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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신부-진심으로사랑한다면(22)

데이지 |2005.10.29 23:53
조회 976 |추천 0

 

 

 

 

 

최고의신부(22)

 

 

 

퇴원을 서둘렀던 남경은 한국을 혼자 스스로 들어가려고 결심하고 있었다.그녀가 숙소에 힘이 빠진 상태로 돌아왔을땐 채하나 민호는 하진의 옆에서서 바짝 붙어서 있었다.하진이 쓰러질것 같아서....쓰러져버릴것만 같은 사람은 남경인데,남경은 로비에 서있는 그들을 뒤로 하고 자신의 방으로 올라가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따닥따닥 발자국 소리가 남경이 방앞에서 멈추었다.문소리가 들렸고 문을 닫고 남경앞으로 걸어오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하지만 남경은 아랑곳 하지 않고 짐꾸리는데만 열중하기로 했다.그가 잽싸게 남경의 짐을 가로채버렸다.

 

"무슨짓이에요!"

 

그녀가 뒤를 돌아봤을땐 역시나 채하가 남경을 굳은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깐 왜 그랬어?"

 

"제가 뭘요?!"

 

채하는 일어서지 않는 남경과 눈을 맞추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알잖아 하진이 한테 왜 그랬냐구"

 

"하~그 꼬마 아가씨가 뭐라그러든가요?내가 자신을 해꼬지라도 했다던가요?"

 

자신의 머리를 헝클어버리는 채하는 다시 남경에게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만하자.몸도 안좋을텐데 그만쉬어라...."

 

일어서며 나가려던 채하의 뒷모습을 본 남경이 말을 건넸다.

 

"내가 걱정되긴 했어요?민호씨가 한말 다 거짓말 같아요.당신은 내걱정은 커녕 오히려 깨어나지 않았으면 했던거 아니였어요?그 꼬마 아가씨와 이번기회에 잘 되볼려고 그랬는데.....내가 쉽게 깨어나서 얼마나 서운했겠냐구요"

 

묵묵히 서서 듣고만 있던 채하가 문고릴 잡고는 태연한척  다시 말을 이었다.

 

"서두를거 없어 낼이면 다 한국으로 떠날거야"

 

그는 변명도 하지 않았다.아무것도 아니라고 난 너밖에 없다고.... 그럴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는 남경이었지만,그냥 냉정히 돌아서서 낼 떠날거란 말만 하고 나가버리는 채하가 무심하게만 느껴졌다.그날밤 남경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차라리 러시아에오지 않았더라면 일이 이렇게까지 꼬이지는 않았을텐데...그냥 참고 한국에서 채하가 올때까지 그냥 기다리는게 백번 나을수도 있었던 일이었을수 있는데...그녀는 스스로 책망하며 침대 끝에다 자신의 머리를 박아버렸다.그리고 그녀는 뜬눈으로 날밤을 새게되었다.부시시한 모습으로 그녀는 로비로 내려왔다.로비에 서있던 사람들을 본 남경은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그자리에 없어야할 하진이 버젓이 채하옆에 서있었기 때문이었다.그녀가 왜?그녀가 왜 한국을 가는거지?남경은 이를 악물었다.저건 분명 채하가 같이 가자고 했을것이다.여자한테 누구보다도 약한 그가 몸까지 비실비실한 그녀를 그냥 두고볼수는 없었던게 분명했다.그녀는 차분한 마음을잡고 계단을 서서히 밞고 내려오고 있었다.그리고 그녀를 쳐다보는 사람은 없었는데 유일하게 그녈 본건 지희였다.지희는 잠이 덜깬 모습의 남경을 보고는 처음엔 양미간이 찡그러지더니 이내 다시 활 처럼 유연하게 변해 있었다.

 

"아주 얼굴이 반쪽이 되셨네...채하 넌 니마누라가 저지경이 되도록 놔두냐?한국에서는 그렇게 죽자살자 하더니 무슨 남자가 그렇게 변덕이 심하냐?"

 

하진은 지희의 말을 듣고도 채하를 기댄채 좀처럼 채하옆을 비켜주려하지 않았다.지희는 그런 하진을 보고는 위아래로 훓어봤다.

