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안의 며느리...
그건 참으로 큰 짐이고, 의무가 동반된 이름이지요...
권리보다 의무가 더 많은...
누구나 다 그렇듯이 저도 시댁으로 인한 나름대로의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고 있는 그런 평범한 한 며느리입니다...
시댁이 가까이 사는 이유로 대소사며, 갖은 심부름 다 해도 표시 하나 안 나고,
용돈 드리는 큰시누이만 생색이 나고, 혼자 자식노릇 다 하는것 처럼 얘기 하고, 시어머니도 그런 딸자식만 대접해 주시고...
남편도 좀 좋게 말해 착해서 가족들에게 딱 부러지게 말 못하는 성격인지라 은근히 스트레스 받으며 지냈네요...
그래도 처음보다는 결혼 4년차가 되니 관계가 많이 나아졌어요...^^
저도 포기할건 어느정도 포기하게 되고...
그리고 첨엔 무조건 어렵기만 했던 시어머니와 큰시누이도 이제 조금씩 가까워지는 느낌도 들구요...
큰시누이도 처음과는 달리 저한테 잘해 주려고 하는 모습도 좀 보이구요...
그래도 간혹 관심이란 이름으로 지나치게 간섭 해서 맘 상할때도 있지만서두...
어려운 시댁식구들 중... 한줄기 빛같은 존재가 있었지요...
바로 우리 작은 시누이...
물론 아버님도 살아 계실댄 저를 많이 이뻐 하셨어요...^^
시댁에서 첫 며느리인지라 아버님 사랑을 혼자 독차지 했네요...ㅎㅎ
동서도 생겼지만 동서 결혼하고 얼마 안지나 아버님 돌아 가셨으니 동서는 시아버님 사랑을 맘껏 못 받았지요...
그리고 돌아가시기 전 몇달을 편찮으셔서 누워 계셨으니...
울 시댁형제가 3남 2녀예요...
순서는 큰시누, 시숙, 작은시누, 울신랑, 시동생... 이런 순서죠...
시숙은 아직 미혼이시구요...
물론 시숙도 좀 무뚝뚝하긴 하지만 저한테 이것저것 챙겨 주셨어요...
명절때 저혼자 음식 준비 하면 수고 한다고 말씀해 주시고, 연기 때문에 기침하면 환풍기도 돌려 주시고, 선풍기로 바람 맞춰 주시고... 또 음식도 도와 주시고...^^
그래도 그 중에서 울 작은시누이가 저를 제일 많이 챙겨 줬드랬죠...
처음 시집 와서 낯설은 나한테 편하게 대해 줬어요...
몇가지를 얘기 하자면...
첫번째...![]()
결혼하고 맞벌이를 했어요...
그때 내 직업이 홈스쿨 교사였던지라 매일 저녁 늦게 마쳤어요...
퇴근하고 집에 오면 저녁 8시는 넘고...
그때 퇴근 해서 옷 갈아입을 시간도 없이 저녁준비를 해요...
신랑도 퇴근시간이 늦어 거의 9시 넘어 저녁을 먹었거든요...
어느날은 저녁준비 하다가 시누들한테 안부전화 했지요...
작은시누한테 먼저 전화 했는데 이런저런 인사 하고 얘기 하다가 내가 이제 저녁준비 한다니까 시누가 그러더군요...
이제 저녁해서 언제 먹냐고... 가까이 있음 저녁 하지 말고 자기집 와서 먹으라 하면 될텐데 하더라구요...
맞벌이 하느라 고생이라고...
그래서 괜찮다고... 다른 사람들도 다 하는건데 힘들지 않다 했더니
"힘들지 않긴... 그래도 어쩌겠노.. 니가 능력 없는 남편 만나서 그런거지... 대신 **(울신랑) 많이 부려 먹어라. 니 고생 시키니까 부려 먹어도 된다. 제대로 안하면 내한테 전화 해서 일러라. 내가 혼내 줄께" 하더군요...^^
참 말이라도 고맙더라구요...
(작은시누와 통화 하고 바로 큰시누한테 안부 전화 했지요... 같은 상황이였는데 울 큰시누 왈...
"이제 저녁 해서 언제 먹노... 느거 또 라면 끓여 먹을거제? 내동생 굶기지 마라. 글타고 내동생 부려 먹지도 말고" 그러더군요...--;; 똑같은 상황인데도 둘이 말이 어찌 그리 다른지... 내가 언제 라면 끓여 먹었다고... 아무리 늦어도 따순밥 해서 신랑 먼저 퍼 주고, 아침도 꼬박꼬박 챙겨 먹였구만...)
두번째...![]()
그 후로도 내가 시댁 대소사 챙기고 나면 꼭 수고 했다고, 고맙다고 문자 보내 줘요...
평소에도 문자 보내 주구요...
추운날은 감기 조심하라고, 비오는 날은 우산 챙겨 다니라고...
그런 자잘한것들이 참 고맙더군요...
결혼하고 처음 크리스마스때도, 새해에도 문자 먼저 보내 주더라구요...
