어른이 암이라는 소식을 듣고 어느 자식이
부모한테 못 하겠는가
난 따로 살다가 어른 식성을 몰라 좋아하시는거
많이 드시게 하고 싶은 욕심에 이것 저것 해드리고
입 맛없다고 하면 드시고 싶은것 싸러 밤에 나가 싸와서 해 드렸더니
나보고 헤프다는 둥 세상에서 제일 빌어먹기 딱 알맞은 인간이
옷 잘 싸입는 인간이고, 먹는데 돈 잘 쓰는 인간이란다
그리고 우리가 여기 이렇게 사는것도
우리가 못 살아서 자기가 먹여 살리고 있다고 한다
첨엔 신랑이 직장을 관둔 바람에 한 8개월동안 일도 안하고 놀았다
우리가 가진 돈 이라고는 이집에 들어온다고
우리 집 전세 놓은 돈으로 생활했었다. 한 5개월은 어른이 반찬싸라며
한달에 오만원 줄때도있고 10만원, 어떨땐 안줄때도 있었다
그러면서 시누나 아주버님한테는 달달이 생활비를 준다고 하질 않나
그러면서 내가 너 한테 이렇게 주는것은
집에 가정부 한 명 들여놓고 월급 준다고 생각한단다
난 그 소리를 듣고 직장을 구했고 직장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내가 어른에게 매달 돈을 드리고 있다
그런데도 어른은 다른 식구들에겐 내가 돈을 안준다고 한다.
내가 언제 얼마를 드렸지 않았냐고 얘기를 하면
그 돈으로 쌀 싸고 기름 싸서 돈 없다고 하신다
참고로 우리집은 모두 8명이다
작은 시숙아이 둘까지 데리고 있다
지금 여기 와서 생활한지 벌써 2년이 지났다
내가 여기와서 얻은 것은 아무리 한다고 해도 내게 돌아오는건
칭찬보다 욕이요, 내가 얻은건 병이다.
과로로 쓰러지질 않나, 신부전증에 손도 나도 모르게 떨고 있다
내가 이렇다는걸 얘기했더니
자신은 옛날에 아프다는 소리를 시어른한테 할 생각도 못 했다며
나 보고 자꾸 손 떨리면 강가에 가서 다슬기 3마리를 잡아 살아 있는것을
거기서 먹고 오란다 . 옛날엔 그렇게 했다면서 나 보고 그렇게 하란다
난 그제서야 알았다
어머님이 날 얼마나 미워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난 그것도 모르고 친정엄마가 같은 병으로 고등학교때
돌아가셔서 철이 없을때라 제대로 해드리지 못한게
후회스러워 친정엄마가 생각나 잘 해드릴려고 했던것 뿐인데...
큰 형님은 딸이고 난 며느리라고 했던 말을 이제야 알것 같다.
난 이제 우리 어머님이랑 같이 살 자신없다.
그리고 남편과도 이혼하고 싶다.
고부간의 불화로 이혼하는 여자의 맘을 알것 같다
이젠 지쳤다. 그리고 더 이상 잘 해드리고 싶은 생각도 이젠 없다.
내가 아무리 해도 다 소용없는 짓이라는걸 이제 알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