 

"참나 이제는 별개 다 붙어다니네"

 

다시 침묵이 흘렀다.긴 침묵이 깨질것 같지 않았지만 지희가 다시 깨뜨렸다.

 

"얼른 가자구,저대로 한국들어갔다간 기자들한테 큰 먹이감만 안겨 주게 생겼네"

 

공항까지 도착하기까지는 그렇게 긴시간은 흐르지 않았다.일제 아무말도 하지 않은 그들은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때 까지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좌석 배치도 채하옆에 하진이 앉게끔 되어있었다.남경은 다행인지 불행인지 채하바로건너편 옆자리에 앉았고 그 옆에는 민호가 앉았다.여전히 하진은 채하의 넓은 어깨에 기댄채 눈만 감을뿐 꿈적도 하지 않았다.남경은 이글거리는 속을 간신히 진정 시키려했지만 하진의 저런 행동에 가라앉았던 화가 다시 치밀어 올랐다.

 

"나 잘거니까 깨우지 말아요"

 

귀찮은듯 팔짱을 낀 남경이 의자에 기대어 눈을 붙였다.

 

"얼굴보니 한참은 자야겠다.신경쓸거 없어 나두 잘거니까"

 

눈을 감은 남경이 비행기가 이륙하자 슬쩍 눈을 떠 채하를 쳐다봤다.채하는 아무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잡지만 보고 있었다.시끄러운 비행기 소리는 점차 줄어들었고,눈을 감고만 있던 남경은 채하와 하진의 소근거리는 말에 여간 신경쓰이지 않을수 없었다.뭐라고 얘기하는지 궁금할 뿐이었다.그리고 남경은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몇시간후,웅성거림에 남경은 눈을떴다.인천공항에 도착했다.남경은 채하의 자리를 봤다.없다.채하는 이미 하진과 나간지 오래인것 같았다.남경은 더이상 신경쓰고 싶지 않았다.자신한테 마음이 떠난사람 그녀도 구질구질하게 잡고 싶지 않았다.허탈한 마음으로 공항을 빠져 나오자 채하가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하진은 보이지 않은것 같았다.남경의 표정이 금새 밝아졌다.그녀는 채하에게 다가가야 되는지 아니면 그냥 못본척 지나쳐야하는지 그 몇초동안에 온갖잡생각을 다해갔다.

그녀는 후자쪽을 택하기로 했다.택시를 잡기위해 걸어가는 남경의 팔목을 채하가 잡아서 그의 몸으로 돌려세웠다.

 

"어딜가는거야 지금"

 

황당하기만한 남경은 얼떨떨하게 말을 했다.

 

"집에가죠.어딜가요 제가"

 

"무슨집"

 

"우리집이요 아니 내집이요..."

그는 남경의 팔목을 놓아주지 않고 자신의 차가 있는곳으로 남경을 끌고 갔다.남경은 자신의 팔목을 잡고 있는 채하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

 

"왜이래요.대체 왜이러냐구요.사람가지고 노니까 재밌어요?제가 그렇게 만만하게 보이냐구요.당신같이 이중성격을 가진사람하고는 상종못하겠어요. 그러니까 이손 놓으라구요 남자니까 힘새다구 지금 자랑하는거에요?"

 

차문을 연 그가 뒷좌석에 그녀를 던지듯 밀어넣었다.그녀는 채하를 뚫어지듯 쳐다보았다.하지만 채하 표정에는 변함이 없었다.기분좋은 표정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서운 얼굴도 아니었다.그녀는 운전석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있는 채하를 보고나서 갑자기 하진이 생각났다.

 

"그 꼬맹인 어디갔어요?"


