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오는 소리.
정민수 끄적임.
봄이 오는 밝은 햇살에
봄이오는 소리가 들려오는 시기
발렌 타인데이 화이트 데이에
염장질러진 봄총각들의 한숨소리.
너무나도 아름답게 들려오는데
"우쒸 먹고 죽자......."
봄이 오는 밝은 햇살에
봄이오는 소리가 들려오는 시기
윤중로 벗꽃이 하늘을 가득 매울때
서로 꼬옥 껴안고 걸어가는 연인들 사이로 들려오는
상큼한 봄처녀의 처절한 한숨소리
너무나도 아름답게 들려오는 시기
"우쒸 저런 년놈들 공공장소에서 뭐하는 짓이여.경찰들은 뭐하나 몰러"
봄이 오는 밝은 햇살에
봄이오는 소리가 들려오는 시기
아토피 내친구 피부사이에 민들레홀씨 날려서
살을 벅벅 긁으면서 외치는 소리 봄의 소리
너무나도 아름답게 들려오는 시기
"내가 꽃이여? 나무여?왜 나에게 씨앗이 날아오고 지랄이여.지랄이"
봄이 오는 밝은 햇살에
봄이오는 소리가 들려오는 시기
얼어붇었던 핸드폰에 문자메시지가 빗발치는 소리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친구들의 결혼식 소식에 솔로들 처절하게 우는소리
너무나도 아름답게 들려오는 시기
"세금이여? 뭐여? 매주꼬박꼬박 날라오는것이 범칙금 통지서여?"
봄이 오는 밝은 햇살에
봄이오는 소리가 들려오는 시기
엄마친구 결혼식장 다녀와서 가만히 자는 솔로에게 악쓰는 소리
너무나도 아름답게 들려오는 소리
"니나이가 지금 몇이여? 남들은 손주볼나인데, 나 언제까지 너 보살펴야 되는겨? 니는 남자친구도 없는겨? 아님 집밥이 사무치게 좋은겨 뭐여?~"
봄이 오는 밝은 햇살에
봄이오는 소리가 들려오는 시기
삼삼오오 둘러앉아서 솔로들의 모임을 마치고
쓸쓸히 뒤돌아오는 집까지의 거리에서 젊은 남녀 외치는 소리
너무나도 아름답게 들려오는 소리
"나 언제까지 이렇게 살겨?서른되면 다 결혼하는줄 알았는데,최소한 애인이랑 결혼 약속하고 살줄 알았는데. 왜 나만 이런겨? 도대체 왜~"
너무나도 아름다운 소리가 울려퍼지는 3월의 밤거리
향긋한 꽃내음과 시원한 바람과 처절한 한숨이 온거리를 뒤덮는
삼십대의 눈물나도록 아름다운 봄 향기를 느끼며외친다.
"나만 그런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