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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누와올케사이? 난 형님과 동서사이!

로터스 |2005.11.24 18:14
조회 1,777 |추천 0

오늘아침 '시누와 올케사이'라는 글을 읽고 좀 다른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시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전 결혼을 앞두고 있는 신부인데요.

글을 읽다보니까 내용 속의 올케분께서 제가 결혼할 남자의 큰 형수님과 어쩜 그리닮았을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댓글 올리신 분들 다른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라고 하셨는데요.

전 그런 올케가 아닌 형님이 생기게 될 동서입장입니다.


제가 결혼할 남자(이하 남친)는 오형제 중에 막내입니다.

어머니께서 마흔이 넘어서 저희 남친를 낳으셨으니 큰 형님하고 나이차이가 아주 많이 납니다.

남들이 보면 거의 부자지간으로 보일 정도지요. (바로 윗 형님하고도 띠동갑입니다...^^)

그래서 남친은 큰형님 내외를 거의 부모님처럼 생각하고 어려워하더군요.

처음 연애를 시작할때만해도 형님내외분께서 꽤 힘드시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막연한 생각에 부모님 나이도 많으시고 시동생들도 여럿있으니 뒷바라지 할일이 하나둘이 아니었을것 같더군요.

저희 아버지께서 오남매중 장남이시라 항상 힘든일을 도맡아 하시는것을 보아왔거든요.


하지만 몇 해가 흐른 지금 '큰 형수님 참 독하다.'라는 생각이 듭니다.(저한테는 곧 형님이 되겠지요...)

남친의 큰형님께서는 공무원이시고 형수님은 전업주부이십니다. 고등학생 두 딸과 초등학교 다니는 막내 아들이 있구요.

겉에서 보면 넉넉하지는 못해도 쪼들리지는 않을것 같아 보이는 지극히 평범한 가정입니다.

큰 형님께서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계시니 그럴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큰 형수님의 남다른 자식사랑이 문제더군요.

고등학교 다니는 딸 두명은 각각 피아노와 태권도를 전공합니다. 아니 대학에서 전공하고 싶다며 열심히 입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첫째 딸(조카) 일주일에 두번 대학교수님께 받는 피아노 레슨비가 백단위를 넘습니다.

한번씩 발표회라도 나갈라치면 목돈으로 들어간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근교에 계시는 교수님께 레슨을 받고 있지만 지방과 수준차이가 난다면서

고3이 되면 서울에 계시는 교수님께 일주일에 한번씩은 올라와야 한다는군요.

레슨비에 교통비까지 걱정이라며 지난번 인사드리러 내려갔을때 처음 얼굴을 본 저한테까지 엄살을 떠시더군요.(대략 난감...)

참고로 큰 형님댁은 서울하고는 거리가 아주 먼 지방입니다.

둘때 딸(조카)는 태권도 대표선수라나 뭐라나... 국가대표말고 지방대표...

암튼 코치님께 수고비 따로 챙겨드려야 한다네요.

그리고 새학년 되면 막내 담임선생님께도 선물하나 보내야겠다면서...

넷째 형수님(형님)한테도 "자네도 준비해...하고 안 하고 차이난다니까...." 하시더군요.

뭐 그럴수 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안아플 자식인데 돈이 문제가 아니지요.

하고 싶다고 하는것 다 시키고 싶고 괜히 다른 아이들한테 주눅드는 것도 싫겠구요.

 

이정도까지 알았을때만 해도 좀 지나치시기는 해도 그냥 그런가보다 정도였습니다.

저한테 뭐 해끼치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결혼을 결심하고 속사정을 알아갈 수록 난감한 상황이더군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부모님 연세가 많으신터라 남친이 한창 공부를 해야할 때에 부모님께서는

이미 경제활동을 그만두신지 오래였습니다.

그래서 남친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하사관으로 군입대를 해서 군대에서 나오는 남친 월급으로 부모님생활비를 충당했었더군요.

제대후 다른 직장을 잡은 후에도 말입니다. 대학도 군 지원으로 겨우 졸업할수 있었구요.

결혼하신 형님들은 자기 가정을 꾸려나가셔야 하는 분들이니 총각인 남친이 그랬던 것이지요.

(남친 급여통장을 부모님이 관리하심)


그런데 결혼을 앞둔 지금에 상황은 좀 다르지 않습니까...

남친한테 어렵게 얘기를 꺼냈지요.

결혼 후에도 부모님생활비를 우리가 다 부담해야하는 것이냐고요...

매달 형제들이 한 10만원씩 모아서 드리면 두분 용돈정도는 될테고 모자라른 부분은

저희가 더 부담하면 어떻겠냐구요.

저희 외가집은 매달 5만원씩 모아서 외할머니께 용돈을 드리거든요. 저희 엄마도 물론 내시구요.


남친 잠시 생각하더니 한마디 하더군요.

그냥 넷째형이랑 자기랑 20만원씩 내서 드리면 알될까하구요.

둘째 형(총각)은 빚이 많으신걸 아니까 그렇다 치고 셋째형은 이민을 가셔서 멀리 계시니까 어렵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첫째 형님은 좀 의아하더군요.