"궁금해서 묻는거야?아니면 없어서 다행이라는거야"

 

"꼬맹이 얘기 나오니까 입을 여는 군요.....궁금해서 묻는거에요"

 

"지네집 갔어"

 

남경은 한편으론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차창쪽을 쳐다봤다.그리고 그렇게 썩 기분이 편치 많은 않았다.채하의 이런 행동도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그와 함께라니 남경은 갑자기 묘한 기분이 들었다.그 때문에 밤새 내내 잠을 못자고 러시아까지 날아가고 가서도 잠을 설치고.....그녀는 훗 하고 웃으며 채하의 뒷모습을 봤다.그리고 룸밀러로 그의 눈을 본순간 그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고개를 먼저 돌린건 남경이었다.채하는 무표정한 얼굴로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몇시간후 채하가 도착한 곳은 채하 어머니가 계신 집이었다.남경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그냥 채하가 이끄는데로 그렇게 행동하기로 했다.그리고 그녀가 채하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한번쯤은 거쳐야할 관문이기 때문이었다.채하는 내리자마자 남경의 손을 덥썩잡았다.그런 남경은 손을 빼내려고 했지만 막무가내로 잡고 있는 채하의 손을 뿌리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현관앞에까지 어영부영 손을 잡고 와버렸다.그가 문을 열었을땐 영순은 거실에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그들을 돌아본 영순은 채하를 보며 환하게 웃었지만 남경을 보자 얼굴이 어두워지고 말았다.

 

"아니 넌?"


"엄마 저희 왔어요"

 

"..그...그래...고생했겠구나...근데 아직 촬영은 남았지 않았니?"

 

"남은씬은 한국도 곧 겨울이니까 여기서 찍기로 했어요"

 

"그래 얼른 들어와 앉거라.남경이 너두 앉구"

 

".....네....."

 

영순은 채하의 손을 잡더니 근심어린 눈으로 얼굴을 쳐다보고 말을 이었다.

 

"왜 이렇게 살이 빠진 거냐?당분간 엄마집에서 지내렴 .......훗...채하야 너 어렸을때 생각나니?유미...라고"


영순은 말하다가 갑자기 다른말을 하고 있었다.그리고 유미라니...그여잔 또 누구란 말인가

 

"유미?생각나요.그 코 찔찔이요?"

 

"호호..그래 니가 여덟살때였지 아마 . 아빠친구분 딸이었던 유미랑 서로 나중에 결혼시키자고 했었잖니"

 

"어릴때 얘긴데요 뭘.갑자기 걔 얘긴 왜 꺼내시는거에요?"

 

안방을 손으로 가리키던 영순이 얼굴에 웃음이 가시질 않고 말을 했다.

 

"저기 저방에서 자고 있단다.널보면 무지 반가워 할꺼야.여행에서 방금 돌아왔다더라 호호"

 

"정말요?"

 

일어서며 기뻐하던 채하를 보자 남경은 다시 혼란스러웠다.어린 시절 그냥 어른들끼리 하신말씀이었는데도 남경의 마음이 공허함이 밀려왔다.시끄러웠던지 안방문이 스르륵 열리더니 눈을 부빈 하진이 나오고 있었다.남경은 하진을 보고는 자신의 눈이 이상한건지 그녀 의 눈도 깜박거리며 비벼보기도 했었다.하지만 영낙없는 하진이었다.

 

"아니,,,너...야 임마 너가 여긴 어쩐일이야?"

 

채하가 하진을 보며아는채를 하자 영순이 눈이 휘둥그래졌다.

 

"아니,너희들 아는사이니?호호호 어쩜 이런 우연도 있을까?"

 

"어?아저씨?아저씨야 말로 여긴 어쩐일이에요"

 

어이없는지 채하는 웃고만 있었다.남경은 어리둥절해 있었지만 확실한 답은 어렸을때 유미는 지금의 하진이라는게 확연히 드러났다.그녀는 다시 채하와 하진을 번갈아가며 쳐다봤다.

 

"너 집에 간다더니..."

 

"부모님 여기 안살아요"

 

"파리에 계시잖니.그렇치? ...아참 넌 언제 빠리 갈거야?아줌마 안그래두 빠리에 한번 갈일있는데.. "

 

"크리스마스엔 갈것 같아요.다른건 몰라도 파리의 크리스마스 거리는 정말 근사하거든요"

 

"호호호 그래 맞아.."

 

남경은 그들의 얘기에서 소외되고 있었다.한숨만 나온 그녀는 고개를 숙여버렸다.허탈한 이기분....남경은 재밌게 웃고 떠들고 노는 그들사이에서 훼방꾼이라 생각하고 몰래 빠져 나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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