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대 중반의 직장을 다니고 있는 평범한 여자입니다.
현재 결혼을 전제로 3년 가량 사귀어온 남자가 있고,
남친과는 친구 소개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첫인상이 순수하고, 저보다 4살이 많은 남친이 자상해보여
상당히 마음에 들었었죠.. 그래서 제가 먼저 데이트 신청도하고,
적극적으로 연락도 하고 그랬습니다.
남친은 저와 사귀는 동안 그다지 열정적으로 연애를 하지 않았습니다..
남친은 연애초기에도 설레임같은게 전혀 없어보였고,
저와 함께 있는 시간을 지루해 하곤 했었습니다..
만나도 보고싶어서 만나는게 아닌 의무적으로 데이트를 하는 사람처럼 말이죠..
전화도 그냥 형식적인 대화일뿐,, 통화는 항상 먼저 끊으려 하고, 집앞에서 헤어질때도
저는 남친과 오래 있고 싶은 마음뿐인데, 남친은 늘 집에 빨리 갈 생각만 했죠...
그래서 옷입는 스타일,, 행동하나하나,, 정말 사소한 것까지 남친이 좋아하는 것들로만
입고 행동하고,, 그러기를 한 1년... 일년 동안은 제 자신을 잃어버리는듯 했습니다.
어느덧 저는 무조건 복종하고 순종적인 여자가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터무니 없는 부탁까지 다 들어주니... 남친 점차 저를 쉬운 여자로 보더군요..
자존심이 많이 상했죠.. 내가 언제부터 이런 쉬운 여자가 되었는지..
남친 저같이 청순하고, 여성스럽고, 착해보이는 여자 별루랍니다.. 내숭떠는것 같다면서,,
자기는 야무지고, 섹시하고, 애교많은 여자가 좋답니다..
그나마 남친 부모님이 저를 좋게 봐주셔서 많이 이뻐라하시고,, 남친이나 저나
결혼적령기라 자연스레 결혼얘기가 오갔죠,, 남친은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어보였습니다,, 그저 집에서 장가가라고 하니 우유부단한
남친 적당히 연애하다 결혼할 생각이였나 봅니다..
그러다 남친이 저를 좋아하진 않았던 이유를 알게된건, 사귄지 2년 조금 안되었을때 였습니다.
남친이 어느날 술을 잔뜩 마시고 만취 상태로 저희 집앞에 찾아왔었죠..
술이 잔뜩 취해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아 갔다며... 주먹으로 벽을 치더군요...
예전에 사귀던 여자친구 얘길 하는듯 했습니다.
그리고는 갑자기 무릎을 꿇더니 제게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하며 울더군요...
그리고는 길에다 침뱉고,,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욕하고,, 소리지르고...
평소에 말도 없고 얌전했던 사람이 술먹고 난폭하게 변하니 정말 무섭더군요...
밤늦게 대문앞에서 시끄럽게 떠드니 저희 어머니가 나오셨습니다.
어머니가 비틀거리는 남친팔을 붙잡고 부추기려 하는데 남친이 저희 어머니도 못알아보고
"이거 놔!!" 라고 소리지르고 팔을 뿌리치더군요... 어머니 기가 막혀 하셨죠..
다음날 남친 술깨고 제정신일때, 어제 일에 대해 기억나냐고 물었더니 전혀 기억 못하더군요,,
그리고는 옛날에 사귀던 여자친구에 대해 조심스레 물어봤습니다.
얘기 안해주더군요... 궁금해서 말해달라고 졸라댔습니다. 그러자 말해주겠답니다.
자기도 지금 이런말 하기 힘들다면서 울먹거리며 이야기 하는데.. 정말 힘들게 말을
꺼내더군요... 사실은 절 만나기 전에 결혼할뻔했던 여자가 있었답니다.
게다가 첫사랑이였고...
종교적인 이유로 두 집안이 서로 결혼을 반대해
최후의 수단으로 혼전관계 갖고 임신해서 결혼승락을 받으려고 했었다네요...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기막힌 내용이더라구요..
두집안의 완강한 반대에 힘들하던 여자가 결국엔 먼저 헤어지자고 하고 1년후에
다른 남자와 결혼했답니다.
