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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님(桓雄)의 구슬 - 66

내글[影舞] |2005.09.15 19:21
조회 418 |추천 0

한님(桓雄)의 구슬 - 66   - 내글[影舞]

 

 

“저, 저기 공자님, 괜찮으세요?”

숨소리도 미약한 게 아무리 봐도 내상을 입은 듯 보였기에 화령은 더럭 겁이 났다. 급기야 화령은 정민의 상체를 끌어안았다.

- 낭자의 품이 너무 좋아요. 볼에 입맞춤 해주면 아픈 거 금방 낳을 것 같은데…!

“…!” 

정민의 전음을 듣는 순간 화령의 얼굴이 완전히 홍당무가 되어 버렸다. 주위에서 보기에 정민의 모습은 영락없이 정신을 잃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에 정민을 쉽사리 밀쳐낼 수도 없는 처지가 된 화령은 정민이 얄밉긴 했지만 무사하다는 것이 고맙기만 했다.

- 고, 공자님, 미, 미안해요! 괜찮은 거죠?

- 후후후, 괜찮지 않습니다. 손이 왜 그리도 매운 겁니까? 조금만 늦게 움직였으면 진짜로 염라대왕하고 면담 요청하러 갈 뻔했습니다.

- 어머, 그럼 어떻게 해요!

- 그냥 볼에 입맞춤 한 번만…!

-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요?

- 왜, 그런 거 있지 않습니까, 환자의 숨을 확인하면서…, 헉!

자신의 입술을 덥고 있는 따뜻한 무엇이 화령의 입술이라는 것을 느끼고 정민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 됐지요! 이제 그만 일어나세요. 오빠랑 동생이 이리로 오고 있단 말이에요.

“네에!” 

정민은 흥분한 마음을 겨우 진정 시키고 몸을 일으켰다.

- 다음에 또 저를 놀라게 하면 그땐 가만 안 있을 거예요!

“이게 무슨 냄새…?!”

“헤헤헤, 지난 석 달 동안 갈아입을 옷이 없어서….”

“정 공자니~임!”

정민의 모습은 문자 그대로 거짓꼴이었다. 그저 반가운 마음에 정신없이 안고 입맞춤까지 했는데 어느 정도 진정이 되자 정민의 어이없는 몰골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입고 있는 옷은 몇 번 빨아 입은 듯 보였지만 찌든 떼가 여기저기 있었고, 험한 곳을 많이 다닌 듯 여기저기 찢어지고 헤진 곳이 많았다.

“왜요?” 

“어떻게 그렇게까지 하고 다니세요. 적어도 머리는 감고 다니셔야 되는 거 아닌가요?”

“어, 그제 감았는데? 킁킁, 아, 이 냄세! 거지친구랑 다니다보니 그 친구 냄새가 밴 모양이군, 크크!”

“거지 친구랑 다녀요?”

“그 친구, 재미있긴 했는데 뻥도 심하고 술을 좋아하는 바람에 가진 돈을 몽땅 술값으로 날렸소. 지가 개방의 태상이라고 했는데, 믿을 만한 것은 아니 것 같았소.”

“청아야, 명아야! 어디 있니 당장 목욕물 준비해라! 참, 그리고 공자님께서 갈아입을 깨끗한 옷도 준비하고!”

정민이 열심히 변명을 했지만 화령은 듣는 등 마는 등, 귓등으로 흘리고 정민의 손을 끌고 이미 내당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이렇게 정민은 유가장을 떠나지 석 달 만에, 정확히 백일 만에 유가장에 다시 나타났다, 그 것도 완전한 거지꼴, 아니 거지가 되가지고.

유가장에는 오랜만에 잔칫상과 다름없는 풍성한 저녁상이 마련되었다. 급하게 마련된 것이지만 유가장의 상세가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들 중에 하나였다.

“정 공자, 본가의 어른들은 모두 안녕하신가?”

“예, 장주님! 모두 평안하십니다. 그리고 장주님께도 안부전하란 말씀도 하셨습니다.”

‘에고, 어머니 불효자를 용서하세요! 꼭 천년후로 돌아가 인사 올리겠습니다. 저 어여쁜 며느리도 꼭 데리고 가겠습니다.’

“허허, 그런가! 자네 부모님들을 아예 모시고 왔으면 좋았을 것을….”

“정 공자님, 검법을 제게 주신 것 늦었지만 감사드립니다.”

“아, 예!”

“그래 아직 까지도 이 늙은이의 소원을 들어줄 생각이 없는가?”

“주의원님, 그건 좀 곤란합니다.”

“형부!” 

정민이 유벽과 방중선을 비롯하여 여러 사람의 말을 받는 동안 가만히 앉아 정민의 얼굴만을 쳐다보던 진령이 불쑥 정민을 불렀다.

“예에? 예에!”

그것도 노골적인 호칭으로 정민을 부르자 정민은 당황하여 얼굴까지 붉히며 어쩔 줄 몰라 했다.