새해엔 "지나간 아쉬움은 잊고, 새해엔 다들 행복하고 건강하고 더 많이 사랑하며 살자... 사랑해"하고 문자 왔어요...^^
그리고 요즘도 간혹 "힘들지? 그래도 좋은날 있을테니 기운 내고, 즐겁게 살자... 화이팅! 사랑해" 이런 문자도 보내 준답니다...^^
세번째...![]()
저 결혼하고 일년 있다가 아기 가졌어요...
제가 임신했다니까 볼때마다 1~2만원 혹은 3~5만원씩 돈 쥐어 주며
"니혼자 맛있는거 사 먹어라. 원래 임신했을때 먹고싶은거 실컷 먹어야 된다. 절대로 **(울신랑) 주지 말고 너혼자 사먹어라"그러는거 있죠...
내가 괜찮다 해도 기어코 돈을 쥐어 주곤 했어요...
네번째...![]()
시누이가 나한테 잘해 주니 시누이 애들도 이뻐 보이더군요..
큰애는 아들이라 덜하지만 작은애는 여자애인데 나를 잘 따라요...
그래서 애들한테도 하나라도 더 챙겨 주고 싶구요...
지난 크리스마스땐 유일하게 나한테 카드 보내준 사람이 작은시누네 딸이랍니다...^^
초등학교 2학년인데 카드 앞장에 직접 크리스마스 트리랑 선물 그림 그리고,
또박또박 이쁘게 글도 써서 보냈더군요...^^
참 감동이였습니다...^^
신랑한테 크리스마스 카드 받은것 보다도 더 기분이 좋았어요...
그래서 주위 사람들에게 자랑도 하구요...ㅎㅎ
다섯번째...![]()
작년 초가을에... 시아버님이 돌아가셨습니다...
너무 슬프기도 하고, 처음 상 당하는거라 저도 어찌할 바를 몰라 허둥댔어요...
그래도 상 치르고 나서는 다들 나한테 수고 했다고, 일 잘 했다고 칭찬이 대단했어요...ㅎㅎ
작은시누이도 내 얼굴 쓰다듬어 주고, 어깨도 토닥토닥 두들겨 주구요...
그리고 어찌된 일인지 큰시누이도 나한테 옷 한벌 사줬어요...
고생했다고, 고맙다고...^^
그 외에도 작은시누이한테 고마운 일들은 많지요...
명절땐 우리 친정에 가져 가라고 대게도 사다 주구요...(작은시누가 바닷가 살거든요...)
그리고 작은시누는 친정(우리시댁) 와서 절대 나혼자 일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아요...
오히려 내가 작은시누 거드는 일도 있는걸요...ㅎㅎ
가끔씩 시댁일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만 그래도 나한테 잘해 주는 작은시누이가 있어 견딜만 해요...
요즘은 다른 식구들과의 관계도 점점 나아지고 있구요...
가끔 한번씩 스트레스 받는거 외엔 저도 이제 견딜만해졌어요...ㅋ
내 속이 좁아 꿍해 있을때도 있지만...
우리 작은시누이가 그렇게 나를 챙겨 주고, 배려해 주니 나도 진심으로 시댁식구들에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작은시누이가 나한테 그런것 처럼 나도 우리 동서한테 작은거 하나라도 챙겨줘야겠다 싶구요...
울 동서 처음 생일땐 시댁에서 아무도 안챙겨 줄것 같아 내가 꽃배달도 해 줬네요...
그리고 임신소식 듣고는 바로 태교 관련책과 CD랑 이것저것 챙겨 줬구요...
동서가 멀리 살고 아직은 서로 편하지는 않지만 내가 조금씩 챙겨 주다 보면 가까워지겠지요...^^
원래 손윗사람이 먼저 손 내밀기 쉽잖아요... 아랫사람이 다가서는것 보다는...
그래서 작은시누이가 나한테 해주는것 처럼 나도 동서한테 해 줄려구요...
사실, 우리 시누이도 내가 정말 이뻐서 이뻐해 주는건 아닐거예요...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결정적인 순간에는 자기 동생편이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나를 이뻐해 주니 고맙네요...^^
그래서 작은시누네 조카들과 시매부도 좋구요...^^
그리고, 우리 작은시누이가 나한테 잘해 주듯이
우리 친정 부모님과 언니들도 울신랑한테 이것저것 챙겨 준답니다...^^
울신랑 처음 생일땐 엄마가 신랑 회사로 꽃배달도 해 주고,
언니들도 해마다 울신랑 생일만큼은 꼬박꼬박 챙겨 주고,
간혹 언니들이 울신랑한테 기분 좋은 문자도 한통씩 보내 주고,
해마다 겨울이면 울엄마가 마른 울신랑 안쓰럽다고 보약도 지어 주신답니다...
우린 친정에 하나 해 드린것두 없는데...
오히려 엄마 한약 지어 드려야 하는데...
시댁에서 며느리를 사랑해 주고, 처가에서 사위 대접해 준다면 시댁,처가로 인해 갈등하는 부부는 없겠지요?
나도 만약에 남자형제가 있었다면 울 작은 시누이같은 시누가 될수 있을텐데 애석하게도 우리집엔 남동생이나 오빠가 없네요...^^;;
딸만 우루루...ㅎㅎㅎ