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년차 주부입니다...
시어머니(아버님은 지난달에 돌아가셨어요... ㅜ,ㅜ), 위로 시누 둘에 시숙, 시동생...
이런 가족관계의 집 둘째 며느리입니다...
아직 맏며느리는 없고, 지난 6월까지는 외며느리였습죠...
맏며느리 아닌 맏며느리로 지낸지 3년...
그래도 6월에 시동생이 결혼을 하고 쫄따구가 생겨 그나마 조금 편해졌지요...
결혼전...
여자들은 꿈에 부풀기 마련이죠...
어느정도 현실을 생각하고 결혼 했지만 그래도 부딪치는게 많았습니다...
결혼전엔 시댁식구들에게 내가 잘하면 되지... 그럼 내맘 알아주고 나를 이뻐해 주겠지... 그런 착각을 했는데 결혼하고 나니 다 내맘같지 않다는걸 실감 했어요...
드러내놓고 시집살이 시키진 않으셨지만 한번씩 콕콕 상처 되는 말을 하시는 시어머니...
동생들을 하인쯤으로 생각해서 자기말만 들으라는 식의 큰시누이...
그 둘 사이에서 힘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남편이 내편이 되어 주냐... 그것도 아닙디다...(내편이 아니라 남의 편이라서 남편이더군요... --;;)
효자아들에 효부 며느리 없다고 하죠...
효자라고 하긴 좀 뭐하지만 자기 식구들 말이라면 거절을 못하는 울 신랑...
자기 엄마나 누나가 기분 나쁜말 해도 기분 나쁜줄 모르고 나만 탓하는 울신랑 때문에 더 힘들었습니다...
거기다 큰시매부(시누이 남편)는 나한테 대놓고 "자네, 야! 어이~ 딸래미" 이렇게 부르기 예사고 말까지 놓습디다...
한참 아래 동생한테 말하는것 처럼...
울신랑 이름도 막 부릅니다... "처남"이나 "처남댁"의 호칭은 한번도 못 들어 봤네요... --;;
그래도 아버님이 날 많이 이뻐 하셨지요...
첫며느리라고 얼마나 좋아하셨는지...
그저 이쁘다 이쁘다 해 주셨어요...
같이 밥 먹을때면 나보고 많이 먹으라 하시고, 같이 방에 앉아 있으면 여자는 찬데 앉으면 안된다고 따뜻한 전기장판 위로 올라 앉으라 하시고... 그렇게 저를 많이 이뻐해 주셨어요...
(그럴때면 어머니가 옆에서 툭툭 "여자 살찌면 보기 싫다. 많이 먹으면 안된다" 그러시고 "방바닥도 따뜻하다"라고 말하셔서 기분 상하기도 했어요...)
아버님이 젊어서 부터 술을 많이 드셨어요... 거의 알콜 중독...
소주를 안주 없이 물컵에 가득 부어 마셨어요...--;;
그 술 때문에 일여년간 병져 누워 계시다가 지난달에 돌아가셨어요...
아직도 아버님이 "아가~"하고 부르는거 같아요... 가끔 실감이 안나요...
그리고 시숙... 서른 다섯의 나이에 아직 장가를 안갔어요...
내년 봄에 결혼할 예정이지만...^^
시숙도 가끔 오면 제수씨인 저한테 많이 챙겨 주세요...
집안 행사에 별로 참석을 안해 그렇지 좋은 분이에요...
그리고 작은시누... 처음부터 나한테 잘해줬어요...
다른 형제들은 멀리 살고, 우리는 시댁 가까이 사는지라 온갖 행사며 심부름 다 우리 차지였거든요...
그래서 가끔 나한테 수고 했다고, 고맙다고 문자도 보내 주곤 했어요...
나 임신했을땐 나혼자 맛난거 사 먹으라면서 2~3만원씩 몰래 넣어 주곤 했고,
울신랑보고 나한테 잘해주라고 잔소리 아닌 잔소리도 하곤 했지요...
그래서 작은시누한테는 참 고마웠어요...
근데... 가까이서 온갖 심부름 다 해도 우리는 아들노릇 며느리노릇 안한다 그러면서 심부름만 시키는 어머니나 큰시누 때문에 좀 스트레스 받았어요...
시부모님은 노후대책이 전혀 안되어 있어요... 돈 버는것도 없었구요...
그래서 자식들만 바라보고 있는데 큰시누 빼고는 다들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요...
그래서 용돈을 많이 못 드리는데 어머니는 자식들만 보면 이거 해 달라, 저거 해 달라 하시곤 했어요...
