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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과 시댁큰집..그리고..며느리

명절이 가... |2006.01.13 01:12
조회 4,180 |추천 0

명절이 가까워지니 며느리로서의 어쩔수 없는 고민이 생겨나네요.

여기엔 첨 글을 쓰는데...고민도 되고..혼란스럽기도 하고...잠도 안오고..무섭지만 써봅니다.

결혼한지는 2년하고 반이 되갑니다.

 

결혼후 명절을 4번 치뤘습니다. 이번 설이 다섯번째가 되겠네요

시아버지가 작년 여름에 돌아가셨습니다. 아버님이 살아계실때는 명절땐 항상 

시댁 큰집에가서 지냈습니다. 시댁은 대구구요(시댁큰집은 어딘지 안밝히겠습니다)

그러다 아버님이 돌아가시면서 지난 추석엔 시댁(대구)에서

아버님 차례를 지내게 됐지요. 그런데 큰집에서 차례를 지낸후 대구로 돌아가서

아버님 제사를 치르라 하시더라구요 전 항상 명절땐 아침 일찍 지내는 차례를 봐왔기

때문에 그먼 큰집을 갔다가 오면 우리 아버님 차례는 언제 지내냐고 의아해 하니

시간에는 구애를 안받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어머님과 저는 아버님 제사상 음식을

차리고 뭐하느라 바쁘기 때문에 실랑 혼자서 큰집에 추석당일날 갔었습니다.

그 전에도 어른들께 시어머니께서 실랑 혼자 보낼것이라는 의중을 밝히셨구요.

 

오빠가 새벽에 큰집으로 출발하고 어머니가 큰집에 전화를 하셨다가 호되게 당하셨습니다.

며느리인 제가 같이 안온다고 큰어머니께서 시어머니께 화를 마구마구 내신거죠.

명절날 큰집에 며느리가 안온다구요...어머님 혼이 빠질정도로요. 한동안 정신을

못차리시더군요.

어머니는 놀라서 잘못했다고 담 명절에 같이 보내겠다고만 하시더라구요.

 

전 뭔가 답답했지만 어쩌지도 못하고 맘속에 품고만 있다가 오늘 곧 설도 되고 해서 실랑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매번 명절때마다 제사지내러 큰집에서 계속계속 오라고 하면 어쩔꺼냐구요.

전 아버님이 돌아가신후 아버님 제사에만 신경쓰면 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친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도 명절땐 집에서 제사를 지낸후 인사차 큰집에 가고 했지

큰집제사 아버지제사 같이 집을 옮겨가며 하지 않았거든요,.

 

남편은...어른들이 강경하게 그렇게 해야한다 나오시는데 따라야하지 않냐..하더라구요..

그럼...돌아가신 할아버님 형제분들이 계시는데 왜 그 분들은 명절때 같이 제사를 안지내나...

하는 반발심이 생겼지만....참고...

..그럼 오빠만 가서 인사드리고 제사지내고 하면 되지 않느냐...왜 나까지 꼭 가야하냐..했더니

오빠에겐 니가(실랑) 올꺼였으면 차라리 니 어머니가 오는게 옳다고 했다하네요 큰어머니가..

답답하더군요. 큰어머니는 그럼 제가 가도 왜 니 시어머니는 오지 않았냐 하면서 화내셨을까요?

왜 시어머니께 화낸거랑 남편에게 화낸거랑 이유가 틀린걸까요.

큰어머니의 심중은 뭐였는지...

그리고 솔직히 큰집이 가까웠으면 별로 신경쓰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대구와 큰집거리는 기본적으로 두시간 안팎입니다. 그런데 명절당일이니..더 걸리겠죠.

그 전날 시아버님 제사준비를 하고 명절 당일 적어도 새벽 5시에는 출발해서 큰집가서

제사드리고..솔직히 제사만 지내겠나요. 식사시중에 설거지까지 의무적으로 해야하는게

젤 아랫사람인 여인네인 제가 해야겠죠..거기다 또 몇시간 걸려 대구로 돌아와 제사지낸 후

그 마무리...생각만 해도 숨이 탁 막히고  따끔거립니다.

 

"남편은 집안 가풍이니 어른들 말씀이니 따라야 한다고 합니다. 네 집안은 달라도 우리집안은

그렇게 한다...뭐 이런얘기들...." 가슴이 콱 막히고 의도하지도 않은 눈물이 나더군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기혼녀들이 겪는 명절 증후군...그건 단순히 육체적인 피곤때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고민되고 혼란스러운것 단순히 힘든것이기 때문은 아닙니다.

여우같이 생각한다면 솔직히 이런식으로 가다간 큰어머니께서 저를 당신의 며느리처럼

여기면서 혹시 집안대소사를 제게 전부 넘기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지만...;;

(전에도 제게 네가 집안에 여러 일들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하셨거든요. 장손은

 따로 있습니다..그럼 전...무슨 일들을 이끌게 되는걸까요?)

 

하지만 제가 잠못이루고 괴로워 하는 젤 큰 이유는..결혼한 여자는 자신이 커왔던 가풍, 사고방식을

떠나서 남편의 집안을 절대적으로 따라야 하는 현실에서 오는..자괴감 이라 할까요?

말주변이 없어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여자에게 결혼은

내 가정을 만드는게 아니라 남자 집안에 종속되는 것이라는 여러가지 증거들이...

심장을 따끔거리게 하네요...명절이 되면 우리집 식구 친척이 아니라

피한방울 안섞인 그리고 어렵고 어려운 남편의 친척분들께 인사를 해야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딸기상자속에 혼자 껴버린 도토리같은 소외감....그속에서

제사상차리는 것도 차례를 지내는 것도 내 부모 내 조상이 아닌 남편의 조상분들의 것이고...

가족 문제는 남편집안 가풍에 따라야 하고....그걸 매번 명절때마다 뼈저리게 느끼고...

내 자식이 생겨도 남편 집안 가풍과 사고방식을 배우며 크겠죠....

 

어떤 남자분들 또는 멋모르는 여자들이 일년에 두번가지고 우는소리한다 생색낸다 너희는

희생이란걸 모르냐  그깟 제사상 차리는게 뭐가 힘드냐 하는데

닥치시오....라고 해주고 싶습니다.

너네들이 그런 정신적인 고통을 알고서 나불대는것이냐?하고싶습니다..

 

결혼하면서 전 남편만 보며 사는건 아니라는걸 알고있었습니다. 시부모님이라는 부모님이

생긴다는것도 확실히 인정하고있었고 시어머니를 좋아한다고 할 정도로 사이도 좋고

좋으신분이고 뭐든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제 한계는 거기까지인가 봅니다.

남편. 그리고 시부모님 까지만이 제가 생각했던 시댁이었습니다.

그런데 시부모님뿐만이 아니라 큰집 작은집까지 껴안아야 하는건 너무 벅찹니다...

이런일 말고도 제 눈치나 큰어머니 말씀을 요리조리 생각해 볼때 큰어머니는 제게

너무 큰 인물을 바라시는것 같아서...그분들 만나는 명절이 절말 괴롭네요...노역가는 기분이

딱 이런걸까요....

쓰다보니 너무 길군요...죄송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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