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5년차 주부입니다. 아이도 둘 있구요.
휴~ 어디서부터 얘기를 꺼내야 할지...
어제 또 그러시대요.
빨리 법원에 가서 제 이름의 한자를 바꾸라구요.
이름도 아니구 한자만 바꾸는데 왜 안 바꾸냐구...
친정에서 지어 주신 이름의 한자가 제 사주팔자에 맞지 않는답니다.
벌써 여러번 .. 아니 결혼 전부터 제 사주를 못 마땅해 하셨지요.
결혼 전 상견례까지 마쳤는데 시모가 결혼을 1년 정도 연기하기를 원하셨습니다.
황당했습니다.
결혼은 신랑이 사귄지 100일즘부터 하자고 보챘고, 전 1년은 만나봐야한다고 생각했기에 1년 후에야 상견례를 가진 것이었는데 결혼을 미루자니요.
저희 집에서도 어렵게 결혼 승낙 받은 것이었는데...
이유인즉... 결혼 날짜를 잡으러 갔는데 제 사주가 안 좋았던 겁니다.
사실은 신랑이 절 첨 만날때부터 시모가 저의 음력 생일을 가지고 사주를 보았는데 그때는 괜찮아서 교제를 허략했답니다. 절 보신 건 아니었구 단지 사주만 보구요.
그런데 처음에 신랑이 제 음력 생일을 잘못 가르쳐 드린 겁니다.
결혼 날짜 잡으면서 저의 정확한 음력 생일로 사주를 보니 이별수가 있고, 재물복이 없답니다.
그래서 시모가 신랑한테 한 1년 정도 더 만나다가 헤어지면 헤어지는 거고, 계속 좋으면 그때 결혼하라고 하셨답니다.
그 얘기를 신랑이 다 해 주더군요.
그 전에는 한번 싸운 적 없었는데... 그때부터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얘기를 듣고 기분 좋게 결혼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정말 결혼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죠. 고민... 고민... 울기도 많이 울구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제 능력으로 바꿀 수 없는 거고 제 잘못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헤어지려고 하니 그러면 시모 말이 맞게 되는거 같았어요.
그런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신랑이 시모의 뜻을 거역(?)하고 계획대로 결혼을 하겠다고 우겨대서 신랑을 믿고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그냥 넘어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시모가 저에게 '산 같은데 같이 다니지 말아라, 같이 차 타고 멀리 여행가지 마라' 그러시대요.
결혼 전 제 직장 동료들과 신랑을 데리고 2박 3일 **산 종주를 다녀왔거든요.
그때는 아무 말 안 하셨는데...
참... 빠졌네요.
결혼 바로 전날 저에게 이런 얘기를 하시더군요.
예식장에 보면 신랑, 신부 이름 쓰는 곳 있잖아요.
제 한글 이름 옆에 시모가 받아온 한자를 써서 많은 사람이 보면 좋다는 거에요.
하지만 전 친정 부모님께 말할 자신도 없고 괜히 부모님께 죄 짓는 것 같아서 싫다고 했습니다.
그때는 가볍게 넘어갔죠.
그리고 결혼 후 저의 첫 생일이 20여일이 지나서야 시모께서 첫 생일상을 차려 주셨습니다.
사주가 좋은 생일 날짜를 받아오신 겁니다. 앞으로 그 날이 제 생일이라더군요.
너무 황당했지만... 이후로 시모가 꼭 그 생일을 챙겨 주시는 것도 아니고 (잊고 계속 넘어갔음) 해서 신랑하고만 저의 원래 생일을 챙겼죠.
그리고 생각나실 때마다 아니... 집에 안 좋은 일 있을 때마다 저에게 이름의 한자를 바꾸라 하시네요.
제작년쯤 집안에 소송문제가 걸렸을 때, 이번 설 시모 건강이 안 좋을때....
정말 사주 안 좋은 며느리를 집에 들여서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생기는 거라고 생각하시는 걸까요?
노골적으로 말씀은 안 하시지만 제 느낌은 그런 것 같습니다.
해 바뀔 때마다 신랑 지갑에 새 부적 넣어 주시고, 시댁 집안 곳곳에 부적은 물론 저희 집 수맥자리에도 달마도카드를 붙여 놓으셨어요.
단골 점집이 있어 해마다 돈 보내시고, 신랑 이름은 물론 저희 아이들까지도 돌림자 무시 마냥 좋다고 하는 이름을 작명소에서 지어 오셨습니다.
절에도 자주 다니시고, 한강에 방생도 하시고...
참! 집도 좋은 기가 다해서 전세 놓고 다른 집 전세로 옮기셨답니다.
초상집 다녀온 신랑한테는 소금 뿌려야 하고...
얼마 전 출산 한달을 남겨 놓고 제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저는 물론 신랑까지 못 가게 하더이다.
임산부는 그렇다 쳐도 신랑까지 못 가게 하시는 건 너무한 거 아닌지요.
너무 서운하고 친정엄마께 죄송했습니다.
하도 황당하고 기가 막혀서 친정엄마한테 상의했습니다.
딸 가진게 죄라고 친정엄마는 시모가 다 좋자고 하시는 거니 따르라 하십니다.
결혼 전 나를 보호해 줄 거라고 철썩같이 믿었던 신랑마저 이젠 어머니편이 되어 가끔 농담반 진담반으로 '그러니 니 팔자가 그렇지' 그럽니다.
괜히 너 때문에 집안 말아 먹었다는 원망 듣기 전에 개명 신청하려 합니다.
하지만 정말 여자는 시집가면 출가외인이요, 시댁귀신으로 살아야 하는 건지 착잡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