조카들 과외비로 꽤 많이 쓰신다는걸 알고 있었기에 전 당연히 왜냐구 물었지요.

(그정도 쓰실 정도면 수입이 왠만큼 있는것 아닌가요?)


남친 잠깐 망설이더니 얘기를 하더군요.

전에도 이런얘기가 있었더랍니다.

몇 해 전에 명절날 모였을때 남친이 한건 아니고 넷째 형이 얘기를 꺼냈었는데 큰 형수가 펄쩍 뛰면서 난리를 치더랍니다.

자기네는 돈 하나도 없다면서요.

빚때문에 타시던 차도 팔고 대중교통이용하시는 둘째 형도 내겠다고 했었는데 말입니다.

결국 큰 형수가 난리를 치는 바람에 흐지부지 되었다더군요.

자식들한테 퍼부을 돈은 있고 부모님 생활비에 보탤 10만원은 없다니... 아니 무슨 이런 시츄에이션이 있나...쩝...

남친이 민망해하는것 같아서 다른 말은 안 했지만 당혹스럽더군요.

드뎌 이제 큰 형수(형님)의 남다른 자식사랑이 제게 문제로 다가왔습니다...


사실 난감한 상황은 전에도 여러번 있었습니다.

아까 말했듯이 처음 인사내려간 저에게 '돈돈돈' 하시면 엄살을 떠셨던 것도 그렇고 식사하고 가라며 나온 밥상에는 김치국수가 올라있었거든요.

저야 뭐... 그때 잔뜩 긴장하고 있었던 터라 밥상에 뭐가 나온지 기억도 못하지만 남친은 그게 마음에 걸렸었는데 나중에 얘기를 하더라구요.

그때는 남친한테 그냥 찬이 없어서 그러셨겠지 하고 말았지만요...

그리고 셋째 형수가 애기 낳으러 한국들어왔을때 큰형님한테는 폐백 절값으로 10만원 받았다고 섭섭했다며 넷째 형수에게 말하더랍니다.

제가 알기로도 부조로 3만원, 5만원정도는 넣고 친한 사람이면 그 이상하는 것으로 아는데 형제지간에 10만원은 좀 너무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돈 문제는 그렇다치더라도 식올리고 바로 이민을 떠나는 삼촌 결혼식에 학교랑 레슨시간때문에 어렵다면 애들도 데려오지 않은건 어떻구요.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은 더 많이 있었습니다...생략...


사실 저희 결혼도 양쪽 부모님 힘 하나도 빌리지 않고 준비하고 있던터라 형제들에게 경제적으로

기대한건 없습니다.

그렇다고 저희 형편이 넉넉해서 그러는 것은 아닙니다.

남친이 모은돈에 대출까지 얻어서 겨우 전셋돈을 마련했고

저도 아버지 사업이 실패하셔서 집에서 돈을 보태줄 처지가 못되어 제가 직장생활 해서 번돈으로

겨우 살림장만해 가는 겁니다.

 

저도 나름대로 제 살림 꾸려갈 욕심에 형제들끼리 부모님생활비를 모으는 것이 어떻겠냐는 말을 꺼낸 것이구요.

 

하지만 큰 형수님(형님)의 인간적인 면을 알아갈수록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돈 알뜰하게 모아서 집도 사고 아이들 교육도 시켜야 하고 해야할 일 참 많지요.

저도 이제 신혼생활을 설계하다보니 돈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시부모님 생활비를 안 드릴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냥 다른 형제가 챙기겠지하며 모른척 내 자식만 챙겨야 하는 건가요?


막말로 옛날 큰 며느리들처럼 부모님 모시고 형제들 출가시키고 집안대소사 모두 짊어지라는 아니잖습니까.

저도 그건 결사반대입니다. 저희 부모님들 장남노릇하시느라 힘들게 사시는걸 지켜보며 커왔습니다.

 

아까 '시누와올케사이'라는 글읽고 엄청 공감했었습니다. 물론 똑같은 상황이라고 말할수는 없지만요.

하지만 며느리 입장에서 쓰신 댓글들을 보고 갑자기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결혼 안해서 그래... 결혼해서 살아봐 하신다면 할 말 없습니다.

계속 헷갈립니다. 저도 눈 딱감고 시부모님 생활비 나몰라라 해야 하는 건가요?

 

그냥 지금 제 생각으로님 부모님 용돈 10만원씩 모으자고 말한 시누이분이 지나친것 같지는 않은데...

제 경우에는 어떤 댓글들이 달릴지 궁금하네요.

 

 좀 다른 얘기를 하면 얼마전 남친이 설 명절에 함께 내려갔으면 하더군요.

 할아버지,할머니께서 시골에 계신터라 결혼하면 더 못 뵐 것같아 올해는 시골에서 보내겠다고

 거절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남친이 명절음식을 혼자 준비하시는 엄마가 안쓰러웠었나봐요.

 큰 형수는 명절 아침에 와서 밥만먹고 바로 친정간답니다...

 시부모님집, 형집, 형수네 처가집 모두 한 도시안에 있는데 말이죠.

 그렇다고 평소에 자주 들리는 것도 아닌데...

 남친 부모님들께서 경제능력이 있으시더라도 큰 형수님(형님)이 그렇게 하실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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