“호호호, 안 잡아먹을 테니 저도 언니처럼 되게 해줘요!”

“예에!” 

‘내 보고 또 처녀 몸을 주무르라고? 그것도 처제 될 여인의 몸…. 말도 안 되는 소리.’

“아, 안 돼요!”

정민은 자신도 모르게 큰소리를 질렀다.

“왜요? 왜 안 돼는 데요?”

“그, 그건…, 그러니까, 에, 하여간 안 돼요!”

“왜 안 되는데요? 언니는 해주고 난 안 해주는 이유가 뭔데요?”

“그, 그건….”

“진령아, 그만해라!”

“치, 누가 언니한테 말했나. 난 형부한테 말하는 거니까 언닌 끼어들지 마.”

“진령아, 안 돼!”

화령은 정민으로부터 내력을 전해 받을 때의 민망한 자세를 떠올리고 얼굴에 홍조를 띄우며 진령을 말리고 나섰지만 진령은 포기할 생각이 없었기에 화령을 무시하고 집요하게 정민에게 매달렸다.

“그만해라, 진령아!”

“하지만…!” 

“글쎄, 그만 하라고 하지 않았느냐!”

전후사정을 알고 있는 유벽이 말리고 나서야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던 진령의 기세가 사그라졌지만 완전히 포기한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매제, 명인과 화령에게 준책을 읽어 보았소.”

‘에고, 이거야 정말…! 형부에 매제라…, 완전히 짝퉁선녀의 남편으로 찍혔군. 흐흐흐, 기분은 좋다. 하지만 당신도 처제처럼 해달라는 것은 아니겠죠?’

“어쩌면 사람의 몸에서 그런 것들을 끌어낼 수 있단 말이요. 지금까지 내가 본 무공들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는데 그렇게 하는 게 가능하오? 아니 미련한 질문을 했군. 화령과 명인이 행하는 것을 보았으니…. 그러니까 그런 무공이 원류를 알고 싶소이다.”

‘에고, 그건 더욱 말을 해줄 수 없는데!’


- 한님의 구슬을 얻게 되었으니 그에 따른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 이제 자네는 내 뒤를 이어 이 한님의 구슬을 지키는 제 이십사대 수호령이 되어야 한다.

‘쳇, 난 그럴 생각이 없소. 난 다시 내가 살던 시간대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요!’

- 하지만 한님의 선택을 받았으니 벗어날 수 없는 숙명이네.

‘저는 이 시대 사람이 아니라고요! 당신이 뭔가 오해를 한 모양인데, 난 오로지 내 시간대로 돌아갈 방법을 찾기 위해 이곳에 온 것뿐이요.

- 그렇다고 한님의 선택을 거부할 수 없다네.

‘아무리 우겨 받자 내와는 상관없는 일이니 그리 아시오!’

- 그렇다고 모든 것이 자유로울 수 는 없다네. 한님의 구슬을 가졌으니 입을 무겁게 해야 될 걸세.

‘알았소! 비밀은 지키리다. 하지만 그것까지요. 내가 수호령인가 하는 것이 되길 바라진 마시오!’


정민은 백두산 굴속에서 한 달간을 지내면서 비몽사몽일 때면 어김없이 나타난 노인의 말이 생각났다. 입이 무거워야한다는 것, 즉 비밀을 지키겠다고 약속한 걸 어길 수 는 없었다.

“그건 우리사문의 전통성에 관련된 일이라 곤란합니다.”

“허, 내가 쓸데없는 욕심을 부렸군. 미안하오!”

“아,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미안합니다.”

“하하하, 즐거운 자리에서 그런 무거운 이야기는 그만두고, 어서들 들자구나! 명인이도 많이 먹어라. 네 사부도 왔으니 네가 얼마나 성취를 이루었는지 자랑도 해야 할 것 아니냐. 그러자면 많이 먹고 힘을 내야지.”

“네, 아버님!”

“아, 아버님이라고?”

“아, 그렇군! 명인인 이제 이 유벽의 양아들이 되었다네!”

“아, 그렇군요!”

‘이거야 정말 묘하게 되어가는군!’

정민의 머릿속은 복잡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분명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사랑스런 여인에게 그저 보답을 하겠다는 작은 마음으로 준 것들이 이제 거스르기 힘든 거대한 파도가 되어 강호 무림을 휩쓸고 나가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앞으로 유가장의 행보에 따라서는 무림의 판도도 변할 수 있다는 생각에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에고, 내가 너무 깊숙이 발을 들여놓은 것 같은데…. 하지만 천년후의 세상으로 돌아가려면 이곳에 주어진 나의 임무도 잘 처리해야겠지. 환웅의 구슬이 내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도 이 시간대에서 충분힌 힘을 키우는 게 우선이니 일단은 받아들이자. 그리고 짝퉁선녀와 명인의 무예도 빨리 높은 수준으로…!’

“자, 모두 우리 유가장의 앞날과 정 공자의 무운을 비는 축배를 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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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


*** 70회 이후로는 아래에서만  연재할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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