그래서 어머니 생신땐 돈 모아 우리집에도 없는 김치냉장고 해 드렸어요...
(그것도 삼성꺼를 고집하고, 작은용량을 싫다, 냉동기능 되는걸로 사달라 하시더군요...--;;)
울어머니.. 여름엔 그러시더군요 "누구집 자식들은 에어컨 해 줬다 카던데 느거도 에어컨 사도.. 이 새끼들아" 라고...--;;
우리도 에어컨 없습니다...
언젠가 명절엔 세배하고 돈봉투 드리니 아주버님 봉투 보고는 "장남이 봉투 이렇게 얇아서 되나... 이제 다달이 용돈 부쳐라 이새끼들아"그래서 얼마나 황당하던지...
우리 큰시누가 아파트 상가내 마트를 해서 돈을 많이 벌어요...
그래서 시댁에 다달이 용돈을 좀 드리거든요... 우리는 형편이 안좋아 명절이나 생신, 어버이날 같은 특별한 날을 제외 하고는 용돈 못 드려요...
돈 드리는 큰시누는 혼자 자식노릇 다 하는거고, 온갖 심부름,행사 다 챙겨도 용돈 넉넉히 못 드린다고 우린 불효자식 취급을 해서 힘들었죠...
누군 돈 많이 안드리고 싶어 안드리겠습니까..
나도 돈 많이 드리고 생색 내고 싶었습니다...
나도 시누네 처럼 한달 순수익이 천만원 되면 다달이 몇십만원 뿐이겠습니까..
1~2백도 드릴수 있지요...
근데 우리는 우리 살기도 빠듯한데... 저축도 못하고 사는데....
어찌 다달이 용돈 드리겠습니다...
나도 돈만 많으면 다달이 돈 드리고 생색만 내고 몸으로 떼우는 일 안하죠...
그래도 제사며, 명절, 생신, 어버이날, 한식,벌초... 지금까지 울신랑하고 내가 다 했는데...
솔직히 말해 시누이 아들은 어머니가 봐 주셨고 우리 아이는 임신전부터 어머니가 안봐준다고 못 박으셨어요...
어머니가 외손주 봐주실때 돈 안받고 그냥 봐 주셨어요.. 일여년간...
그러고 나서 시누네 가게가 잘 돼서 그 후로 다달이 시누가 어머니께 생활비 드리는거예요...
우리 애는 안봐주신다 해서 저 임신 6~7개월때 잘 다니던 직장 관둬야 했습니다...
친정엄마는 환갑 넘은 나이에 장애로 다리가 불편한데도 농사 지어서 차마 애 봐 달라는 말은 못하구요...
울 시어머니는 오십대 중반에 나보다 더 걸음이 빠를 정도의 건강에, 하는 일 없이 마을 놀러 다니는게 다인데도 애 안봐주신다 했어요...
근데 큰시누는 "너네 애는 너네 친정엄마한테 봐달라 해라" 그러더군요...--;;
울엄마 사정 다 알면서...
그러면서 어머니는 며느리 노는건 싫으신지 애 데리고 공부방 하라시더군요...
갓난쟁이 데리고 어떻게 공부방 하라는건지...
내가 애 봐 달라고 말한것도 아닌데 미리 그렇게 매번 못 박으시니 서운하긴 하더군요...
그러다 지난 6월에 동서가 생겼어요...
그리고 지난달 아버님 돌아 가시고 삼일장 치르고 삼오제 지내는 동안 시댁에서 나를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졌어요...
동서가 솔직히 뭘 몰라 그런지, 아직 철이 덜 들어 그런지, 처음이라 그런지 몰라도 시댁에 와서 뒤에서 어슬렁거리고 뭘 알아서 일을 하진 않아요...
아버님 마지막 생신때도 내가 장 다 보고 음식 다 하고 동서는 뒤늦게 와서 조금 도와 준게 다였고,
동서 결혼하고 처음 시할머니 제사때도 직장 다니는것도 아니면서 일찍 와 음식 하지 않고 나혼자 허리 아픈데 애 데리고 음식 다 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시댁 식구들이 나보고 그동안 수고 많았다고, 고생한거 다 안다고 말해 주더군요...
그리고 삼일장 치르는 동안 내가 너무 잘하더라고 아주 칭찬 하고 난리 났었어요...
나는 별로 한것도 없고, 상 당하는거 처음이라 잘 몰라서 그냥 허둥대면서 나름대로 손님 치르고 일한게 다인데 나보고 잘했다고 칭찬이 대단했어요...