저 이 얘기 듣고 정말 가슴 아팠습니다...
그래서 날 많이 사랑하지 않았었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예전 여자친구랑은 결혼할뻔 했었다는데...
그냥 소개로 만난 나와는 게임도 안될꺼란 생각이 드니 남친을 만날
자신이 없었습니다. 제 자신이 비참하더군요...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남친 예상외로 저를 붙잡더군요...
너한테 잘해준거 하나 없어 너무 미안하다며 한번만 기회를 달라더군요...
저도 남친이 싫은게 아닌터라 다시 잘 사귀어 보자고 했습니다...
내가 잘하면, 내가 노력하면 과거의 아픔은 잊을수 있을꺼라 생각했습니다.
그저 상처가 없는 사람이.. 덜 아픈 사람이.. 이해하고 안아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남친에게 잘하려고 정말 노력 많이 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뿐만이 아닌,, 정말 내면이 아름다운 여자가 되려고 노력
했습니다.. 결국 지금은 남친이 저 없으면 못산다고 하네요.. 지금은 눈빛만 봐도
이 사람이 날 정말 사랑하는지가 느껴집니다. 예전에 무관심 했던 남친이 아닌
새로운 사람이 제 앞에 나타난 듯 싶네요,,, 그렇게 무뚝뚝했던 남자가 사랑한다는
말을 합니다.. 벌써 사귄지 3년이 되어가네요.. 이젠 정말로 저와 결혼하고 싶어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올가을에 결혼하자고 프로포즈도 받았습니다... 너무, 행복하죠..
그래도 아직은 남친이 예전 여자친구랑 찍었던 사진, 편지들을 버리진 못하고 있어요...
그냥 추억으로 간직하라고 별말 안했죠.. 마음속에서 완전히 잊혀지진 않았겠지만
그래도 남친 절 많이 사랑하니까 이해하려구요...
그런데 문제는...
저희 어머니가 남친과의 결혼을 반대하십니다..
바로 어머니 앞에서 보였던 그 고약한 술버릇 때문이죠..
그리고 장남인것도 마음에 안들어하시고...
국내, 해외로 장거리 출장을 다니는 직업도 바람핀다고 마음에 안드시나 봅니다..
남친 출장이 잦긴 합니다. 영업이라 출장만 다니죠..
요즘 결혼적령기라 그런지 선자리도 자주 들어오는데..
이젠 외할머니께서 직접 주선하신 남자를 만나보라고 하십니다.
착실하고, 부유한 집안의 남자라며...
지금 남자친구랑 결혼하면 작은 평수의 아파트 전세에서나 시작할텐데
고생길이 훤하다며,, 얌전히 있다가 잘골라서 시집이나 가라고 하시네요...
가난하면 어떻습니까... 돈이야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게 돈이고...
잦은 출장이라도 바람같은거 피울 사람은 아니라고 믿고요...
장남의 부인.. 맏며느리의 역할이 보통일은 아니겠지만.. 노력할꺼구요..
술버릇은 고치기 힘들겠지만,, 사람을 구타하거나 그런건 아니니
술만 적당히 마시면 괜찮을듯 싶구요... 이런거, 저런거,, 조건 따지며 결혼하고
싶진 않습니다.. 오로지 사랑하나로만 결혼하려는 제가 참, 비현실적이죠...
그런데, 딱 한가지 걸리는게 있습니다...
결혼한 친구들이 그러더군요... 아마 남친이 평생 옛날 여자친구 가슴에 묻고 살꺼라며...
둘이 싫어져서 헤어진것도 아닌데,, 나중에 둘이 만나서 충분히 불륜이
일어날수도 있는거라네요,, 그렇게 안돼면야 다행이지만 살다보면 어차피
1,2 년만 행복할뿐이고,, 자식 바라보면서 사는 거라고... 몸만 곁에 있을뿐이지
남편 마음은 딴데 가 있다며 불행하게 살지 말고 좋은 조건의 남자 만나서 행복하게 살라네요...
결혼하신 분들께 정말 여쭙고 싶습니다.. 정말 그런가요?
평생을 한여자 생각만 하면서 살수도 있는지...
결혼 먼저 하신 선배님들 경험담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