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미국.
5년전 직업상 미국에 출장왔다 지금 미국인남편을 만나 결혼하게 됐고, 지금은 남편과 함께 대리점을 경영하고 있다. 한국에 있을 땐 대학나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7-8년 정도 한 경험이 있고 직장 한군데에선 여기 글을 올린 경리분하고 비슷하게 경리도 아니지만 외국바이어한테 라면을 끓여준 적도 있고, 사장님한테는 수시로 과일 및 라면을 바치기도 했었다.-결국은 그 불만으로 1년도 안 되서 그만뒀다. 사실 회사생활에서 내가 제일 싫어했던 게 나이를 막론하고 여직원이 차심부름하는 거였는데..
지금은 그야말로 대리점 주인-미국에서 모든 것에서 남편=부인 취급한다, 특히 금전적으로-이라 상부의 지시를 받지 않고 내가 직원에게 일을 시킨다. 하지만 왠지 한국에서 직원한테 하듯 막(?) 부려먹기가 힘들다. 남편은 더더욱 조심스럽다.
여긴 보통 2주마다 주급을 주는데, 시간당 얼마로 계산한다. 따라서 정확하게 일한시간 만큼만 돈을 준다. 한국에서처럼 1달치 월급주고 당연히 근무시간 이상 일하길 바라고 바쁘면 일요일에도 그냥 공짜로 나오라고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울직원은 5시 퇴근시간 땡하면 어김없이 사라진다. 근무시간 지날때쯤 손님이 와서 시간 끌면 사정하듯이 부탁하고, 돈도 그 시간만큼 더 줘야 된다. 쩝~
2006년 현재 미국 최저 임금이 시간당 $5.40인데, 울 직원한테는 8불주고 있다. 한달로 치면 한 $1200불 정도 되겠다. 10불이상 주면 좋아하겠지. 하지만 울직원이 하는 일은 내가 생각해도 참 쉽다. 근무시간 8-5, 그 중 바쁜 시간은 하루중 1-2시간 밖에 안 된다. 나머지는 대리점 특성상 진열된 물건 정리하고 바닥이 카페트라 하루에 한번 자동빗자루로 쓸어주기만 하면 된다. 회사에 냉장고 전자렌지 있어서 각자 먹을 거 해결한다. 울직원들은 남편이나 나한테 한번도 일회용 컵 있어도 음료수 갖다 바쳐(?) 준 적이 없다.
그래도 주변에 워낙 일자리가 많아-어딜가도 직원구한다는 표지판이..-혹시라도 그만둘까 걱정된다.
그렇다고 뛰어난 직원들도 아니다. 매일 아침 POS에 돈 세는 것도 제대로 못 한다. -_- 우찌 그리 계산을 못 하는지..그래도 인내심을 갖고 참아야 한다. 언젠가는 잘 하겠지..
물론 직원들 돈을 많이 주는 큰 회사들은 신경 안 쓸 것이다. 하지만 어쩌랴~ 적은 돈으로 직원 쓰려면.. 직원 구할때 법으로 나이를 물어서도 안 된단다. 성별, 종교, 인종, 나이에 차별을 두면 안 된다고 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지난달에 새로 직원구하는데 나이 물어보려는 거 꾹 참았다.
한국에선? 나이에 짤려서 이력서 못 내는 데도 많았었는데...
사정이 이러고 보니, 직원한테 밥하라고 한다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다. 혹시나 해서 직장경력이 10년이 넘는 울 남편에게 물어보니 회사에서 점심해서 먹는 사람들도 많지만 다 각자 자기꺼 해 먹지 사장이나 상사들이 부하직원한테 시키는 건 한번도 본 적도 없고, 있을 수 없단다.
가끔 지금 다시 한국 가서 직장 생활해야 한다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나이에, 성별에...회사에서 따질 것이 많을 것이다. 혹시 취직이 되서 일하더라도 차심부름은? 상상도 하기 싫다.
미국에 오기 전엔 가끔 월급을 시간당으로 계산해 보기도 하고, 실제로 일하는 시간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숫자에 놀라기도 했지만, 다른 보통 여직원들 직원에 비해 적지 않은 월급에 그냥 만족하고 회사 다녔었다. 하지만 지금은 따지는 게 그냥 버릇이 됐다.
한국 회사에서도 직원들이 나쁜 의미가 아니고 좀 따져 가면서 일하는 게 당연시 되는 그런 직업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