특히 큰시누네...
처음으로 큰시누한테 고맙다는 소리도 들었어요...ㅎㅎㅎ
그리고 큰시누가 옷도 한벌 사 주더군요...^^ 동서 몰래...
(동서가 알면 안되는데...ㅋㅋ)
요즘엔 그래도 시댁식구들하고 모인 자리가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예전엔 어머니나 큰시누가 무척 어렵고, 조심스러웠어요...
말도 제대로 못하고, 네네 대답만 하고...
나는 조심스러워 말을 잘 안하는건데 큰시누네랑 어머니는 너무 말이 없고 조용해서 싫다고 대놓고 말하더군요...
결혼날짜 잡고 나니 울 큰시누가 나보고 "내 솔직히 니 조용한 성격 싫었다.."라고 하더군요..--;;
되바라진것보다 낫잖아요. 그래도...
울동서는 되바라진건 아닌거 같지만 말은 잘 하더군요...ㅎㅎㅎ
암튼... 조금씩 시댁식구들이 편해지고 있어요...
그리고 어머니가 뭐라 해도 이제 그러려니 하게 되구요...
큰시누도 돈자랑은 해도 예전처럼 자기혼자 자식노릇 다 하고 우리는 불효자식인것 처럼 말하지 않아요..
어머니도 간혹 했던말 또하고 또 하는 잔소리는 해도 예전처럼 나한테 상처 되는 말은 잘 안하세요....
그리고 원래 잘해주던 작은시누도 아버님 상 치르고 나서 문자로 "우리 이쁜**(내이름^^) 수고 많았다.. 고생 했지? 고맙다. 그동안 가까이서 신경 많이 쓰고, 고생한거 안다.. 앞으로 더 사랑하며 살자. 사랑해"라고 문자 보내 주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나도 동서한테 잘해주고 싶어요...
간혹 아직 내맘에 안드는 부분도 있지만 아직 몰라서 그렇겠지 하고 그러려니 넘어가게 되고,
하나라도 더 챙겨 주고 싶고 그래요...
작은시누이가 나한테 했던것 처럼 나도 동서한테 가끔 문자 보내곤 해요...
이번 추석 지나고 나서도 며느리로써 처음 맞는 명절 고생했다고, 밥 잘 챙겨 먹고 감기 조심하라고 문자 보내 줬어요...
그랬더니 동서가 고맙다고 문자 보냈더군요...^^
윗사람이 먼저 손 내미는게 쉽지 아랫사람이 다가서는건 어렵잖아요...
그래서 동서한테 잘해주고 싶어요...
아직 손윗사람 보다는 손아랫 사람이 더 편하지만 손위 형님으로써 챙겨 줄건 챙겨 주고, 잘못하면 좋게 얘기도 해주고... 그렇게 지내고 싶어요...
그러면 동서도 남들한테 "우리 형님 참 좋다"라고 말하게 되겠지요...
동서가 뒤에서 나를 욕하는건 싫네요...ㅋㅋㅋ
그래서라도 동서한테 잘해줘야죠...
그리고 나도 며느리로써 힘들었고, 또 작은시누나 아버님, 시숙이 챙겨주는것 처럼 동서한테 챙겨 주면 동서도 점점 시댁을 편하게 생각하게 되겠지요...
그나저나 나에게도 빨리 손윗동서(형님)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맏며느리 아닌 맏며느리 역할도 끝나지...
남들은 둘째는 해도 표시 안난다 하지만 지금은 솔직히 부담스러워요...
어짜피 시댁 가까이 있는 우리인지라 온갖 심부름 다 우리 차지겠지만 형님이 있는것과 없는건 차이 나잖아요...
큰 일이 있을때... 그래도 형님이 있는게 나에게 덜 부담이 되니까...
근데 울 예비형님이 나하고 나이가 같아요... ^^:;
그래도 좋으니 빨리 결혼 했으면 좋겠네요...
지난번에 한번 봤는데 인상 괜찮더라구요... 겪어봐야 알겠지만...
그리고 아버님 돌아가시고 큰 일을 같이 겪고, 슬픈 일을 같이 겪은 시댁 식구들이라 그런지 더 든든하고, 가까워진 느낌이 들어요...
혼자 남게 된 어머니도 많이 안쓰럽고...
아직 오십대 중반인 시어머니... 아직은 솔직시 더럭 모시겠다는 말은 못하겠어요...
나중에 어머니가 더 늙으시고, 아무도 모실 사람이 없게 되면 모르지만 아직은 선뜻 모실 용기가 안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